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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A Apr 21. 2020

조직개발 컨설턴트의 BOOK CASE
#애자일 리더십

군대, 어쩌면 가장 애자일해야 하는 조직


7000명의 군인을 '원팀'으로 만든 

스탠리 매크리스털(Stanley McChrystal) 장군의 애자일 리더십


7000명의 군인은 원팀으로 만든 매크리스털의 애자일 리더십

#1. 상황

스탠리 매크리스털(Stanley McChrystal) 장군이 이끄는 미육군 기동부대는 최첨단 기술은 물론 야간 투시경, 드론 등과 같은 첨단 감시장비 등을 보유한 막강한 부대였다. 또한, 특수작전 역사상 가장 혹독한 훈련을 받았으며 이라크에서 마주한 것과 똑같은 상황 및 전쟁에 수십 년 동안 대비해온 부대였다. 이 천하무적 같은 기동부대를 이길 수 있는 부대는 없어 보였다. 이 부대와 전쟁을 치르게 된 이슬람 극단주의자 수니파는 첨단기술은 커녕 원시적인 사제 무기만을 가지고 있었고 훈련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 장군은 자신의 부대가 당연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수니파 폭도들에게 형편없이 당하며 곤두박질 치고 있었고, 상황은 점점 악화 되었다.

#1. 상황 : 막강한 기동부대가 원시적인 수니파 폭도들에게 밀리고 있었다.

#2. 문제 진단

매크리스털 장군은 어떻게 그런 형편없는 오합지졸들이 자신의 부대를 이길 수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곰곰히 생각한 결과, 장군은 패배할 수 밖에 없는 두 가지 원인을 발견했다.  

#2. 문제 진단 :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느린 의사결정과 팀간 사일로 현상

그 중 하나는, 수니파의 폭도들은 유연한 네트워크처럼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는 반면, 자신이 이끄는 기동부대는 첨단 장비를 보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시각각 바뀌는 전시상황에서 너무나도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장 상황을 더 잘 아는 팀이 직접 결정하는게 훨씬 나은 문제들 마저도 장군이 직접 결정하고 승인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자문했다. 

"왜 내가 결정을 내리고 있는걸까?"

"나는 팀에 무슨 기여를 하고 있는걸까?"


문제의 발견 첫번째, 느린 의사결정

계획이 아무리 완벽했어도 실행에 옮길 땐 이미 뒷북인 경우도 많았다. 계획을 수립하고 승인하는 동안 상황은 급변했고 이미 계획한 내용을 실행에 옮길 무렵, 그 계획은 이미 무용지물이었다.


문제의 발견 두번째, 팀간 SILO현상

각 씰(SEAL)마다 본인의 분대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즉, 나 말고는 형편없는 존재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들은 자신만의 사일로(SILO)에서 혼자만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모든 분대가 같은 구역에 거주하고 있었음에도 타 부대와의 교류가 거의 없었다. '승리'라는 동일한 목표를 추구했음에도 서로를 경계하며 접근을 제한했다. 일부는 다른 체육관을 이용했고, 계획 구역에 타 부대의 접근을 제한했다. 물리적으로는 아주 가까이 거주했지만 서로가 우월하다는 편견으로 자원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3. 문제 해결

매크리스털 장군은 두 가지의 문제를 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밀 유지, 승인 체계, 내부 경쟁과 같은 기존 관행"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려면 "꼭 알아야 하는 사람"으로 정보를 한정하던 원칙을 버리고 "모두가 정보를 알게끔" 만드는 동시 "팀 내에 팀"을 만드는 것의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한다. 즉, 장군은 애자일의 "네트워크 법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 3. 문제 해결 : 네트워크의 법칙 "팀 내에 팀" 

KEY1. 열린 공간/ 주요 구성원을 동일한 물리적 공간에 한데 모으는 것

매크리스털 장군은 발라드(임시명령센터)를 주요 구성원들을 한데 모으는 공간으로 설정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아이디어가 불규칙하게 흘러가는 곳으로 형성되기를 원했다. 이런 환경 및 공간에서 정보가 수평으로 흐르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며 구성원들에게 주도권과 의사결정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방 안에 있는 누구든 직급과 상관없이 스크린을 올려다보기만 하면 어떤 요인들이 현재 진행 중인 임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즉시 알 수 있었다. 병사들은 맡은 역할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리가 배치되었다. 현 작전에 필요한 실시간 정보를 다루는 병사들은 기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장자리에 배정되었다. 그리고 누구라도 방 안을 자유로이 오가며 얼굴을 마주 보고 신속히 업무를 조율 할 수 있었다


KEY2. 열린 소통의 장/ 매일 한 두시간씩의 브리핑 세션 진행

매크리스털 장군의 일일 브리핑 세션에서는 누구나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고, 다양한 행동들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며,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전자장비를 연결하여 협력기관의 유닛들 역시 브리핑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모든 계급의 병사들이 매일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 브리핑을 통해 성공에 필요한 유연한 의사소통과 협력을 극적으로 구현했다.

지도자들은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고 선택에 반영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어떤 결정을 내리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었다.


KEY3. 의사결정권과 주인의식 부여

매크리스털 장군은 의사결정권을 가장 낮은 직급 단위로 낮추었다. 그는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손을 떼다시피 했고, "작전을 직접 실행할 사람"이 즉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매크리스털은 가급적 부하들의 판단을 존중해주었다. 그 결과, 병사들은 상부의 승인 없이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의 신뢰를 형성하게 되었다. 병사들의 실수로 문제가 생겼을 때도, 병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 대신 병사들이 서로 책임질 수 있도록 도왔다.


KEY4. 팀원 교환 / 팀당 한명을 6개월 동안 다른 부서로 배정

생명과 결부되는 전시 상황에서는 부대원들의 끈끈한 유대감과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대마다 팀 훈련 방식이 달랐고, 부대원들이 변하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이 존재했다. 그러나, 장군은 사일로 현상을 완화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흡수하는 장치로 팀당 한명을 다른 부서로 배정시켰다. 모든 부대는 즉각 반발했지만, 매크리스털 장군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장군은 각 부대에서 최고의 인재를 선발해 타 부서와의 교환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이런 최고의 인재들 중 상당수는 소통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이었고,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하는 촉진자로서 빛을 발했다.


KEY5. 지도자에 대한 인식 변화 / 텃밭 관리인으로서의 리더

매크리스털 장군은 효과적인 리더십을 텃밭 가꾸기에 비유한다. 

군사작전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통제보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조직을 연결해 정보를 교환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현명한 자율성"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개달았다. 조직구조상 완전한 자율성은 불가능했지만 부대 전체에 "공유 의식"이 끊임 없이 흐르게 하고, 구성원들이 상호 협력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었다.


그렇게 매크리스털 장군은 영웅적인 지도자에서 겸손한 텃밭 관리인으로 탈바꿈했다.


스티븐 데닝의 애자일 책의 CASE 중 일부를 발췌하여 비주얼로 시각화 하였음_VISUAL THINKER

이와 같이 매크리스털 장군은 "네트워크의 법칙"을 실행하면서 정보 흐름과 의사결정 속도를 강화시켰다. 

기동부대는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변화무쌍한 적을 제압하는 법을 배워나갔다.


#4. 조직개발 컨설턴트의 메시지

그 어떤 조직보다 수직적이고, 승인 절차가 복잡할 거라 생각한 군대가 네트워크의 법칙을 실행했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 그러나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연결과 자율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반면,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조직은 어떠한가?

마찬가지로 시장이 급변하고, 고객이 진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어쩌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수직 체계 속에서 '부분의 정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 않는가?


얼마전 대기업과 신제품 개발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들과 3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을 발견했다.

팀별로 취득한 정보를 팀간 공유하지 않아, 의견을 빠르게 종합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또한, 팀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제품의 개선 속도가 현저히 느렸다. 

급변하는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기엔 의사결정 단계가 매우 복잡하고 느렸다. 그렇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는 중 유사한 상품이 시장에서는 계속 쏟아져 나오는 안타까운 상황도 벌어졌다.


우리는 팀간 사일로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팀간 정보 공유 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을 권장하였고, 급변하는 시장을 체감하여 빠르게 상황을 대응할 수 있도록 고객과의 접점현장에 자주 나가볼 것을 제안했다. 추가로 민첩한 변화 속 신속한 결정을 위한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단축을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조직들이 매우 많은 것이 현실이다. 

가장 빠른 변화는 '리더'로부터 시작할 수 있으니, 매크리스털 장군의 지혜에서 힌트를 얻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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