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sound에서 서포터즈를 모집하는데 응모해서 선정이 되었고, 마스터링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었다. 제법 비싼 강의였는데 서포터즈가 된 덕분에 믹싱에 이어 마스터링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감사한 마음으로 강의를 들었고, 배우면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의 일부를 감상과 함께 적는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믹싱과 마스터링의 차이를 아는 사람이 많이 있을까 싶다. 레코딩을 하고 음원을 출시해본 사람이라면 경험으로 알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잘 모를 것 같다. 나도 이번에 강의를 통해 배우면서 믹싱과 마스터링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강의에서 믹싱과 마스터링은 요리와 플레이팅의 차이로 설명한다. 잘 준비된 재료를 요리로 만드는 것이 믹싱이고, 만든 요리를 보기 좋고 먹기 좋도록 플레이팅 하는 것이 마스터링이라는 것이다. 음악을 만들기 위해 여러 악기와 보컬을 녹음하고서, 개별 악기와 트랙의 다이내믹과 소리 주파수를 조정하고 트랙의 특성을 잘 조화시켜 밸런스를 잡는 것이 믹싱이고, 그렇게 믹싱 된 음악을 전체로서 아름답게 들리도록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마스터링이다.
한 곡만 하는 경우 믹싱과 마스터링의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러 곡을 한 음반에 수록할 경우 마스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음원 간의 다이내믹 차이, 톤의 차이 등이 발생해서음반내 곡들이 서로 정돈되지 않고 이질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음원을 동일선상에서 마스터링 하게 되면 음악의 장르나 특성과는 별개로 전체적으로 같은 색깔과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2. Modern Mastering의 의미
'Modern'이란 의미는 디지털이다. 과거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을 이제는 디지털 방식으로 시도하며 구현해볼 수 있는 것이 현 시대 마스터링의 특징이다. 패러럴 프로세싱, 스템 마스터링 등 여러 가지 기법들이 있고, 그러한 과정을 하나하나 진행하며 설명한다. 특히 패러렐 프로세싱은 음악의 원본은 그대로 둔 채 BUS를 통해 사본에 프로세싱하고 이 두 가지를 합쳐서 만드는 마스터링 방식이다. 접근하는 방식도 재미나지만 이렇게 작업하기 위한 섬세한 디테일까지 배울 수 있었다.
단지 디지털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의 편리함과 아날로그의 특색을 조합하는 방식의 마스터링도 가능하다.하이브리드 마스터링은 디지털로 만든 마스터링을 아날로그 하드웨어를 사용해서 더 풍성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하드웨어를 통과한 소리가 단순히 레벨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게 뉘앙스가 달라진다.
많이 쓰이는 iZotope의 Ozone9 활용법도 인상 깊었다. AI 마스터링으로 유명한 플러그인이지만 무조건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작업한 마스터링을 검사하는 검증의 툴로서 활용한다. 기술과 실력의 조화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좋은 접근인 것 같다.
3. Total Harmonics Distortion
마스터링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중 하나는 Total Harmonics Distortion (THD)이다. THD는 기본음을 제외한 모든 배음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전 고주파 왜곡'이라고도 한다. 음악에서 배음이 없으면 매우 건조한 소리가 난다. 이는 디지털 피아노의 음색과 그랜드 피아노의 음색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실제 피아노에서는 ‘도’를 눌러도 음향적으로 배음이 발생해 여러 피치의 소리가 섞여서 풍성한 느낌을 준다. 이에 비해 디지털 피아노는 해당 음의정확한 소리만을 재생할 뿐 풍성한 배음까지 표현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차이가 미세하지만 음악의 뉘앙스를 만드는요인이 된다.
예전에 아날로그로 음악을 만들 때는 자연스럽게 그러한 배음들이 섞였지만, 디지털로 음악을 만드는 시대에는 그런 배음을 플러그인을 통해 만들어준다. UAD V76 Preamp이나 Softube Harmonics 같은 플러그인이 THD를 만들어주는 플러그인이다. 물론 너무 과하면 듣기 싫은 소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히 THD를 컨트롤하는 것은 마스터링 단계에서 중요한 것 같다.
THD가 증가하면 게인이 커지면서 밸런스가 달라진다. 과한 에너지는 Surgical EQ를 통해 제어해준다. 이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음악 전체로서 풍성하고 듣기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디지털 마스터링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4. Mid-Side Mastering
Mid-Side 마스터링이란 용어를 예전에 어느 브런치에서 처음 접했었다. 읽으면서도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이 강의를 통해 확실히 이해하게 되었다.
보통 음악을 들으면 베이스나 드럼의 킥 같이 저음역대는 중간에서 소리가 난다고 느낀다. 반면 스테레오에서 피아노나 스트링 혹은 백보컬은 양 옆에 위치하는 것처럼 듣는다. Mid-side 프로세싱은 이렇게 중간에서 나는 소리와 양 옆에서 나는 소리를 구분해서 컨트롤하는 방식이다. 강좌에서는 UAD의 bx Digital V3 EQ를 사용해서 중심부의 저음역은 그대로 두고, 양 측면의 소리에 저음역을 덜어내어 좀 더 정돈된 스테레오 사운드를 만든다. 실제 프로세싱을 보니 이해가 된다. 재미나기도 하고, 디지털 프로세싱의 세계가 참 신기하다.
마치며
믹싱에 이어 마스터링까지 공부하니 정말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설명도 좋았고, 다양한 기법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내 음악을 함에 있어 믹싱과 마스터링의 기준점이 생겼다는 것이다. 좋은 기회를 주신 Ensound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은 분들께 이 강의를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