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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기숙사.

by 김솔현

기숙사는 대학입학 할 때쯤에 신청하니 조건이 맞아서 기숙사에 입실할 수 있었다. 그래서 기숙사를 이용할 기간 내에 입실을 하라는 공지를 받았다. 바로 기숙사 갈 시간을 잡았다.

집에서 기숙사에서 생활할 짐을 쌌다.

“기숙사 생활 잘 할 수 있겠어? 외가가 있어서 마음은 조금 놓이지만 불안하다.”

엄마가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불안할 게 뭐가 있어. 나만 타지 생활을 하는 건가? 다른 학생들도 다 나와 같아. 걱정할 거 없어.”

내가 씩씩하게 대답을 했다.

“아니, 아빠는 혼자서 잘 해 낼까 걱정이 앞서.”

걱정하는 부모님의 말이 무색하게 나는 씩씩하게 말했다.

“걱정 붙들어 매요. 정말 잘 지낼 수 있다니까!”


학교에 기숙사는 본 건물에서 좀 떨어진 학생회관의 뒷편, 둔턱 아래에 자리 잡았다. 총 5동 5층짜리 건물들이였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여웠지만 여기서 내가 잘 적응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결과는 …… 적응을 못하고 중간에 퇴소를 했다. 내가 평생 혼자 방을 쓰다가 남과 함께 2층침대를 나눠 쓰고 방도 희한하게 생겨서 책상을 어떻게 나눌 수 없어서 붙였다 피 봤다. 절대 기숙사에서 공부할 수 없었다. 절대 집중 안되고 눈치 보이고- 타과생 동갑내기를 어려워했다- 힘들었다. 그리고 같이 쓰는 3학년 언니는 잘 지내려 노력했지만 내가 좀 엇박자를 낸 거 같다. 근데 이 언니가 자기 공간을 넓게 방을 써 버려서 1학년 신입생인 나와 타과생의 책상은 붙을 수 밖에 없었던 거 같다. 그래서 2개월만에 퇴소를 했다. 그리고 내가 워낙 덜렁대서 열쇠를 두고 나가는 경우가 곧잘 생겨서 3학년 언니가 좀 귀찮아했다. 이걸 뇌물?로 좀 달래주기도 했지만.


어찌 되었든 3월에 정식으로 기숙사에 입소를 했다. 2층침대의 1층을 먼저 차지한 덕에 편하게 1층침대에서 곧잘 뒹굴었다.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 있어서 기숙사방은 텅 비어 있는 적이 많았다. 그래서 난 조용한 기숙사 방에서 쉴 수 있었고, 가끔 숙제도 했다. 근데 또 책상이 맘에 들지 않아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아 도서관을 기웃거리는 원인이 되었다. 또 도서관은 도서관대로 정신이 없었다. 왔다갔다 하는 사람에 의해서 신경 쓰여서 공부에 집중을 잘 할 수 없었다. 기껏 있어야 3-4시간정도? 내가 사람들 많은 곳을 기피 한다. 불안해서다. 사람이 많으면 내가 힘들어했다. 그래서 1학년 1학기의 성적이 좋지는 않았나보다.


그런대로 3월을 지나 4월의 어느 날이였다.

말이 별로 없던 3학년 언니가 물을 게 있다며 나와 타과생을 불러서 앉혔다.

“내일 매 학기마다 있는 기숙사 개방일이야. 남학생 들일 일 없지?”

나는 아무런 기별을 받은 게 없어서 타과생과 나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다음날…… 전혀 예상과 달리 전개 되었다.


내가 든 동아리의 방문객에 의해 탈이 났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애니월드라는 동아리를 들었는 데 거기 남학생이 태반이였다. 그래서 신나게 여학생기숙사에 들어왔는 데…… 많지 않은 여학생들 방이라고 다 돌아보자며 돌아다녔다. 그래서 난 말했다.

“내 기숙사 방은 개방 하지 않을거니까 그냥 절로 가.”

그러나 이넘의 남자학생들은 내 말을 개무시했다. 방문을 잠갔는 데도 열쇠로 열어서 -마스터키를 갖고 있을 줄 이야!- 냅다 들어간 거다. 맘 놓고 있던 3학년 언니가 크게 당황해서 빨래건조대 넌 옷가지를 순간 숨겼다.(속옷이 껴 있었기에) 기습적이였다.

그러면서 한 남학생이 내 침대에 벌렁 누워서 내 채취를 맡은 다며 킁킁대서 나는 그 자리에서 얼었다.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되돌아 보면 성희롱인데 너무 놀라서 멍해졌다.

“야야야!!! 일어나!! 뭐 하는 거야? “

내 말은 여전히 무시 당했다.

“난 여기 누워 있을 게. 다른 데 돌다와. 채취 좋다~ 향수 뿌려?”

기절 할 뻔 했다. 아니 순간 눈 뜨고 기절했다. 몸을 미동도 할 수 없었다. 그 남학생 혼자서 내 침대에서 뒹굴다가 다른 남자들이 끌고 나가야했다. 난 그대로 미동도 못했다. 그 때 난 눈뜬채로 기절 한 게 맞다.

“수현아, 괜찮아? 움직이질 않네? 너무 놀랬구나.”

이 말에도 내가 움직이지 않고 눈도 깜박이지 않아서 살짝 놀란 3학년언니는 툭 나를 건드렸다. 그제서야 나는 얼음에서 깬 것처럼 흐물흐물해서 그 자리에 다리가 풀렸다. 그리고 남들 신나게 돌아다닐 때 난 나에게 배정된 책상에 앉아 흐느꼈다.

‘이런 굴욕 태어나서 처음이야. 이 동아리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건지?’

나는 부드럽게 생기고 목소리도 나긋나긋한 발라드를 좋아하게 생긴 분위기를 풍겼다. 한 편으로는 울적한 기운을 뿜기도 했다. 약간의 우울함이 낀 부드러운 발라더랄까.

이 날은 내가 성형다이어트가 되어서 뚱뚱했던 내 모습은 어디로 사라지고 날씬 하고 어여쁜 어릴 때의 풋풋한 모습이 나타나서 뭇 남학생들의 가슴을 조금은 설레게 했나보다. 한마디로 농락을 당해 어안이 벙벙했을 때 3학년 언니도 놀러 나간다고 나갔다. 그와 함께 다 둘러 보고 온 남자들과 이를 인솔하고 온 여자가 방문을 또 벌컥 열었다.

“수현아, 다 둘러봤대. 나와. 나가서 놀자.”

여전히 난 안중에도 없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애들.

이 애들하고 어울려야 하는 건가 싶었다. 완전 지네만 아는 이기적인 모습을 봐서 실망도 컸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럴까? 내가 약해 보여서 나한테만 이런 걸까.

두고 가라고 해도 또 막무가내라서 내가 있어야 자리가 빛난다나 뭐라나. 그래서 반 끌려 나와서 다른 층의 동아리 여자 선배의 기숙사 방을 보고, 이제 남학생들의 기숙사로 자리를 옮겼다.

남학생 기숙사는 초대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한 선배의 방은 향수도 뿌리고 정갈하게 옷도 개어 있었고 모든 것이 깔끔했다. 티끌하나 없었다.

‘와 이 선배…… 깔끔한 성격이네. 완벽주의자이기도 하고. 누가 결혼할 지 모르겠지만 피곤하겠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까 기분 상하고 마음 상했던 일이 금방 잊혀졌다. 불시에 쳐 들어간 게 아니라 이미 준비된 행사라는 듯이 정리 되어 있으니까. 대접받는 기분이 였달까. 근데 이 선배의 특징은 어릴 때 뭔 병을 알았는지 몰라도 약간은 걷는 폼에서 다리를 절었다. 이것저것 또 차분하게 자신의 방을 설명해 주기도 했다.

또다른 방은 완전 반대였다. 너저분. 진정한 남자 방을 보여 줘버렸다. 여자 방도 사실 만만치 않지만 그냥 민낯 그대로 보여줘서 민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에 안중에도 없는 이 동아리 남자선배(군대 다녀온 복학생이다.)는 털털하게 서 있었다.

“둘러 봐라. 이게 남자 사는 방이다.”

이것도 멋이라고 해야 할까. 극명하게 대비가 되었다. 아까 본 방의 깔끔한 남자선배가 잔소리를 살짝 퍼 부으려다 제지를 당했다.

“야, 여기 내 기숙사 방이야. 어찌 살든 다른 방의 니가 뭔 상관이유?”

장난스럽게 말해서 분위기가 어색하게 흐르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4월의 하루 기숙사 개방하는 날은 마무리가 지어갔다.

기숙사 투어를 한 여학생과 남학생들은 우르르 몰려나왔다. 학교 후문은 기숙사 1동과 3동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학교 후문 쪽으로 향하면서 누군가가 배가 고프니 밥 먹자해서 다들 긍정했다. 메뉴를 정하고 정한 메뉴를 파는 음식점을 가기 학교 후문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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