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의 꽃은 대학축제라는 말이 있다. 대학축제는 보통 5월과 10월 초중순경에 실시한다. 대학축제는 시민들과의 화합의 장이자 어울림 마당이 된다. 천막 치고, 대학생들이 손수 만든 음식들을 팔고, 각종 장기자랑과 연애인들을 초대하여 볼거리도 제공한다. 그 동안 조용했던 동네에 활기를 불어 놓는다.
나의 첫 축제는 1학년 1학기 5월이였다. 지금 되돌아보니 다른 학년 때보다 제대로 놀 수 있었던 1학년 때였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축제의 관심도는 점점 떨어져 갔다. 2학년부터는 놀았다고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야~ 이게 대학축제 인건가?”
동아리방, 과방 여기저기 붙여 있는 홍보지와 현수막을 보며 대학축제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렸다. 각자 맡은 일도 분장하고 제법 바쁘면서 어수선했다. 그런데 난 어디에도 끼지 않았다. 은근한 왕따였던 건가?
과방에 가보았다. 북적일 줄 알았던 과방은 텅 비어 있었다.
“다들 축제 준비하러 갔나보구나.”
과방을 나와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다.
“오…. 다들 바쁘네. 뭘 준비하는 걸까?”
호기심이 일러 강의동 옆의 잔디 위에서 천막을 올리고 풍선과 현수막을 치는 모습이 보였다. 그냥 한 번 지켜 보고 나서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야, 수현아. 거기서 뭐해?”
“어. 여기저기 쏴 다니고 있어. 넌?”
“응. 나도. 같이 오락실이나 갈래? 다들 축제 준비하는 데 난 할 일이 없네.”
“나도.”
마침 수정이랑 마주쳐서 같이 오락실에 가게 되었다. 그냥 시간 때우기였다.
“수현아, 이번 대학축제때 재미 있을 거 같아?”
“음…. 지금 대학가가 어수선하고 뭔가 준비를 하는 데 처음 보는 대학축제인데 재미 있겠지! 흐흥”
오락실의 기기의 스트리트 파이터의 조이스틱을 마구 내리 치면서 나는 말했다. 옆에서 바블버블을 하던 수정이는 자신은 재미가 좀 없을 거 같단다.
오락실에 나와 카페에서 간단히 차를 마시고 서로 헤어졌다.
왁자질껄한 축제일. 10월 10일부터 열흘간 축제일이였다. 춘천의 한 귀퉁이에 있는 대학가에 연애인도 올까 싶었다. 장기자랑과 갖가지 볼거리, 즐길거리를 준비해서 또다른 대학생들과 주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나는 원주에 살아서 춘천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 바로 고향으로 내려왔다. 곧잘 근처 대학가들의 대학축제기간 때 찾아다니곤 했다. 근데 몇 번 다녀 봤더니 술 잔치와 연애인 초청이 주요 레퍼토리라서 어느새 식상해졌다. 나이가 들수록 식상해지는 게 많아진다. 비슷한 레퍼토리가 반복이니까. 그래서 30대부터 대학축제에 발길을 끊었다. 이건 먼 훗날의 이야기고 나의 풋풋한 20대는 참여보다는 즐기는 쪽이였다.
저녁이 되었다. 나는 다른 여자친구들과 함께 대학축제 장소를 돌면서 주전부리를 했다. 여기저기 천막안에는 풍선 터트려서 아이템 얻기, 야구공 던져 인형 맞추기와 시원한 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부스들이 많았다.
“이야…. 할 만한 게 …. 많네~ 좀 사행성 오락이 많긴 하다?”
“아, 노점상인들도 들어왔어. 순수 대학가의 축제인데…. 전문 상인들이 오다니…”
“우리 인형 맞추기 해 보자.”
그래서 넷이서 한 번씩 인형 맞춰서 조그마한 인형이라도 얻기 위해 2번에 1000원이라서 가볍게 시작했다. 그러나 열기를 띠어서 약 10000원을 소비해서 달랑 30cm 테디베어를 2개 얻은 것으로 만족을 해야했다.
넷은 부스 사이를 돌아다니며 다른 학생들이나 주민들이 즐기는 모습도 지켜 보았다.
“배가 출출하다…. 아, 벌써 밤 10시가 다 되어 가네?”
“벌써? 그러면 어디 가서 한 잔 하자. 아참. 수현이는 술을 못하니까 안주나 먹고.”
“어. 안주만 먹으라니 고맙다야… 생각해줘서. 심하게 안주만 먹지 않을 게.”
이렇게 해서 넷은 한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주점 부스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넷은 맥주 3개와 안주로 기본 안주와 함께 꽂이를 시켰다. 나는 사이다를 홀짝 대며 심하게 안주만 먹지 않도록 노력을 했다.
이 날의 안주와 술…. 되돌아 보면 출출함이 반찬이라도 되었는지 맛있었다. 그 부스가 화학과에서 운영한 부스였던 거 같다. 화학적 원리를 잘 알아서 요리를 잘 한 건가. 먹고 있는 중에 또 다른 아는 동기들도 와, 같이 이야기 꽃을 피우며 시간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밤은 계속 깊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