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1.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 불안에 싸이다.
2.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 그렇지 않아도 궐 안에는 무거운 구름이 끼어 더위보다도 더 숨 막히는 불안과 근심이 감돌고 있었던 것이다.(한무숙, <만남>)
3.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4. 마음에 미안함.
5. 심리 특정한 대상이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 상태이다.
6. 철학 인간 존재의 밑바닥에 깃들인 허무에서 오는 위기적 의식. 이 앞에 직면해서 인간은 본래의 자기 자신, 즉 실존(實存)으로 도약한다.
작업실로 가는 길은 천변을 따라 나 있었는데, 무성한 나무들 사이를 걷다가 아래쪽으로 경사가 지며 갑자기 사방이 탁 트이는 구간이 있었다. 그 개방된 길을 삼백 미터가량 걸어야 롤러스케이트장으로도 쓰이는 다리 밑 공터에 다다를 수 있었다. 무방비 상태로 내 몸이 노출되는 그 길이 언제나 멀게 느껴졌다. 일차선 도로 건너편 건물들의 옥상에서 저격수가 사람들을 조준하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게 말도 안 되는 불안이라는 사실은 물론 알고 있었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중
불안은 알 수 없는 마음이다.
해변가에서 갑자기 솟아오르는 쓰나미이자, 도로 한복판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는 싱크홀이다. 편의점에 들렀다가 집으로 향하는 나를 뒤에서 받치는 자동차이며, 밝은 대낮에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다.
'말도 안 되는 불안'이라는 표현은 엄밀히는 동어반복이다. 그렇지만 한강의 저 문장에서 방점은 '말도 안 되는'이 아니라 '알고 있었다'에 찍는 게 옳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