벌써 작년이 되었다. 12월 초에 처음으로 나홀로 강릉여행을 다녀왔다. 나이가 있는 데 부모님은 어디 내놔도 걱정이 되시는 지 혼자서 여행 가는 걸 꺼려하셨다. 그래서 허락 받기가 좀 어려웠다. 어떤 땐 날씨가 좋지 않다는 핑계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엔 날씨가 나를 도왔다.
아침8시 30분 버스에 몸을 실어 쑹~ 강릉으로 향했다. 강릉은 부모님하고 간 거 외엔 나홀로 간 건 처음이였다. 그래서 한 일주일은 여행 장소를 정하는 데 할애를 했다. 무엇을 할까, 어딜 다녀올까, 어떤 루트를 가야 많이 보고 즐길 수 있을까.
그래서 경포대-경포해변-해송숲길-안목해변으로 향하는 코스로 잡았다. 무엇보다 해송숲길을 간 사람이 많지 않아서 간 사람 블로그를 겨우 찾아봤다. 쭈욱 내려 가면 안목해변이라고 하니 괜찮을 듯 해서다.
이런 저런 생각과 보충 잠을 자니 버스는 강릉시외버스정류장에 도착을 했다. 1시간 30분을 타니 화장실을 안 갈래야 안 갈 수 없었다. 화장실 다녀온 후 어떻게 가야 할까, 주로 택시를 활용하기로 했기에 택시 정류장에 가니 많은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이다. 바로 택시 활용할 수 있는 정류장이 곁에 있어서. 바로 택시를 타고 경포대로 향했다.
경포대에 택시로 6700원이 나와 신용카드로 계산을 했다. 막상 경포대 쪽에 가니 허름한 주차장에 오르막은 나무로 둘러 쌓였지만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된 느낌은 아니였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서 경포대를 보니 탁 트인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야~~~~ 신발 벗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신발을 벗고 경포대에 들어가 사진과 영상을 촬영했다. 나홀로 신났다. 경포대에 나와서 경포대 한 번 더 찍고 경포대의 연혁을 적은 비석 앞에서 한 장의 사진을 찍었다. 바로 올라간 언덕을 다시 내려와서 [강릉 안내지도]를 비치해서 그거 들고 와 경포대 가는 방향으로 잡았다. 그저 큰 길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큰 길 따라가니 조각상으로 <심청전>같은 이야기를 조각해 놨다. 그래서 그거 보고 가는 시간도 재미가 있었다. 선베이 호텔을 배경으로 한 장 찍기도 하며. 큰 길 쭉 따라가면 경포해변 가는 게 확신이 들지 않아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친절히 답변해 주셔서 고마웠다. 바로 경포해변이 길 따라가니 나타났다. 경포해변이다~
경포해변이라는 팻말에 사진 한 장 찍고, 바다를 만끽했다. 아~ 딱 트인 바다~~~~
다행히 바람은 심하게 불지 않아서 가벼운 나는 바람에 날라가지 않았고(?), 파도도 잔잔했다. 해변가에 사람도 많지 않아서 더 좋았다. 사각사각 모래를 밟는 느낌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단지….. 조금 걷기 힘들었을 뿐이다. 좋아서~ 나홀로 삼각대로 카메라 얹혀서 찍어 댔는데 마땅히 나올 만한 게 없었다. 주변 풍광과 내 자신을 셀프타이머로 찍어서 추억에 간직했다. 그리고 해송길을 걷기 위해 데크를 조금은 ‘맞나?’하는 생각으로 따라갔다. 데크 따라 끝까지 가니 길이 끊겼다. 그래도 가는 길이 길이라고 주변에 걷는 사람들 따라가니 ‘강목해변’이라는 팻말이 바로 보여 제대로 걷는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을 얻었다. 길 따라 쭉 따라가다 해송길이 나왔다. 사람들이 숲길로 간다.
해송길이란! 바람을 막는 소나무들을 심어 놓아 바람을 막는 역을 하는 숲을 말한다. 그 숲 사이를 걷는거다. 그래서 지도에 경포해변에서 안목해변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어서 그 사이에 길이 있을 거 같아서 1시간 10분은 족히 걷는 루트를 짠거다. 그래서 강목해변을 보고 해송숲길을 걸어 안목해변으로 갔다. 다들 안목해변에서 경포해변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만 안목해변으로 내려가는 꼴. 중간마다 조각상도 보이고 시민운동기구도 보이고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1시간 정도 되니 송정해변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었다. 화장실 가고 싶었는데 적절할 때 나타나 줬다. 급한 볼 일을 보고 매점도 있다. 그러나 난 커피가 고파서 자판 커피를 뽑았다. 호로록….. 아~좋다~~ 옥수수 수염차도 다 마시고 분리수거용 통에 잘 넣고 다시 갈 길을 재촉…. 10분후에 안목해변이 나오고 점심으로 먹을 수제 햄버거 집에 가서 수제 햄버거도 먹었다. 햄버거가 워낙 커서 해체해서 먹었다. 원래 해체해서 먹는건가 싶다.
당연히 밥을 먹었으니 입가심으로 좀 가다가 멋져 보이는 건물에 가서 커피콩세트를 하나 사고 바닐라라테를 주문후 주변 풍광이 보이는 창가에서 앉아서 홀짝. 좋다~
1시간은 있다가 나와서 이제 집에 갈 시간인데 택시를 부를 때 랜드마크를 어디로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택시가 보이길래 바로 잡아 타서 다시 시외버스터미널로~ 안목해변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엄청 멀 줄 몰랐다. 신용카드로 다 계산이 되었으니까 뭐.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 40대에 뭐든 못 할게 뭐 있냐지만 나 홀로 여행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안갔다. 가족이 은근히 걱정이 많아서 이 핑계, 저 핑계 해가며 막은 격이라서. 다음에~ 3월 중순부터 나홀로 여행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