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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나홀로 공부 시작

by 김솔현

일상적이고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 되었다. 그런데 도서관은 여전히 남사친들이 같이 공부하자고 꼬드긴다.

“안된다고~~~ 나 1학기에 정말 성적 개망했어. 너네는 잘 나왔는 데 난 아니야~”

“야! 거짓말 마. 다 잘 봤는데, 너만 못 보냐? 가자가자. 네가 있어야 분위기가 딱 면학분위기 난단 말이야~ 공부 잘 돼.”

“야! 너네를 위해 나를 희생하라는 거네? 싫어~”

“야야야… 네가 아무리 힘으로 용써도 나 하나 못 이겨. 가자~”

그래서 3명의 남학우들 중의 한 명인 동우에게 옷깃 잡혀서 반 끌려가다 시피했다.

“아니~ 내가 있음 면학분위기라니~~~야아~~~~ 흥…. 내가 카리스마는 있어 압도하나보네. 그래 알았어. 그만 잡아 끌어! 옷 찢어져. 갈게.”

다시 난 저녁시간에 간단히 저녁식사-편의점 샌드위치와 우유-를 하고 도서관으로 넷이서 향했다.

“야야… 정말 1학기 성적 망했냐?”

“어~ 넌? 망하지 않은 표정이다?”

“응. 나 교양 과목 위주로 들었거든. 학기 평점이 그런대로야.”

“뭐? 교양과목 위주로? 3-4학년때 힘들지 않아?”

“아니, 넌? 전공과목을 넣었단 말이야? 3-4학년 때 빡시게 공부하는 거래~”

“그래? 잘못…. 수강 전략을 세웠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남자 학우들도 교양 과목을 많이 수강신청을 했다고 한다.

“음… 근데 너네 내년에 휴학할 거잖아. 군대 가려고.”

“그렇지. 그래서 갔다와서 제대로 공부 하려고. 히힛. 넌 전공 들어라.”

“그럼 그렇지. 나도 남자였음 교양과목을 듣고 휴학을 했겠네.”

그 때 다른 남자학우, 철민이 끼어 들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 군입대 휴학할 때 너도 휴학해라. 우리 심심해~”

“야!!!! 나 제때 졸업할거야!!! 너네 안 보려고.”

셋이서 웃었다. 나만 뾰로통해졌다. 그러더니 철민이 머리를 재수없게 쓰담는다.

“귀엽네.”

헉…. 뭔 소리여!


그래서 넷은 인문대 도서관을 갔다가 공대 도서관으로 향했다. 얘네, 사실 공대생이다. 인문대생은 나뿐인데 동아리에서 알게 되서 잠시 친하게 지냈다. 잠시란 군대 가기 전까지였다.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공대도서관에 입성했다. 뭐, 같은 대학교생인 데 못 갈 곳이 어딜까.

딱 들어가니 자리가 좀 났다. 딱 일렬로 5자리가 나서 그 곳에 착석을 했다.

나중에 나는 공대를 알게 되면서 인문대 학생들이 모르는 다양한 대여시스템을 알게 되었다. 노트북을 일주일 대여 해 준다고 해서 노트북도 대여 받아 잠시 게임과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보고서를 PC방에서, 학교 컴퓨터실에서 작성을 했다. 지금 되돌아 생각하면 참….. 힘겹게도 살았다. 왜 이때 노트북을 살 생각을 못했는지 알 수가 없다. 학교와 PC방을 전전하며 살았다. 제일 곤욕스러웠던게 보고서 쓰는 거였다.

“자자… 앉았으니 공부해 볼까?”

앉아서 공부 모드로 들어갔는 데 이놈들이 집중을 달랑 2시간 산만해졌다. 자연스럽게 놀자판이 되었다.

“얘네, 부르자. 같이 공부하자고~”

밤 9시가 되어 가는데 놀자니. 슬슬 난 졸음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말했다.

“그럼 놀아. 난 집에 갈게.”

“야아…. 어딜 가! 공부 더 해.”

“놀자 판인데 뭘? 난 자고 집에서 공부하는 게 제격이야. 나 내일모레 3과목 시험이라고! 안중에도 없구만.”

내가 시험을 망치든 말든, 지네만 신나면 된다 이거였다. 온몸으로 또 막았다. 죽도 잘 맞아.

놀자판이 되었고 밤에 근처 학교내 공원에 모여서 술판을 벌이고 그렇게 밤은 지나갔다.


다음날이 되었다. 난 술을 전혀 못해서 술을 마시지 않고 안주만 먹어서 배가 너무 불렀다.

“하… 오늘은 집에서 공부해야지. 그래야 내일 시험 망치지 않지.”

그래서 거의 새벽 4시에 잠들어서 다행히 수업이 달랑 하나에 오후 수업이라 아침 10시 30분까지 잘 잤다. 일어나서 씻고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가 편의점에서 컵라면(컵라면과 라면이 달라서 컵라면이 이날 따라 땡겼드랬다.)사 와서 먹었다. 그리고 내일이 시험이니 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오늘은 찾아오지 않겠지? 오후 4시 수업이구나. 잘 …. 피해 다녀야겠다. 어디 보자 얘네들 동선이……..’

동선을 머리 속에 그려 봤다. 한 마디로 얘네 시야에서 사라지는 거다. 대학교는 좀 작아서 한 번 부딪히면 5번이나 부딪힐 정도였다. 인사를 하루에 5번씩이나 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사라질 생각이였다. 동선에서 벗어나면 되니까.

잠깐 생각하고 다시 공부에 매진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종착점은 자취집이라 집 앞에서 기다리면 영락없이 또 끌려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내일 시험 3과목이라고…..


5시에 수업이 끝나 집으로 향했다. 어김없이 내 가는 길목에 이 놈의 남자 공대생이 3명이 어슬렁댄다. 거기에 1명이 더 꼈다.

‘아, 안 돼. 그러면…. 흐흐흐…. 이미 작전은 짰다고.’

멀리서 지켜보고 나는 사람들 틈에 숨어서 학생회관 안으로 들어가 지하로 이어진 길목을 따라 가서 기숙사 방향(정문과 반대.)으로 나왔다. 얘네들은 나를 기다리는 건지, 다른 애를 기다리는 건지 알 수가 없었지만 나는 공대생 남학생을 따돌리는 데 성공을 했다. 또 혹시 몰라서 휴대폰도 껐다.

‘드디어. 나 홀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며칠을 이 공대생무리를 피해 다니다 보니 어느새 내 길목에 사라지고 없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군. 전화도 받지 않겠다, 다행히 자취집으로는 오지 않았다. 미행까지는 하지 않았네?

이제 편하게 집에서 -도서관은 정신없고 자리 쟁탈전도 만만치 않아-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성적을 이제 높여볼까?

악! 내일 시험과목 중에 러시아원어민초급회화가~! ㅍ.ㅍ;;;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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