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좋아요!?
아빠 없이 보내는 첫 번째 어버이날,
그리고 아빠의 장례식 이후 처음으로 출근하는 날,
누구와 함께 앉아 이야기만 나눠도 눈물이 날까 봐 점심도 혼자 먹으려고 했는데 오래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같이 점심 먹을래요?“
“좋아요!”
고민도 없이 알겠다고 했다. 내가 힘들 때 위로와 용기를 줬던 친구니까. 이 친구 앞에선 맘껏 울어도 괜찮을 테니까. 창피하긴 해도 내 맘을 누구보다 잘 알아줄 친구이기도 하니까.
“나는 엄마를 그렇게 보낸 뒤 엄마 이야기를 꺼내는 데만도 3년이 걸렸어요”
“3년 동안 매일 이런 기분으로 살 순 없을 것 같은데..... 진짜 3년이나 걸릴까요? 난........아빠니까 1년이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게요. 엄마가 더 힘들다고 하긴 하더라고요“
이 와중에 엄마가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니. 아빠한테 더 미안하네.
“오늘 간만에 출근이지? 홧팅! 내일 같이 점심 먹자”
“그래, 낼 봐!”
어쩌다 보니 내일 약속도 생겼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계속해서 점심 약속이 생기고 있다. 사람들 앞에서 자꾸 울면서도 만남을 가지는 게 좋은 일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염려하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다.
오늘 어버이날이라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보내주신 아이들 합창 영상을 보고 눈물샘이 터져버려 하루 종일 울고 있는데 오늘 많이 울었으니까, 내일은 어버이날도 아니니까, 그러내까 내일은 괜찮겠지. 이렇게 하루하루 나아지겠지.
https://youtu.be/8iWBPJFSQ7c?feature=shared
이 노래의 가사처럼 나도 어렸을 땐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웃기고 멋진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우린 언제부터 서로의 안부도 잘 묻지 않는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 걸까? 내가 계속해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아빠는 나이가 들면서 예전 같지 않은 체력과 정신에 힘겨워하셨던 것 같다. 나는 그런 아빠를 이해하지 못했고, 아빠도 신세계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나에게 공감하지 못했다. 10대와 40대는 변화가 많은 시기다. 우리는 그 시기에 서로에게 이해만 바라다 대화를 시작하면 실망하고, 결국 최소한의 이야기만 나누는 부녀사이가 되어 버렸다. 꼭 필요한 이야기조차 엄마를 통해 하는 날이 많아졌다.
이 노래에서처럼 아빠도 힘들 수 있다고, 그러니 힘내시라고, 괜찮다고, 내가 항상 응원하겠다고, 내가 어렸을 때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이젠 내가 아빠한테 웃음꽃, 용기꽃을 드리겠다고, 그렇게 한마디라도 해볼걸, 아빠를 좀 더 이해해 드릴걸, 좀 더 노력해 볼걸,
이제 의미도 없는 후회만 남았네. 인생의 허무함도 같이.
아이러니하게도 눈물이 흐르면 울었다가 기쁜 일엔 웃기도 하면서 위로를 받는다. 나도 이제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을 더 잘 위로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