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함의 계절이 찾아왔다.
하루 종일 재채기를 한다.
엣췌췌-
하,하,하아아앗취.
콧물이 찔끔 나와 시원하게 코를 푼다.
코가 루돌프가 되었다.
공기가 건조해지면 몸이 알람을 울린다.
비상!비상! 건조!건조!
눈이 이유 없이 간지러워 하루 종일 비비고 있다.
눈과 코가 시뻘게져 있다.
주름이 늘어날까 모공이 늘어질까 바로바로 크림을 발라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고는 물을 원샷 한다.
꿀꺽꿀꺽꿀꺽, 키햐아-
선전에 나오는 연예인 표정도 한번 지어주고,
운동을 끝나고 마시는 달콤한 음료를 마신 사람처럼 소매로 입을 사악 닦아준다.
건조함을 막기 위해 마스크에 가습기에 오만 것들을 해봤지만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제일이다.
눈이 무척 간지러울 때 물 500ml를 천천히 야금야금 마시면 간지러움이 금세 좋아진다.
하지만 잘 안 먹혀.
좋은 걸 알지만 잘 손이 가질 않는다.
맹물은 자꾸 목구멍을 잠금 상태로 만든다.
그래서 아침마다 물을 끓인다.
오늘은 옥수수차 물, 내일은 보리차 물을.
참으로 수고스럽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면 물을 많이 마실 수 있다.
나의 고양이도 보리차 물을 좋아해서 주면 찹찹찹 거리며 먹는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럽다.
이제 점점 더 건조한 계절이 찾아올 것이기에 준비를 해야겠다.
가습기를 새로 사야 하는데 아직 정하지 못해 밤마다 수건 몇 개를 물에 적셔 널어두고 있다.
(가열식 가습기를 보고 있는데 제품도 워낙 많고 가전제품은 오래 사용하기에 고민이 길어진다.)
글을 쓰는데 또 코가 간질거리길래 바로 따뜻한 차 한 잔을 가져왔다.
감기가 유행할 테니 생강차도 만들어두면 좋을 것 같고 겨울에 유자차 한잔 마시지 않으면 섭섭할 것 같다.
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거라던데 대비를 단단히 해놓아야지.
이제 올해의 마지막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