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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솔현 Aug 16. 2024

뭐 먹지?

매일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를 고민에 쌓이게 하는 게 있다. 바로 식사문제다. 하루 3번, 냉장고와 창고를 쳐다보면서 이런 생각으로 매일 지낸다. 


“도대체 끼니를 뭘로 하지?”


안사람들은 다 드는 생각일 거다. 요즘 안사람도 남자가 있다고 하니까 통칭으로 안사람이라고 하겠다.

방금 끼니를 겨우 먹었다. 도대체 냉장고를 봐도, 창고 속 식재료들을 봐도 뭘 해 먹어야 할지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거다. 매번 그랬다. 그러면 참 곤욕스럽다가도 이것저것 머리 굴려 하면 음식 하나는 어찌저찌해서 뚝딱 나왔다.


오늘은 혼자서 점심으로 뭘 먹어야 좋을까 하고 냉장고를 뒤졌다.

참치를 보면 ‘참치마요덮밥’이 생각나지만 땡기지 않고, 간고기 보니 ‘순두부찌개’가 생각나지만 순두부가 없고, 그래서 더 뒤졌더니 시중에서 파는 반조리용 동치미 냉면 봉지가 나왔다. 딱 1인분이라 좋다고 생각이 들어 바로 조리해서 먹었다. 음, 반조리용이라도 배가 고프니 뭐든 맛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도 그럴 것이다. 매 끼를 가족을 위해 차려야 하니까 말이다.


식재료 보면서 생각나는 게 없다면 난감하지만 또다른 카드 ‘외식’, ‘배달음식’이라는 게 있다.

이도 선택할 게 많다. 배달음식의 어떤 종류를 먹느냐다. 피자도 크리스피피자, 콤비네이션피자, 고구마피자 등등 다양하다. 이중에서 뭘 먹을 거냐다. 선택 장애가 올만하다. 돈은 한정적이고, 배고래도 무한정 늘어나지 않으니 최대한 맛있는 음식을 먹어줘야 후회 없겠다 생각이 든다. 그래서 먹어 봤던 거 중에 맛났던 음식을 고를 것이냐, 새로운 음식의 사진을 보며 맛을 상상해 보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메뉴의 음식을 고를 것이냐. 선택을 해야 한다. 혼자라면 2인 기준으로 나오는 배달음식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어떤 선택이 최상의 선택일까? 가늠해서 시켜야 한다.


그리고 배달음식이 도착하면 다 풀어헤치고 먹는 데 상상했던 그 맛,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20000원 주고 산 음식이니 싹싹 비워주지만 아쉽다. 실망도 한다. 어쩔 땐 맛이 있어서 맛나게 다 먹기도 한다. 한 마디로 복불복이다. 그 날의 주방장의 컨디션이 어떠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생각이 들었다.


요리도 선택의 연속이다. 당근 써는 모양, 방향, 칼 잡는 법, 써는 방법, 힘 조절 등등 을 생각하고 순간 선택해서 당근을 썬다. 당연히 잡채에 들어갈려고 채썰기를 하는 거다. 양파도, 버섯도, 길죽하게 썰어 넣는다. 이도 많은 선택이 있어 뇌가 바삐 움직인다. 그래서 난 생각했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요리를 해서 더 머리가 좋지 않을까?’


하는 성(性)우월적인 생각이다. 요리하는 남자들이 최근에 많이 생겼다지만, 여전히 가정요리는 여자들의 전유물이다. 요리=여자 라는 공식이 세워지지 않는가? 선택을 많이 할수록 뇌 활동도 부지런 해 진다 생각한다. 그저 내 뇌피셜이다. 


우리 인생은 이렇게 작은 것 하나라도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 장애가 있다고 하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도 아니면 모다. 그 순간의 선택이 앞으로 내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맛있는 음식으로 생각하고 주문을 했는데 예상과 달리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는 변수도 있다. 우리 인생은 또 자신의 선택과 상상과 달리 주변환경과 상황이 위의 음식 이야기 처럼 달리 흘러 가 임기응변으로 헤쳐 나가야 할 일도 생긴다. 이때 또 임기응변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앞날이 달라진다.


선택을 잘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게 쉽지만 않다.

 

우리의 미래, 언제나 달려오고 있는 미래 앞에 선택을 통해 점집에서 받아온 미래상을 바꿀 수 있다. 한마디로 하루하루 최선의 선택을 하며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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