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느낌 들 때 있지 않아? 심장을 한껏 달궈진 돌멩이가 꽉 메우고 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후끈한 열기가 몸 밖에서까지 느껴지는, 한걸음씩 옮길 때마다 돌멩이가 이쪽저쪽 중심 없이 기울어져서 심장이 쿵쿵 울리는 느낌. 우리는 가슴에 ‘불안 돌멩이’를 안고 사는 것 같아.
우리가 불안한 건 어쩌면 우리 속의 여러 감정들이 저마다 자신의 색을 활발하게 보여주기 때문인지도 몰라. 감정들의 활발한 에너지가 넘쳐 흘러 이 감정과 저 감정이 헷갈려서 불안한 게 아닐까? 불안의 색은 새카만 검정색처럼 보이지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그시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색들을 만날 수 있어.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도 있고, 로맨틱한 분홍과 순수한 하양도 빼놓을 수 없지. 이렇게 곱디고운 색들이 한데 얽혀서 아쉽게도 검정빛만을 내는 거야.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감정을 감추고, 억누르고,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배워서 웃음, 행복, 고독, 사랑과 같은 많은 감정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나는 슬퍼, 나는 불안해.” 라고 속단하며 살고 있어.
나는 내 마음이 내는 감정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공간, 마음껏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감정 표현에 서툰 어른들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소리 내고, 아이들은 나 자신이라는 둘도 없는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공간! 이름하여 <마음상점>!
나의 하루는 고소한 도넛을 굽는 것으로 시작될 거야. 튀겨서 기름 잔뜩 머금은 느끼한 도넛 말고 오븐에 구운 건강하고 노릇노릇한 링도넛! 도넛이 구워지면 도넛 위에 하얀 눈처럼 부드러운 바닐라초코크림 옷을 살포시 입히고, 도넛 중간의 구멍에는 달콤한 수제잼을 가득 채우는 거지. 특별히 수제잼은 도넛을 먹을 사람이 그날의 기분대로 고를 수 있어. 사랑과 열정이 필요한 사람은 상큼한 빨간 체리잼을, 행복과 웃음이 필요한 사람은 은은하게 달콤한 주황의 살구잼을, 생동과 다독임이 필요한 사람은 새콤하고 싱그러운 초록의 청포도잼을 채울 수 있어.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 촉촉하고 담백한 도넛을, 향긋한 과일 덩어리가 아삭하게 씹히는 수제잼에 푸욱 찍어서 한입 가득 베어 물면! 심장까지 달큰해져서 꽁꽁 묵혀왔던 걱정과 불안들이 사르르 사라질 것 같지 않아? 거기에 어른들은 구수한 커피를, 아이들은 고소한 두유를 더하면 금상첨화!
또 취향에 따라서 종이 냄새 가득한 책을 읽거나, 마당에 나가서 뛰어놀 수도 있어. 마당에는 폭신한 초록 잔디가 깔려 있고, 몸을 맡겨 맘껏 하늘바라기 할 수 있는 빈백의자와 아이들에게 나만의 아지트가 되어 줄 A모양의 인디언 텐트도 놓을 거야.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풍겨오는 상큼한 풀냄새를 맡다 보면 흔들리던 마음이 어느새 차분해지고 나에게 충만한 감정이 무엇인지, 나에게 필요한 감정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될 거야.
사람은 누구나 불안을 안고 살아. 작가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이라는 책에서 “우리의 삶은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 다시 그것들을 떨쳐내는 과정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라고 했어. 우리의 삶은 온통 불안 덩어리야.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하나가 생기지. 잘 닦인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옆 차가 무리하게 끼어들진 않을까? 앞 차가 급정거를 하진 않을까? 도로가 순식간에 싱크홀이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들로 불안하고 걱정되는데 인생이라는 긴긴 길을 달리면서 불안하지 않은 게 이상하지.
그러니까 우리, 우리가 가진 밝고 화사한 빛깔들을 놓치지 말자. 불안이라는 어둡고 칙칙한 감정에 가려져서 우리의 마음이 온통 검정으로만 보여지는 속임수에 속지 말자. 우린 지금보다 더 사랑할 수 있고, 지금보다 더 웃을 수 있고, 지금보다 더 즐길 수 있어. 불안에 발목 잡혀서 아까운 청춘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
어때? <마음상점>에 오고 싶지? 우리가 가진 마음의 색은 무궁무진해. <마음상점>에서 우리 같이 마음껏 꺼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