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김윤희 &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
[미디어 Q]는 홍보 담당자에게 가장 가깝고도 먼 관계인 언론사 기자를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주로 IT 기자를 만나지만 가끔 그 범위를 벗어날 때도 있습니다. 미디어 지형과 환경, 평소 기자에게 궁금했던 내용들을 질문하고, 홍보 담당자가 언론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전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기자와 홍보 담당자가 서로의 환경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대뜸 고백부터 하나 하자면, 마녀는 요즘 한참 연배가 어린 사람들을 만나면 걱정부터 앞서곤 합니다.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자칫 꼰대처럼 보이지는 않을지 별 걱정을 사서 하죠. 기자를 만날 때는 더 그렇습니다. 연차가 쌓이다 보니 MZ세대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데, 가끔 무슨 자수라도 하는 사람처럼,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 "란 말로 대화의 포문을 열 때가 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죠. 마치 자동문이 열리듯 그렇게 되니 참 나쁜 버릇입니다.
그 버릇이 완전히 고쳐진 건 아닙니다만, 몇몇 MZ세대 기자한테 혼구녕(?)이 난 이후로는 조금씩 개선을 하고 있습니다. 진짜 혼을 낸 기자도 있기는 했습니다만(하하하), 모두 격려였죠. "나이차 잘 못 느낀다. 또, 설령 나이차를 느낀 들 무슨 상관이냐. 그런 말은 하지 마라." 그러게요.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우문'에 '현답'을 해준 기자들 덕에 마음이 편안해졌죠. 배려받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마녀도 배려를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배려를 받으니 배려로 화답하는 상호작용이 절로 일어날 수밖에요.
배려는 한자로 풀면 '짝처럼(配)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함(慮)'이에요. 다른 사람을 짝의 마음으로 생각함에는 다른 사람의 처지나 입장을 고려하고 공감하며 예의를 갖추는 등의 많은 것들이 포함될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MZ세대와의 대화에 살짝 주눅이 들었던 마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배려해준 바로 그 두 기자를 만났는데요. 역시나 [미디어 Q]를 진행하는 내내 홍보담당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전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마자 두 기자가 서로의 MBTI 유형을 물어보길래, 무슨 편견에서인지 쿨내 진동하는 톡톡 튀는 시간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그보다는 자신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지, 어떤 말을 해야 잘 전달이 될지 신중의 신중을 거듭하는 모습에서 '이분들 [미디어 Q]에 진심이네'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 이 시간을 배려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고대 그리스 극작가 메난드로스는 ‘마음을 자극하는 유일한 사랑의 영약은 진심에서 오는 배려다'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지디넷코리아의 김윤희 기자와 바이라인네트워크의 홍하나 기자의 진심에서 오는 배려는 마녀의 마음을 자극하는 영약이었죠.
Q. 우선 두 분 경력 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 김) 네. 저는 2017년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인터넷, 통신, 보안, SW 분야를 출입했는데, 현재는 지디넷코리아에서 보안 분야 위주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 홍) 저는 올해로 6년 차네요. 보안, SW, 포털, 금융 분야 출입을 했고, 현재는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테크핀 분야를 중심으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Q.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 김) 제 기사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한 번은 단통법 개정안에 대해 취재를 하면서 해당 법안에 대해서 독자들이 놓치거나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다뤄 기사화한 적이 있었어요. 독자들의 찬반 반응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많은 댓글이 달렸었죠. 해당 법안에 대해 독자들의 인식을 불러일으키고 오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바로 잡을 수 있는 인식을 이끌어냈다는 피드백을 받아 당시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 홍) 저도 비슷한데요. 독자의 피드백만큼이나 큰 힘이 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독자의 진심 어린 피드백을 받는 건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최근에 테크핀 관련 기사를 보고 현업에 계신 IT 담당자가 이메일을 보내셨어요. 기사를 잘 봤다는 단순한 내용에 그치지 않고 매일 제 기사를 팀 전체가 보고 있고 도움을 받고 있다고 얘기를 해주시는 거예요. 특정 이슈에 대해 제가 어떤 각도로 기사를 쓸지 기대감도 있고, 또 같이 논의도 해보고 싶다는 얘기도 해주셨죠. 칭찬이셨겠지만, 팀 모두가 제 펜이라고 말씀을 해주시는 데, 하염없이 기사만 쓰는 일상에 단비 같은 격려가 되더라고요. 제 기사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고 도움이 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었던 감사한 팬레터였어요.(웃음)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일이 내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뿌듯할 것 같네요. 독자의 피드백이 기자를 춤추게 한다?! 뭐 이런 의미로 읽힙니다.
Q. 그럼 그 반면에 당황했다 거나 흑역사였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 김) 순간순간 많죠. 하하하. 한 번은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때 어떤 분께 12시에 뵙자고 미팅 요청을 드렸어요. 따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점심 약속으로 받아들이신 줄 알았는데, 1시가 다 되어갈 때까지 그분 회사에서 이야기만 하고 나온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도중에 “점심 드시면서 얘기하시죠”라고 했을 텐데,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 자연스럽게 대처하지 못하고 속으론 당황하다 미팅을 마쳤죠. 그 뒤로 한 동안 점심시간 미팅 잡을 땐 “식사하자”는 언급을 꼭 곁들였어요.
이런, 끼니를 걸으면서 열혈 취재를 하셨군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그게 왠지 약간 서글프더라고요. 낯선 곳에 가서 밥때에 밥도 못 먹고 열심히 일했는데 누구 하나 ‘밥은 먹었냐’고 물어봐 주는 사람이 없으니 근처 눈에 보이는 분식집에서 비빔밥 하나 시켜놓고 ‘내가 이러려고 일을 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네요. 하하하. 지금 생각하면 추억인데, 그때는 서러웠던 것 같아요.
Q. 직업으로써 기자인 걸 후회하신 적이 있나요?
- 김) 아뇨. 후회해 본 적은 없어요. 아직은.(웃음)
- 홍) 저도 없어요.
와~ 뭔가 사명감이 느껴지는데요. 저는 주니어 때 늘 도망갈 궁리만 하고 다른 길은 없나 생각했거든요. 두 분 존경합니다. 하하하. 그래서 드리는 질문인데,
Q. 나에게 기자란?
- 홍) 직업이다. 직업이니까 충실하게 해야 한다 생각해요. 제 대답이 너무 단조로운가요?(웃음) 한 단어로 말씀을 드리자면 기자는 저에게 '희로애락' 같은 직업 같아요. 어떨 때는 저를 웃게 하고 울게도 하고 화나게도 하거든요. 하루에도 이러한 감정이 여러 차례 들 때도 있고요. 참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직업인 것 같아서 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아요.
- 김) 인생의 전환점이다. 저는 돌아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학교 다닐 때는 깊고 좁은 인간관계였거든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많이 돌아다니게 됐고, 성격도 바뀌었어요. 무엇보다 배우는 게 정말 너무 많아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을 산다고들 하잖아요. 기자는, 최소한 저는 그런 것 같지 않아요. 그때그때 순간순간 기운이 안 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지루하지는 않거든요. ‘이렇게 계속 살게 되는구나’하는 자조적인 생각은 안 해봤어요.
Q. 다양한 분야를 취재해 왔는데, 만약 기자가 안됐다면 '이런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한 분야가 있을까요?
- 홍) 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너무 지금 하는 일에만 충실한가 봐요. 하하하
- 김) 저는 콘텐츠를 아주 좋아해요. 만약 기자가 안됐다면 웹툰 회사에서 콘텐츠 해외 유통과 마케팅 일을 해보고 싶었을 것 같아요. 그쪽에서 일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재미있어 보이거든요.
Q. 기업 홍보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많을 텐데, '이런 홍보 좋아요 Top 3'를 꼽는다면?
- 김&홍) 첫 째는 속도.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할 때가 많은데 피드백이 느리면 곤란할 때가 많아요. 오래 걸리면 걸린다고 피드백을 해주시는 게 제일 좋아요.
두 번째는 홍보 담당자든 기업 내부에서 기업 및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이 커뮤니케이션을 해주면 효과적이에요. 이슈나 정책 등 업계 평가나 코멘트를 해주실 분이 기자에게는 늘 도움이 되거든요.
세 번째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매너를 지켜주시고 센스를 발휘해 주시면 기업에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인상 깊었던 홍보 담당자나 홍보 사례가 있다면?
홍) 한 홍보 담당자 얘기인데요. 그분은 뭔가 회사와 일심동체란 느낌이 들 정도로 눈빛부터 언행에 회사에 대한 애정이 물씬 풍기는 분이었어요. 회사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건 기본이고 산업 이해도가 높아서 여러모로 취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주시더라고요. 임원급 홍보 담당자이시긴 했는데 일과 자신을 동일시하시는 건가 싶을 정도로 열정적이어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Q. 기자 입장에서 홍보 담당자가 알아두면 쓸데 많은 정보가 있을까요?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있다면 나눠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 서로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기자도 홍보 담당자도 업무 시간을 쪼개서 미팅도 하고 취재도 하는 건데, 간혹 시간 때우기식으로 미팅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시간을 버리게 되면 공허한 생각이 들어요. 기업에서는 새로운 소식이 없더라도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니까 비즈니스 동향이나 업계 동향 등 소식을 준비해서 서로의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미팅을 준비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또 간혹 어떤 분들은 보도자료를 배포해놓고 서술된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면 무슨 뜻인지 설명을 해주지 못하는 분들이 있어요. 용어나 표현 같은 간단한 질문에도 ‘해당 부서에 물어볼게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최소한 보도자료 관련 내용에서만큼은 담당자들이 파악을 하고 있다가 대응을 해주시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본인이 썼는데 무슨 뜻인지, 관련 내용을 모르고 있다면 저도 해당 기업에 대해 알아볼 의욕이 떨어지더라고요.
끝으로 사진이 없으면 로고 등 이미지를 활용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요즘 미디어 환경을 이해하는 홍보 담당자라면 이미지를 활용했을 때 알고리즘에 걸리는 가능성이나 매체 톱 화면에 걸릴 때도 유용하다는 걸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 홍) 사소하지만 메일에 보도자료 내용을 삽입해 보내주시는 것도 팁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간혹 첨부 파일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첨부 파일과는 별개로 메일 본문에 내용을 붙여 주시면 기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또 어떤 기사든 항상 사진이 들어가야 하는데요. B2B 기업의 경우 주로 하드웨어나 솔루션이 주력 제품이라 사진을 첨부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가끔 있더라고요. 이때 회사 로고도 좋지만 회사의 전경이나 로고가 있는 사무실 내부 등의 사진도 기사에 넣기 좋으니 첨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김&홍) 저희가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홍보 담당자들이 수많은 매체를 상대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으실 거라 생각해요. 담당자분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는 일일 수 있겠지만,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대놓고 매체 차별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최소한의 매너를 지켜주시면 서로 상처 주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대놓고 매체 차별이라. 종종 기자들에게 듣는 얘기라 처음에는 같은 홍보담당자로서 많이 놀랐는데, 그런 일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많이 반성한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저마다 사정이 있어 뭐라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서로 소통하면서 지킬 예의는 지키는 게 관계의 기본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될 일인데, 가끔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Q. 커뮤니케이션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커뮤니케이션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라고 보나요?
- 홍) 방금 나눈 이야기지만, 매너가 중요한 것 같아요. 톤 앤 매너라고 하죠. 기본적으로 톤 앤 매너가 좋은 분께는 호감이 가는 것 같아요. 저도 더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편하게 연락을 드릴 수 있어요. 저 또한 커뮤니케이션 시 톤 앤 매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 김) 사람한테는 기본적으로 감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부정적인 감정 상태일 때 상대에게 그 감정을 표현하면서 부정적 감정을 전파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일상적인 짜증이 어조에 묻어나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고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감정을 조절한 톤 앤 매너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연말이라 시즌에 맞는 취재 아이템이 필요하실 것 같은데, 홍보 담당자와 협업하면 좋을만한 아이템이 있다면?
- 김) 연말이 아니더라도 아이템은 늘 필요합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많이 제안해 주세요. 하하하. 예전에 스타트업 취재를 할 당시, 명절이 다가올 때였는데, 한 스타트업 홍보 담당자가 자사의 외국인 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스타트업에 다니는 외국인 분들을 섭외해 인터뷰를 주선하신 적이 있어요. 모두 한복을 입고 오셔서 이색적이었고 재미있게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 홍) 저도 특정 시즌에 필요한 아이템이라기보다, 평소 미팅에서 제가 취재하는 분야에 대해 했던 말들을 기억해 주고, 그런 내용들을 나중에 인터뷰로 연결해 주었을 때 많이 도움도 되고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기자가 관심을 가지고 집중 취재하는 부분들이 있으니 평소에 그런 부분들을 파악해 두었다가 아이템으로 제안을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Q. 그렇다면 요즘 관심 있는 분야는? 일과 개인적 측면으로 나눠 얘기한다면?
- 홍) 우선 일로는 제가 금융 IT분야, 특히 테크핀을 중점으로 취재를 하다 보니 테크핀 분야가 관심이 많고요. 개인적으로는 제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 대해 요즘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내 마음을 알아야지 앞으로 세상의 모든 일을 바로 알 것 같고, 모두의 관심사를 제대로 파악할 것 같아서요.
- 김) 일적으로는 메타버스에 관심이 큽니다. 취재 요구가 커지고 있기도 하고 업계의 메타버스 지원 기술 준비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전 요즘 여자 배구에 푹 빠져있는데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여자 배구 경기를 틈틈이 찾아보고, 경기를 보면서 스포츠 정신에 대해 생각을 합니다. 키가 크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주특기를 찾아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을 보면 너무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Q. 여자 배구 너무 멋지죠. 도쿄 올림픽 이후로 그 진가와 인기가 정말 커진 것 같아요. 관련 콘텐츠도 많이 늘어난 것 같고요. 기업들도 매력적인 콘텐츠를 생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두 분 생각에 요즘 ‘이 기업 콘텐츠 좋더라’하고 느끼는 곳이 있을까요?
- 홍) 많은 기업들이 있는데, 음, 지금 떠오르는 곳은 토스에서 콘텐츠를 정말 많이 생산하는 것 같아요. 내부 인터뷰 내용부터 업계 동향, 해외 동향, 설문조사 자료 등 좋은 콘텐츠를 자사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고 있더군요. 가끔 보면서 질적인 면에서도 좋고 토스만의 색깔이 잘 담겨 있어 아이템이 좋은 콘텐츠가 많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Q. B2B 기업은 어떤가요? B2B 기업의 콘텐츠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게 있었다면?
- 김) 최근에 본 기사 내용 중 하나가 기억나는데요. 기업의 AI 윤리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인공지능(AI) 전문기업인 솔트룩스 연구진의 연구 결과 내용과 코멘트가 활용되었어요. 5살 정도 정도 지능을 가진 AI 1, 2에 8주간 각각 LG유플러스의 키즈 콘텐츠와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을 무작위로 보여줬더니, 유튜브를 시청한 AI의 대화법이 퉁명스럽고 짜증을 내는 신조어 표현들을 사용했다며, 두 AI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은 학습 데이터가 달랐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고객사의 상품과 자사의 AI 기술력까지 간접적이지만 효과적으로 잘 드러낸 일석이조의 콘텐츠라고 생각했어요.
Q. 일각에서는 ‘B2B 기업의 콘텐츠는 어렵다’, ‘홍보나 마케팅에 투자를 잘 안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 홍) 한 B2B 기업의 기술 담당자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배석한 홍보 담당자가 인터뷰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중간중간 어려운 전문 용어를 쉽고 적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인터뷰 후에도 내용을 잘 정리해 보내주었어요. 취재 내용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이처럼 B2B 기업에서도 협업하면 얼마든지 쉽고 유용한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좋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 인터뷰나 홍보 니즈가 없을 때 의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고객사 이슈가 많아서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 보면 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 김) 적극적으로 잘하는 기업도 많아서 단정 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선배들로부터 들어보면 과거에 비해 업계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업계 동향 및 기술에 대한 스터디 활동은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너무 빠르게 전문적으로 변하는 시장과 기술이 많기 때문에 기자 혼자서 취재해 나가기 어려운 분야가 많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런 흐름에 대해 기자들과 함께 논의도 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종종 갖는 다면 업계 차원에서 좋은 홍보 활동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오래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인간적으로 친구 하고 싶은 홍보 담당자도 있지 않나요?
- 김) 자기 업무에 충실한 사람, 자기 일을 잘해보고 싶다는 분들을 만나면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기본적으로 신뢰가 생기니까요. 업무 얘기가 잘 되면 잘 통하게 되고, 연령대가 비슷하면 진로라든지 삶의 방향이라든지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친구로도 발전할 수가 있죠. 그러니까 전제는 본업에 충실한 사람인 것 같아요.
- 홍) 한 분이 떠오르는데요. 옆집 언니처럼 사람을 편하게 해 주고 센스도 넘치는 분이에요. 사담 한번 나눈 적이 없었는데, 인터뷰가 연결돼서 취재차 처음 만났는데 너무 편하게 해 주시는 거예요. 제삼자가 보고는 원래 친한 사이인 줄 알았다는 얘기까지 들었어요. 덕분에 인터뷰를 편하게 잘하고 돌아왔습니다. 인성도 좋고 업무 센스도 좋은 분들한테는 늘 인간적 호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람 관계가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
Q. 나에게 홍보담당자란?
- 홍) 기업을 연결해 주는 큰 대문? 현관? 창문, 뒷문, 굴뚝 등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대문이나 현관문이 닫혀 있으면 다른 문으로 들어가는 게 편하거나 쉽지는 않잖아요. 하하하.
- 김) 기브 앤 테이크하는 사이. 그렇게 서로 인식하고 만나야 윈윈 하는 관계가 된다고 생각해요.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만나면 윈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1년 차 때로 돌아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김) 우선은 “비트코인을 사라” 하하하. 그리고 중요한 또 하나. “제발 그때도 늦지 않다. 영어를 배워라” 지금 영어를 더 잘한다면 더 많은 일을 수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영어 사용할 기회가 늘어나는 데다 해외 현지 취재가 더 수월해질 테니까요.
- 홍) ‘네가 지금 하는 것들이 다 밑거름이 된다. 잘하고 있으니까 너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져’하고 말해주고 싶어요.
Q. 기자가 기자에게 한마디?
- 홍) 다양한 목소리를 듣자.
- 김) 건강하자.
Q. 곧 새해입니다. 2022년도 계획은?
- 김) 지난 5년 정도는 기자가 어떻게 기사를 쓰고 취재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습득하는 단계였다고 생각을 해요. 남들 보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나 하겠지만, 제 스스로는 느리더라도 필요한 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기본기를 다지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22년도에는 어떤 이슈를 따라가기보다 이슈에 대해 공부하고 먼저 발굴하고 쓰면서 다른 매체에서 따라 쓸 수 있게 노력을 해보려고 해요. ‘주요 관심사, 요새 이런 이슈가 뭐지?’ 이럴 때 주도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해박하게 쓰고 싶어요.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시도하는 해로 만들 계획이에요. 매해 나아지는 게 있다만 그걸로 족하거든요. 그리고 꼭 코로나19를 잘 극복해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홍) 건강 챙기면서 지금처럼 일하고 싶어요. 영상도 열심히 참여하고, 후배를 잘 가이드해서 저도 후배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후배가 너무 잘하고 있는데, 제 도움으로 더 성장하고 여유로워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그럴 수 있도록 22년에 노력하려고요. 그리고 독자도 많이 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하하.
책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에 보면 이런 말이 나와요. '부정적인 사람, 나의 에너지 도둑' 살다 보면 원치 않아도 우리는 종종 에너지 도둑을 만날 때가 있지요. 책에서는 '남의 감정까지 내가 감당할 의무는 없다'라고 얘기합니다. 관계에서 서로의 에너지 도둑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감정도 시간도 사람에게는 다 에너지라 내 거뿐만 아니라 타인의 것도 귀히 여기고 신중하게 여겨야 하죠. 안 그러면 감당할 이유도 의무도 없이 손절일 테니까요.
공자왈,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라."라고 했는데, 그것이 그렇게 잘 안되어 저도 모르게 절로 도둑이 되고 관계에서 꼭 지켜야 할 매너를 상실한 행동도 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인데 오만가지 이유와 핑계로 소홀히 하는 것이죠. 상대를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자연스레 매너 있는 행동을 하게 될 텐데, 그 조금의 배려가 없는 상황이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오늘 두 분의 이야기도 그렇고 그동안 만난 다른 기자님들의 이야기도 그렇고, 관계를 맺고 잘 소통하는 데 필요한 영약은 뭐 거창한 것이 아니고 살면서 기본적인 주의와 관심에 해당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도 잘 안 되는 걸 보면 말처럼 ‘기본 지키기’가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고 매너를 언급해야 할 정도의 행동은 어떤 관계에서도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기에 쉽지 않아도 계속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로 보입니다. 또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업에 대한 책임의식도 가져야 하고 이 모두가 어느 한쪽만이 아닌 서로에게 꼭 필요한 바탕인 것 같습니다.
가깝고도 먼 사이가 기자와 홍보담당자 사이라는데,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그 적정선을 찾는 여정이 만만치 않은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오늘 두 분의 똑 부러지면서도 신중한 이야기가 그 적정선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 끄집어내고 공유하다 보면 더 빨리 그 관계의 적정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품어 봅니다. 홍 기자님, 김 기자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녀는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았는데 두 분께도 이 시간이 그랬길 바랍니다.
이제 올해도 며칠 안 남았는데, 묵은해에 실려 보낼 건 실려 보내고 새해에 맞이할 건 맞이하도록 남은 시간 정리 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귀한 에너지 나눠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 이 글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