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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책상도 나란히

by 프로성장러 김양


아이가 내 서재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얼마 전에 읽었던 <스토너>의 내용이 생각났다. 주인공이 자신의 서재에 아이 책상을 놔주고 아이가 그곳에서 놀 수 있게 해 줬다는 부분이었다. 여기에 영감을 받아 나도 주말에 아이 책상을 내 책상 앞에 놔줬다.


아이가 너무 좋아하면서 한참 동안 종이 위에 자기 방을 어떻게 꾸밀지 그려본다. 나도 덕분에 나만의 독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만 봐도 왜케 기특한 거지?


아이가 다 그린 그림을 보니 너무 귀엽다. 나는 평면도를 생각했는데 아이의 그림은 입체적이라 더 신기하고, 창의적이고, 또 기발하기까지 하다.


“엄마 이건 옷장이야. 여긴 화장실이야.”


나름 하나하나 의미를 가지고 그려낸 그림들.



주말엔 꼭 내 옆에 붙어있고 싶어 하는 아이라 이렇게 마주 보고 앉아 서로의 할 일을 하는 것도 너무 좋은 일이구나.




나는 내 아이를 보며 종종, 아니 매우 자주,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곤 한다. 엄마 품에 안겨 엄마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기억, 엄마의 웃는 모습만 봐도 세상 행복했던 나날들, 엄마가 내 세계의 전부였던 시간들을 말이다.


아이가 필요로 하는 조건 없는 사랑을 듬뿍 주고 싶다. 아이가 집에서만큼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맘껏 뛰놀며 상상의 나래도 펼쳐나갔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배움의 즐거움도 딱 지금만큼만 유지했으면 좋겠다. 서서히 자기 주도 학습법을 터득할 수 있게 훌륭한 조력자이자 사랑 넘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엄마”는 세상 어느 역할보다 어렵고 힘든 부분이 많지만 나를 믿고, 내 아이를 믿고, 우리에게 잘 맞는 방법을 계속 찾아나갈 수밖에 없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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