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내 피부에서 광이 난다고 한다.
화장품을 바꿨는지 묻는다.
회사를 그만둬서 그래.
아니 나를 힘들게 하는 일과 사람이 없어서.
아니 힘들다고 생각하는 내 마음의 모남을 찾아내서.
아니 모든 것은 나의 마음속에서 만든 것임을 알게 돼서.
아니 그 마음이 내 안의 불안과 외로움으로 시작됨을 깨달아서.
아니 이제 외롭거나 불안하지 않아서 그저 모든 게 감사해서 그래.
이 모든 걸 말할 수 없기에,
'스트레스가 0이야!'이 한마디로 대신했다.
친구는 끄덕이며 '좋아 보여서 다행이야.' 말한다.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저 웃는다.
하지만 이젠 정말 감사하고 기쁜 일밖에 없어서 깔깔거린다.
나는 나의 지옥을 찾았고 대면했고 치열하게 싸웠고 오해를 풀고 안아주었다.
자그마한 오해가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쌓이고 쌓여 본질은 사라지고 알맹이 없는 것에 좌절과 무기력함으로 대응조차 할 수 없는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밤들을 안쓰러이 생각하며.
그런 추억을 가질 수 있는 것도 행복이라 감사하고 있다.
아직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이들이 많기에.
끝내고 평화를 찾은 난 아주 운이 좋은, 그저 매일 감사하는 삶을 사는 한 사람이다.
정말 잘했다고 나를 칭찬해 줘야지.
그리고 아직도 치열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야지.
너무 아프지 않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어둠 속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겠지만 그것은 동이 트기 전 제일 어두운 새벽임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칠흑 같은 어둠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며.
밖은 선선한 가을바람이 펄럭이며 마지막 매미가 힘을 쥐어짜고 있다.
야너두? 야나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