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3년도 12월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곧 성탄절과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곧 많은 송년회가 있을 텐데, 난 직장 생활을 하지 않으니 송년회가 없다. 인맥이 직장생활 끝으로 사라졌다. 휘익~ 인맥이 끊겼다고 다른 사람과 이어지지 않는 건 아니다. 그 때 마다 사정에 맞게 인맥이 이어진다. 이래저래 지금 이 글을 보고 있을 독자와도 알게 모르게 이어져 있는 거니까.
나에게 크리스마스란. 외로움을 달래는 날이 아닌 사무치게 한 날이였다. 이젠 별 감흥이 없어졌지만. 30대 중반까지 참 외롭게 느껴졌다. 남들은 연인사이, 삼삼오오 모인 친구들, 가족들로 뭉쳐서 다니면서 연말연시를 즐긴다. 그러나 내 가족은 그런 낭만이 없다.
“다 똑 같은 연말연시인데 특별할 게 있냐?”
고 부모님이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셨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어찌 생각이 같냐……ㅜ.ㅜ
그러면서 나는 젊으니 특별히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를 즐기라고 밖으로 내 보냈다. 그러면 난 영화를 주로 봤다. 이 날에 또 연인들이 영화관에 어찌나 많은 지! 23세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 하나 보고 나오는 데 입구 앞 빙판에 넘어졌다. 이 모습을 뒤에서 오던 연인들이 킬킬대는 데 어찌나 창피하던지! 그것도 혼자라고 불쌍하게 보는 이도 있었다. 그 커플들 다 안 좋게 헤어져 다른 이와 살겠지?
또 영화관의 다른 하나는 내가 자궁근종이 방광을 누르고 있는 줄 모르고 영화관에서 의례 먹는 팝콘과 콜라를 친구랑 먹다가 2시간 후에 방광이 터질 듯이 너무 소변이 마려워 창피한 모습을 보일 뻔했다. 영화 끝나고 화장실의 줄은 왜 이리 길게 늘어진 건지.
이 두 사건 때문에 이제 영화관을 가지 않는다. 가도 팝콘, 콜라를 사지 않는다. 한 번은 팝콘을 다 쏟는 일도 있었다. 나 영화관이 맞지 않나 보다.
그래서 난 크리스마스 때 방에 콕 틀어박혀서 유튜브를 보거나 독서를 하거나 글쓰기를 하면서 보낸다. 그냥 여느 평일과 다름없이 보내는 거다. 부모님도 평일과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신다.
00년대만 해도 거리마다 캐롤이 울려 퍼졌는데 이제 노래 트는 데 유료라서 거리마다 캐롤을 틀지 않는다. 불교의 찬송가를 부처님오신날에 틀지 않으니 너희도 틀지 말라고 합의라도 봤는지?
그래도 종교가 없는 사람도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선물을 쌓아서 크리스마스(성탄절)에 풀어보는 행사를 하는 집도 있을 거다. 선물 꾸러미를 여는 행사는 꼭 크리스마스여야 할까?
나는 크리스마스에 좋은 추억보다는 창피했던 추억이 많아서 별로다. 비혼이라고 그래서 창피한 게 아니라 어떻게 된 게 이 날 따라 액댐을 한 거다. 어찌나 좋지 않은 일이 잘 터지는 지! 엄마가 알면 한 바탕 잔소리가 나갈 일들이다.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액이 껴서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말라는 그 동안의 하늘의 무언의 경고였나보다. 크리스마스에 좋은 추억보다는 창피했던 추억만 생각이 날까? 액댐을 하는 날이니 조용히 올해도 크리스마스날엔 조용히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