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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스로 Oct 25. 2022

나비 손님

스스로 프로젝트 1탄

날씨의 온도가 확 떨어진 날이었다. 아이와 길을 가다가, 길가에 쓰러진 나비 한 마리를 만났다. 아이의 부탁에, 죽은 나비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표본으로 만들기 위해, 잠시 베란다에 둔 나비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가 나비에게 얼른 꿀물을 가져다주었다.

나비는 곧 대롱을 뻗어, 꿀물을 마시고 날갯짓을 시작했다. 나비는 주황색의 메리골드 꽃 끝에 매달려, 가만가만 날개를 접었다가 폈다. 그 몸짓이 얼마나 우아한지, 난 나비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아이와 나는, 나비 손님이 보고 싶어, 베란다 앞에 자리를 잡고 았다. 나비는 몸이 성치 않았다. 다리가 4, 꼬리 쪽도 멀쩡하지 않았다. 날갯짓은 하지만, 날지 못했다. 잠시 위로 뛰어오를 때만, 아름다운 날개를 사용할 , 다른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지 못했다. 내가 소리를 내면, 나비가 반응을 하고, 우리 곁에 다가와주었다. 나비는    사정이 있는 여인처럼, 말을 걸어오는  같았다. 다음 , 나비를 찾으니 여전히 메리골드  사이에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나비는 여전히 날지 못했다. 나비는 활짝 열린 창문으로 날아가지 못했다. 


나는 나비를 집에서 돌보고 싶어졌다. 반려 나비로  돌보고 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는 어서 나비를 밖에 풀어주자고 말했다. 나는 아이에게 살아있는 자연을 돌보는 마음을, 늘 강조하며 가르쳤다. ‘자연을 가두어 키우지 않는다!’ 내가  말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했다.


 나비를 꽃잎에 놓아주었다. 나비가  잎이 무성한 수풀 사이로 몸을 숨기며 들어갔다. 나비가 날개를 펼쳐 훨훨 날아가 주기를 바라며, 계속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수풀 사이에 앉아있었다. 나비의 한살이는 매우 짧다. 봄에 태어나서 마음껏 꽃들 사이를 날아다니며 춤을 춘다. 추운 거울이 오면, 나비의 삶은 끝이 난다. 슬픈 마음이 몰려왔지만, 나비가 자연에서 생을 맞이하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별인사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 베란다로 향했다. 나비가 머문 메리골드   자리를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다.@김스스로 ( 쓰는 게으름 불태우기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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