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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율하 Feb 19. 2022

SNS 괴물속에 갇혀버리다

SNS 괴물속에 갇혀버리다


몇 년 전 페이스북 아이디를 없앴다. 바로 전날 까지도 재밌게 글을 읽고 친구들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며 잘 즐기던 내가 페이스북 아이디를 없앤 이유는 딱 하나였다. 어느 순간 내가 찰나의 열등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엔 마냥 재밌게만 보이던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 부러움으로 바뀌고 내 일상과 비교를 하게 되면서 열등감이라는 감정이 느껴졌다. 그 이후에 한참 시간이 지나고 한참 유행이라는 인스타그램 가입하게 됐고 이 SNS는 지금도 이용 중이다.


© duonguyen, 출처 Unsplash


SNS의 순기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너무 잘 알고 있다. 홍보 효과도 좋고 내 일상을 기록하기에도 좋다. 재미있는 볼거리들도 많고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에게 조심스레 연락을 건네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연락 수단이다. 그만큼 요즘은 SNS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는 게 더 쉬운데 나는 이 SNS가 가끔 미소 짓는 괴물들로 느껴질 때가 있다. 내 일상을 잡아먹는 기분이다.


사람들은 작은 프레임 속에 내가 행복한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렇게 보여지는 프레임이 전부인 SNS 세상에서는 모두가 웃고 있고 행복하며 세상의 모든 것들을 잘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보통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특별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 열등감이라는 것이 나도 모르게 생겨난다. 그리고 그 열등감에 내 자존감은 잠식당한다. 모든 상황에서 불행의 시작은 남과의 비교인데 SNS는 그 타인과 비교를 하기에 너무 쉽다.


삶은 점점 평범해지고 그 평범함에 익숙해진다. 그런데 SNS를 통해 이 잔잔한 일상에 자극이 발생하면 평범함은 흐트러지고 마음은 흔들린다. 나는 나의 속도로 내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내가 50의 속도로 걷고 있을 때 내 옆에 30의 사람이 있다면 나는 빨리 뛰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내 옆에 90이 사람이 있다면 나는 한없이 느린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건 30의 사람도 아니고 90의 사람도 아니고 내가 50의 속도로 걷고 있다고 확실하게 내가 인지하고 중심을 잡는 것이다.


© gift_habeshaw, 출처 Unsplash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런 것 같다. 당연히 들 수 있는 이런 생각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는지 얼마나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잘 넘어가지는지 말이다. 몇 년 전 까기만 해도 그 찰나의 열등감을 견디지 못해 SNS를 닫아버렸다면 지금은 같은 감정을 느껴도 훨씬 더 감정을 잘 컨트롤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삶을 내 속도로 내 방향으로 잘 걸어가고 있다.’라고 자신을 스스로 토닥일 수 있다.


내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 열심히 살고 있는지 나 스스로 끊임없이 독려해야 한다. 보여지는 삶이 점점 커지는 요즘의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내 생각의 중심이 내가 될 수 있도록 집중 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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