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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솔현 Aug 02. 2024

내가 영화관을 가지 않는 이유

난 영화관 트라우마가 있다. 어릴 때는 영화를 좋아해서 소위 극장이라는 곳을 맘에 드는 영화가 나오면 자주 가기도 했다. 그러나 커서 어른이 되어서는 영화관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 아니 20대까지는 갔는데 난감한 일이 한 두 번 일어난 게 아니였다.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헐레벌떡 뛰어간 적이 매번 연출이 되어 정말 민망했다. 후에 한 참 지나고 보니 내가 또 다른 병이 나서 그런 걸 알게 되었다. 남들보다 자주 화장실을 자주 갔다. 요실금은 아니고……왜이리 몸뚱이가 좋지 않은지 모르겠다. 당연히 치료가 된 지금이 나은 거 같다. 그래도 영화관 가기가 무섭다. 언제고 과거의 일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나.


또 내가 영화관을 안 가게 된 이유는 온라인의 발달도 한 몫 했다. 온라인으로 영화를 결제 후 다운로드 받아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나. 내가 보다가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일시정지 누르고 다녀올 수 있고 또 내가 생각보다 재미없다면 그냥 꺼버려도 되지 않느냐 말이지. 거기에 옛날에는 내가 10대를 보냈던 90년대엔 유일한 즐길거리가 영화밖에 없었던 것도 있다. 또 영화 관람료도 쌌다. 이 정도는 용돈으로 커버가 되었다. 근데 지금은 유튜브라는 영상매체에 다양한 게임과 즐길거리가 많아졌다. 굳이 영화관을 가서 영화를 볼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또한 영화관람료는 어찌나 비싼가! 내가 마지막으로 갔던 게 30대 초로 이때 영화관람료가 10,000원이였는데 지금은 거의 20,000원에 근접해졌다는 말을 들은 거 같다. 거기에 점점 지방엔 영화관도 사라지는 건지 잘 없다. 또 영화관 가는 비용도 필요하다. 영화관 한 번 가는 데 참 힘들다. 큰 스크린에 소리가 큰 오디오 사운드도 눈과 귀가 괴롭기도 했다. 어찌나 화면이 크고 소리는 어찌나 꽝꽝대는 지 귀가 아팠다. 그럴 때마다 영화관이 나에게 맞지 않는 구나 싶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30대 초에 간 게 마지막이라는 것 밖에는. 


사람들이 물을 거 같다. 어떤 즐거움으로 사느냐고. 내가 또 이런 기질도 있다. 중독이 잘 된다. 하나에 꽂히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좀 일상생활이 마비가 온다고 할까? 그래서 엄마가 그 점을 알기에 자중시킨다. 그래서 게임도 캐주얼한 게임을 했는데 이거…..끝을 봐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래서 [디아블로1]과 [카트라이더1]시리즈들을 끝까지 가서야 내 머릿속에 이 게임들이 생각에서 지워졌다. 이제야 세상으로 정신이 되돌아올 수 있었다. 식음도 먹지 않는다고 할까. 이럴 때마다 엄마가 그런다.


“이렇게 집중을 잘 했음 서울대 갔겠다!”


그거랑 이거랑 좀 다르지. 그래서 영화를 보면 이 점은 좋았다. 끝맺음이 2시간 후에 있다는 거. 그래서 쉽게 영화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나는 감정이입이 잘 되어 그 영화, 책 속으로 잘 빨려 들어가 영화/드라마 보며, 독서를 하며 같이 웃고 울기를 잘했다. 그래서 쉽게 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최근 드라마를 보면 정주행을 해서 머릿속에 다음 화가 어떻게 전개될까 그려보기도 한다. 그러나 맘에 드는 드라마가……. 있겠지만 이도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해서 무서워서 못 보고 있다. 


그래서 다른 웹소설연재 중인 건 못 본다. 웹툰은 그런대로 헤어나오는 데 웹소설은 못 헤어 나올 거 같다. 다음화가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그 예가 해리포터였다. 완결이 되어 이제야 제대로 보는 데 <해리포터>시리즈는 첫 인쇄로 고교때 읽었다. 근데 이게 ….. 1부 마법사의 돌 다 읽었고 3부까지 읽었는데 4부가 나오지 않는 거다. 와 목 빼며 기다렸는데 다음 4부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달달 내 자신을 볶았지만 내가 볶아진다고 책이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중도포기. 다음부터 완결판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와 비슷한 건 일본만화<원피스>. 이도 몇 십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연재 중…. 이제야 완결했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왔다. 이게 하도 방대해서 내가 어른이 되고 30대가 되어도 완결이 되지 않아 좀 지친 감?? 또 성격이 급해서 끝을 보고 싶어한다. 이래저래 난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이렇게 생기기도 한다. 원래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영화관을 뻔질나게 드나들다 이젠 여러가지 내 사정으로 안 간다. 영화는 집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으니까. 요즘은 여러 컨텐츠를 글쓰기에 도움이 되니 분석하면서 봐야하기에 집이 최고다. 이래저래 난 영화관에서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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