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솔현 Aug 19. 2024

나의 운동의 변천사.

지금 40대. 과학적으로 나이를 먹으면 건강이 하향곡선을 그린다고 한다. 35세때 확 늙는다는 연구도 있다 한다. 그런데, 난 나이는 먹으나 신체 나이는 거꾸로 먹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20대에 너무 일도 힘들어 하며 다녔고 그러면서 살도 많이 빠졌다. 근데 그게 살보다는 근육이 빠져서 걸어 다니지 못할 지경까지 되었다. 그래서 30대 들어서야 내 몸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걷는 게 힘드니 나가기도 싫었다. 거기에 무기력이 와서 더욱 밖으로 가기 싫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억지로 내보내셨다.


“밖에서 벤치에 앉아 있든, 걷든 마음대로 하고 일정시간에 나가라.”


그래서 난 억지로 나가 쉬엄쉬엄 걸었다. 다리에 힘이 없으니 100m 걷는 것도 힘들어 했다. 다리를 질질 끌고 첫 벤치까지 겨우 가서 앉아서 다리를 주물렀다. 약간 저리기까지 했으니까. 다음 벤치까지 걷고 앉아 쉬고… 이렇게 해서 1시간은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 주변의 일부를 돌았다. 한마디로 휠체어를 탈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엄청 건강해졌다. 


30대는 재활시기라고 보면 된다. 힘들게 걷기를 매일 하다보니 어느새 다리에 힘이 생겼다. 그 후 벤치에 앉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횟수가 더 이상 벤치에 의지하지 않고 천천히 1시간 거리를 걸었다. 2km를 걸었나 보다. 걷기에 점점 재미를 들이고 우울증에 햇빛이 좋다는 연구도 있기도 하고 또 계속 1년,2년을 걸으니 습관도 되어가서 이제 걷지 않으면 몸에 가시가 돋는다. 하루 시작을 하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


좀 힘이 생겨서 빨리 걷기로 4km를 거뜬히 걸어서 근육운동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하지 않았던 공원의 시민운동기구를 하기 시작했다. 와…. 이도 얍잡았는데 은근 기술이 필요하다? 스토퍼, 허리 운동기구등등 아무런 근육이 없이 하려니 이도 힘들다. 그러면서 재미도 느끼고. 더 나아가 핀터레스트에서 운동방법을 모아 놓은 사진과 영상을 보며 따라하기도 했다. 조금씩 근육이 생기면서 이제 헬스클럽에 갈 때라 생각이 들어 헬스클럽에 갔다.


아, 내가 다룰 수 있는 기구가 극히 없다. 워낙 팔 힘, 다리 힘이 부족해서 기본 5kg을 들 수도 없다. 그래서 먼저 0.5kg아령으로 근육을 키웠다. 핀터레스트에서 본 운동법을 실천에 옮겼다. 러닝머신과 천국의 계단도 있어서 했다. 트레밀 위에서 걷는 데 내가 PT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걷는 자세가 무너졌다고 옆에 와서 트레이너가 걷는 자세를 고쳐줬다. 그 다음날은 뛰었는데 너무 발 구르는 소리가 크고 역시나 뛰는 법이 잘못되었다며 뛰는 법도 알려줬다. 완전 고맙. PT값이 너무 비싸서 못 하겠지만 이 트레이너 덕에 자세가 잘 고쳐졌다. 그리고 뛰지 말고 열심히 걷기나 하라는 조언을 해 줬다. 너무 몸에 힘이 없어보인다고. 뛰는 건 무리라고 했다. 이때가 32세였다.


딱 10년째에 달리기 시작했다. 헬스클럽 러닝머신 위에서 달려보고, 공원에서 달려도 봤다. 확실히 공원에서 땅을 박차고 달리는 게 러닝머신에서 뛰는 것보다 힘들다. 마라토너들이 갑자기 존경스러워졌다. 42.32km를 오르막 내리막도 있고 코너도 있는 길을 어떻게 잘 뛰는지! 그 동안의 훈련이 얼마나 고될까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 달리기는 시작이라 3분씩 달리고 있다. 3분도 힘들어서 헉헉댔는데 어느 순간 2분까지 숨이 차지 않았다. 2분이 지나야 서서히 숨차는 게 느껴졌다. 전에는 5분, 10분을 러닝머신에서 뛰다가 기절할 뻔했다. 너무 힘들어서. 내 자신의 기량이 어떤지 모르고 덤비다가 큰일 날 뻔했다. 


자전거도 일정한 속도로 달린다. 자전거가 체력 키우는 데 너무 좋긴 하다. 22년도에 20대에 사서 30대에 한 번도 타지 않았다 작년에 열심히 타니 처음에 완전 서서 기어갔다. 걷는 사람보다 더 느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타니 체력이 생겼다. 땀은 나고 숨도 차면서 자전거를 일정 속도로 타게 되었다. 빠른 속도를 즐기지 않기에 다른 자전거라이더들 보다 느리지만 맨처음 달릴 때보다 잘 달리니 기분이 좋다. 다리와 허리에 힘이 생긴 건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해서 40대가 되었고, 근육량도 19->21까지 올랐다. 몸무게는 적정체중에서 좀 오버가 된 비만경계지만 몸무게와 근육량이 반비례하게 간다면 인바디 성적도 좋아 질 거라 생각한다. 만연 단백질부족이 나왔는데 근육량이 21이 되니 그 것도 사라졌다. 정말 건강해져서 부모님도 기뻐하신다. 그러면서 일을 더 시킨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노쇠해지시는 부모님 대신해서 당연히 내가 일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40대의 난 그 어느때보다 황금기를 보내는 것 같다. 건강이 좋아져서 얼굴 다크서클도 지워졌다. 그래도 자동차로 먼 길을 제 정신으로 갈 수 없다는 것과 여행 다녀오면 골골대는 건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나서 그런가 보다. 자동차를 타면 멀미를 좀 심하게 해서 멀미약 먹거나 자야한다. 그래서 자동차 운전도 못한다. 20대초에 운전면허 1종을 땄는데 필요 없게 되었다. 거기에 여행을 다녀오면 그 다음날 골골댄다. 고양이 골골송 마냥 힘없어 축 쳐진다. 그래서 어디 여행을 다니겠냐…….ㅜ.ㅜ 가면 좋은데 돌아올 땐 언제나 ‘집이 최고’라는 말을 하고 온다. 어딜 가나 쉴 곳이 마땅치 않아서 제대로 쉬지도 못해서다. 그래도 새로운 장소의 내가 알지 못하는 문화를 보면 삶의 쉼표처럼 다가오니까 가끔 여행도 가주는 게 나을 거다. 건강해 졌으니 예전처럼 심하게 골골송을 부르지는 않을 거 같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너~~무 좋다.



작가의 말: 글이 중복 되어서 수정을 했어요. 수정전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 죄송하고,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