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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로서 내 삶을 중간정리하다

모 유튜브 채널 담당자에게 받은 질문에 답하다

by 하리하리

프리랜서 일을 전업으로 택한 지 3년이 다 되가고 있는 상황에서 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작년 겨울에 아버지를 다시 만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보다 키가 큰 아버지의 나이 든 모습이 괜스레 너무 안타까웠다. 이제 아버지도, 어머니도 노후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노후까지 부모님께서 일하시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어제는 아버지의 생신이었다. 그 사이에도 매주 찾아가기는 했지만, 생신을 맞이해서 찾아갔고, 아버지께 소정의 용돈도 드렸다. 그 전에도 회사를 다니면서 하기는 생신을 챙겨드리기는 했지만, 요번에는 좀 느낌이 달랐다. 아들이 프리랜서로서 제대로 밥벌이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전보다 두둑하게 용돈을 드렸다(그것도 자발적으로). 그 진심이 느껴져서인가? 아버지께서 갑자기 눈물을 보이셨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까 괜스레 더 미안한 맘이 많이 들었다. 사실 아버지와의 화해에 대해서는 따로 글로 남기고자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번에 글을 따로 쓰게 됐다.


이렇게 프리랜서로서 나름의 자리를 잡아가는 이 시기에 모 유튜브 채널에서 인터뷰 제의가 들어왔다. 주제는 '프리랜서로서의 삶'이다. 그 분이 미리 뽑아주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달다가 이걸 그냥 날리기 싫어서 간단한 글을 남기며 내용을 기록해 두려 한다. 이걸 보시는 많은 직장인, 예비 직장인들이 자신들만의 삶을 개척하고, 행복에 능동적으로 가까워지는 삶을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영상은 나오면, 따로 밑에 수정 첨부할게요). 하리하리가 지금에 이른 과정은 하리하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brunch.co.kr) 이 글을 보면, 잘 나와있다. 참고로 여기 영상에도 나 나온다. ( 장성규 사직서 쓰다? (feat. 성지순례하세요) | 뉴스페이스 5화 - YouTube )


1. 직장 퇴사 이유 (WHY 퇴사? 이직이 아닌 프리랜서 선택 이유)


원래 이 일을 계속 해 왔어요. 2015년에 취업 카페에 저의 합격후기를 올렸는데, 그걸 보고, 저에게 연락이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LG뽕(엘뽕)이 셌기 때문에 이걸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1도 안 했고, 과외 식으로 하자고 했어요. 그 친구가 녹십자에 가면서 재미를 느꼈어요. 그 전에도 수능을 4번 보고 어렵게 고대에 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교육업에 어느 정도 뜻이 있었다 보니 더 시너지가 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 이 일이 기존의 구매회사 영업관리보다 더 맞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B2B 비즈니스다 보니 월말마다 정산을 잘 해야 했고, 꼼꼼함은 필수였거든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 일은 재미있었고요. 결정적으로 2018년 4월에 제가 퇴사를 했는데, 2017년 9월(하반기가 열리는 메인 시기)에 이 일로만 매출이 500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아, 해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퇴사해서 이 일을 전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하는 동안에도 다른 회사에 원서를 넣거나 큰 취업학원에 강사로 지원하는 등의 시도를 했지만, 프리 성향이 강해서인지 저를 뽑아주지 않더라구요 ㅜㅜ


2. 퇴사 직후 느낀 점 (천국? 지옥?)

쉽지 않았습니다. 4월에 퇴사를 했고, 퇴직금이랑 차 판 돈을 갖고 버티면 9월 이후에는 괜찮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사라진 상태에서 생존이 무조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돈을 벌지 못하면 느끼는 압박감, 월말에 적자가 아닌 흑자로 마무리해야만 한다는 생각도 저를 옥죄었습니다. 그런 모든 과정을 지나고 작년 9월 이후로 조금은 안정감이 생겼습니다. 정리하면 지옥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기 때문에 버텼고, 지금은 당연히 전보다 더 낫습니다.


3. 프리랜서로서 현재 만족도

2번 질문이랑 연결이 되겠네요. 저는 만족도 100% 이상입니다. 불안정한 수익(매출)의 터널은 어느 정도 지났고요. 아프거나 컨디션 저조하면 좀 더 오래 잘 수 있고요(사실 이 자는 게 생각보다 진짜 큽니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엄청 천천히 먹는 것, 평일 오후 사람들이 엄청 뜸한 길가나 카페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제가 이 선택을 한 걸 후회하지 않게 만듭니다.


4. 직장인 장점 3개 (직장이 그리운 순간 TOP3)

-. 안정적 월급

-.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외로움

-. 그 외에는 딱히?


5.. 프리랜서 장점 ( = 직장인 단점 / 제 기준, 위에서 말했지만, 반복)

-. 잠 많이 자는 것(이게 제일 큼)

-. 돈은 확실히 더 벌 수 있고.
-. 식사 여유있게, 카페 여유있게 이용하는 것 등


6. 다시 사회초년생이 된다면 어떤 직장에 들어가고 싶은지? 어떤 직장인이 될 것인지? (취준생에게 추천하는 기업 / + 근무 태도)

-. 제 커리어/꿈/지향점 등을 찾아줄 수 있는 직장

-. 직장 안에서 나의 역할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는지?
-. 내 강점을 극대화시켜 줄 수 있는 일을 주는 직장인지?


7. 본인과 같이 홀로서기를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 인간은 결국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자기 가치를 어떤 식으로든 증명해야 합니다. 그게 직장 안에서일 수도 있고, 직장 밖에서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 그리고 행복이란 단어를 가벼이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에 대해 잊고 삽니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그 행복이 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옷을 입고 행복하게 훨훨 날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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