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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Apr 13. 2023

대기업 퇴사 후 고깃집 차리기


최근 이전 직장의 동기가 퇴사 후 고깃집을 차렸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나름 명문대를 졸업하고 동기의 부친도 같은 대기업 임원 출신이었기에 동기들 중 누구보다도 열심히 그리고 오래 회사를 다닐 줄 알았기에 퇴사 소식은 더욱 의외였다. 현재는 입사 동기 중에 퇴사한 사람이 회사 재직 중인 사람보다도 많아진 상태이다. 입사 직후 혹은 입사 후 1년 이내에 회사는 나가는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5년 차 이상의 근무 경력을 가진 상태에서도 평균적으로 1년에 동기들 중 한 명은 퇴사/이직을 한 것 같다. 해당 산업에 대한 불만족으로 아예 다른 산업 군으로 옮긴 경우도 있고, 본인의 일을 하고 싶어서 직접 시작한 사례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시기와 분위기에 따른 재직 중인 동기들의 관점의 변화이다. 입사 후 사원에서 대리, 대리에서 과장 등으로 빠른 속도로 어려움 없이 진행되는 시절에는 퇴사하는 동기들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어렵게 취업한 회사인데 조금 더 버텨보는 게 어떻겠니? 나가면 고생이야 지금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걸 행복하게 생각해야 돼 등의 여론이 대세였다면, 퇴사자의 숫자가 재직자의 숫자를 넘어서자 본인의 결정이 맞는 것인지, 경쟁력에서 도태되는 것은 아닌지 등의 남겨진 자들의 고뇌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제 어느덧 회사에서는 중간관리자의 위치에서 근무하며, 가정에서는 학부형이 된 동기들은 더더욱 퇴사라는 옵션에 대한 선택은 어려워지는 듯 보인다.


동기의 퇴사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장사가 잘 될까, 안 해봤던 일인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보다도, 기왕이면 조금 더 빨리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모든 일에는 Learning Curve 가 존재하기에 조금 더 젊은 나이에 실수를 하고 실패를 경험해 보는 것이, 그로부터 배운 것을 바탕으로 여러 번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을 유지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실천하는 것에 대해 늦은 때란 없다.  마음속으로 진심으로 동기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한국에 가면 꼭 한번 방문해서 대박을 기원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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