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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동아리(2)

by 김솔현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전에 나의 손목을 붙잡고 늘어진 남자 선배를 만나다니…. 그런데 알고 봤더니 나랑 동갑내기라는 거다. 헉.. 완전 겉은 복학생으로 보였는 데! 근데 이 남학생이 내 주변을 맴돌며 뭔 짓을 일으킬 거 같은 분위기를 동아리 탈퇴를 할 때까지 계속 되었다.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니까.

그렇게 해서 나와 그 남학생 사이에서 긴장감에 아랑곳 없이 래연은 나를 이끌고 동아리 방문을 두들겼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동아리 방 안에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들어가자. 거기도 여기 찾아왔어요? 응??”

이상함을 감지한 래연. 그 남학생이 나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쳐다봤다. 이 남학생의 키는 180cm정도 되었다. 그래서 연신 작은 키의 나를 쳐다보았다. 내가 다 민망했다.

“내가 말했지? 다시 만나면 사귈 거라고.”

“아니, 언제 봤다고 사귀자는 거야? 싫다고.”

소곤 대며 말했다.

“거기 둘도 입회신청서 작성할 거야? 들어와.”

그래서 나는 먼저 동아리 방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입회 신청서를 작성하는 데 좀 우물쭈물했지만 또 막무가내로 입회하자고 해서 작성을 했다. 그냥 대강 아무 생각 없이 와서 나와 래연은 대강 썼다. 이 남학생도 대강 썼다.

“나는 대성이라고 해. 넌??”

갑자기 지 이름을 밝힌 남학생. 래연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로 나에게만 눈이 꽂혔다.

“몰라도 돼.”

그랬더니 힐금 입회서를 보며

“아~ 수현이구나~ 그래 우리 자주 보자. 여기까지.”

무섭게…….나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저 남학생 때문에 힘들게 생겼다 생각이 들었다. 아, 나의 미모가 작용한 건가.

입회신청서를 내고 동아리 둘러보고 나와 래연이가 만족해했다.

“동아리가 음침한데 게임기도 있고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 관련 자료들이 있어서 좋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근데 난 아까 그 남자가 걸린다.”

“뭐 어때? 잘 지내면 되지.”

역시 어떤 상황이였는지 모르겠다는 래연이의 태도. 눈치코치 하나 없고 나와 친하지도 않는데.

“여기서 헤어지자. 나 수업있어.”

“그래. 나는 학생회관 가서 늦은 아침식사를 해야겠네. 잘 지내.”

다시 강의동으로 래연은 향하고 나는 언덕을 내려와 학생회관내 있는 학생식당으로 향했다.


“혼자 밥 먹니?”

학생 회관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데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바로 생각이 나지 않아서 한참을 쳐다보다가 생각이 났다.

“아! 은지~ 잘 지냈어? 응. 다들 수업이 있고, 볼 일 봐야 한다고 하니 혼자 되었지 뭐.

너도 혼자야?”

“나도. 같이 합석해도 되지?”

그렇게 내 맞은 편에 앉은 은지는 돈가스를 갖고 왔다.

“돈가스네? 이거 특식이였어?”

“몰랐네? 오른 쪽에는 특식을 줘. 너도 먹지~ “

“몰랐어. 그럴 줄 알았음 나도 먹긴 하는 데. 그냥 일반식을 먹고 있으니 다음에 먹지 뭐.”

그렇게 대화를 하면서 은지가 돈가스를 썰어 몇 조각을 나에게 먹어보라며 주었다.

돈가스는 소스 맛이 강했다. 고기는 두툼하지 않고 납작해서 고기는 별로 없었다.

“다 먹어가네? 나도 거의 다 먹었어. 별 일 없으면 같이 서점에 가지 않을래? 나 거기서 살 게 있거든.”

“서점? 구내에 서점이 있어? 나 가본 적 없는 데 따라갈게.”

식당에서 나와 바로 옆에 서점 겸 문구점이 같이 있는 줄 몰랐다. 주변에 관심이 없어서였다. 그래서 다시 학생회관 내부를 보게 되었다. 학생 식당을 중심으로 왼쪽은 서점겸 문구점, 왼쪽은 우리은행이 자리 잡고 있었고, 맞은편에는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이제 지하층으로 가는 건 싫어서 궁금증이 일었지만 참았다.

서점겸 문구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어이쿠~ 놀래라. 주변 정리하다 인사소리에 놀랬네. 잘 왔어요. 신입인가?”

“네, 올해 입학했어요. 놀래켜서 죄송해요.”

“인사성도 좋지. 그래요. 구매 할 거 찾아요. 난 하던 일 마저 할게요.”

가게 주인은 인상이 푸근했다. 입고 된 책을 정리하고 있었다. 한 쪽은 책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다른 한 쪽은 문구가 전시 되어 있었다.

나는 책들 사이에 난 길을 따라 책들을 구경했다. 은지는 책들 사이를 지나 문구쪽에서 물품을 고르고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나는 책들을 훑어보았다.

‘다양한 책들이 많네. 아, 이건 전공서적인가? 제목부터가 어렵네. 아! 베스트셀러 책도 있네?’

여기저기 둘러보며 은지가 문구를 사길 기다리며 나도 하나 충동적으로 책을 골랐다가 다시 제자리에 올려놨다.

‘눈에 띈다고 갑자기 사면 후회할지도 몰라.’

“다 샀어?”

“응, 펜을 다 써서 골랐어. 색색별로 있어서 몇 개 더 사고 싶었는 데 주머니 사정이 도와 주지 않네?”

은지가 보여주는 펜들이 빛나 보였다. 일본에서 만든 젤리펜이였다. 이거 나도 고교시절에 썼던 펜이였다. 한 때 유행도 해서 너도나도 다 이 펜만 사용했다. 또 구매충동이 일어서 나도 얼른 검정색 펜을 집어왔다.

“여기요. 얼마 예요?”

은지가 자신의 펜들을 계산하고 나도 내 펜을 계산했다.

“별일 없으면 우리 같이 카페 갈래?”

내가 은지에게 제안했다. 왠일이냐… 서쪽에서 해가 떴나보다.

나는 한 번도 남에게 먼저 어디 가자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남과 대화를 어떻게 틀지도 몰랐다. 매번 거절을 당해서 제안 자체를 하지 않았다. 역시 이 순간도 용기를 내어 제안 한 건데 거절을 당했다. 왜….. 내가 하자는 대로 하지 않는 걸까? 어떤 문제가 있지?

이렇게 은지랑도 헤어지고 나서 나는 학생회관의 지하층이 궁금해서 계단으로 내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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