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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Nov 10. 2021

[미디어 Q] 그냥 해보는 거예요

IT 조선 디지털경제부 유진상 부장/기자

[미디어 Q]는 홍보 담당자에게 가장 가깝고도 먼 관계인 언론사 기자를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주로 IT 기자를 만나지만 가끔 그 범위를 벗어날 때도 있습니다.  미디어 지형과 환경, 평소 기자에게 궁금했던 내용들을 질문하고, 홍보 담당자가 언론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전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기자와 홍보 담당자가 서로의 환경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네 번째.  무소의 뿔처럼


홍보 담당자라면 그런 적 한 번쯤, 아니 숱하게 있었을 거예요.  전혀 알지 못하는 기자에게 연락을 해야 할 때 그 떨림과 긴장이란 참, 겪지 않을 수 있다면 겪지 않고 피해 가고 싶은 심정일 겁니다.  작년 1월 고객사 산업 분야의 출입 기자들에게 연락을 하고 고객사 소개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일부 아는 기자들도 있었지만, 모르는 기자들이 더 많았더랬죠.  기자 리스트를 만들고 연락을 취해야 하는데, 기사의 바이라인 외에 알 수 있는 다른 연락처가 없어 손발이 고생스러웠더랬죠.


일단 가장 기본적인 접근부터 했어요.  바이라인에 있는 이메일로 고객사와 제 소개를 하고 가능하다면 미팅 가능 여부와 함께 직접 닿을 수 있는 모바일 연락처를 회신해 주십사 읍소를 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회신이 없는 게 다반사입니다.  한 번으로 회신을 받을 거란 생각은 고이 접어둔 채, 스케줄을 조정해 이메일을 주기적으로 보냈어요.  그러다 보면 어쩌다 한 명 정도는 이메일 회신을 주기도 하니까요,  가뭄의 콩 나듯 한 일이지만요.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는 노릇이라 이메일을 주기적으로 보내면서 다른 기자들을 연결 연결하거나 다를 루투를 통해 모바일 연락처를 알아내기도 하는데, 그럴 때도 마냥 기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전화 연결이 돼도 기업 소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거나 미팅이 쉽게 이루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인데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일쑤입니다.  물론 운 좋게 아주 적극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진 기자를 만나면 그런 쉽지 않은 일이 일어나긴 합니다.  유명 기업이 아닌 작은 스타트업 기업에게는 기적까진 아니더라도 어려운 일인 건 확실합니다.


그런데 그런 기자를 제가 작년 1월에 딱 만났지 뭡니까!  매체의 바이라인을 찾아 고객사와 제 소개를 간단히 하고 고객사 소개서를 첨부해 이메일로 보냈어요.  솔직히 회신이 올 거란 기대보다는 제 할 일을 한다는 마음이 더 컸죠.  역시 으레  미팅 요청과 함께 모바일 연락처 회신도 요청했더랬죠.  그런데 메일을 보낸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 통의 전화가 온 거예요.  “어떤 회사인가요?”라고 궁금해 하며 말이죠.  바로 IT 조선의 유진상 기자였어요.  이런 놀라울 때가. 순간 너무 놀라 제가 말을 다 더듬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 다른 어떤 오래 보아 온 기자 못지않게 소통을 했던 것 같습니다.  IT조선 웨비나에도 출연하고 칼럼도 기고하는 협업도 했더랬죠.  이렇게까지 경계심 없이 홍보담당자와 소통을 하는 기자도 있구나 하는 진실의 순간(moments of truth)을 경험했다고나 할까요.  데스킹을 하느라 바쁠 텐데도 [미디어 Q]에 대한 취지를 밝히고 의견을 나눠달라고 요청을 했더니 오히려 감히 해도 되겠냐며, 나눌 수 있다면 영광이라며 겸손의 말을 전하며 인터뷰에 응해주었습니다.  많이 편안했던 그와의 이야기를 편하게 봐주시겠어요?



기자가 된 계기는?

-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웃음) 제 전공이 정보통신입니다.  동기들은 대부분 개발자나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군대 제대 후 취업 준비를 하며 사진 스튜디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와중에 당시 컴퓨터월드 매체 사진작가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제 전공과 취업 준비 얘기를 하게 되었고, 그분의 소개로 면접 기회를 얻어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뭘 보고 합격을 시켜주셨는지. 하하하. 열심히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PC 분야 출입을 시작으로 추후 엔터프라이즈, 서버, 네트워크 분야까지 그곳에서 3년 동안 분야를 넓혀 취재 활동을 했었네요.


그럼 올해로 기자 경력이?

- 제가 2004년 처음 기자 생활을 시작하여 18년 차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월드에서 시작해 지디넷코리아 등을 거쳐 현재 IT 조선까지, 중간에 4년 정도 일반 회사 생활을 한 걸 빼면 기자로서는 14년 경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IT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억나는 기사가 있다면?

- 제가 IT 조선에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통신 3사와 단말기 분야 담당으로 출입처가 변경되었을 당시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가 있었습니다.  출입처가 변경되자마자 큰 이슈가 터져서 경황이 없었는데 집중해서 취재를 하다 보니 관련하여 단독 기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해 준 기사라 그때 기사들이 기억이 남는 것 같습니다.


출입하신 분야에 다 애정이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특히 애정이 더 가는 분야가 있다면?

- 네. 말씀하신 대로 제가 출입한 분야에는 다 애정이 있습니다.  어렵지만, 굳이 한 분야를 꼽으라면 소프트웨어 분야입니다.  지금 산업 전반에 걸쳐 소프트웨어 없이 돌아가는 분야는 거의 없다고 보입니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분야로 봐도 그렇고. 하드웨어 측면으로 봐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빈 깡통이라고 할 만큼 그 근간은 소프트웨어가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드웨어에 색깔을 입히는 것이 소프트웨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IT분야에 계신 기자들께 ‘촉’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있는데요. 유 기자님께서는 ‘아 이건 완전 잘못짚었네’했던 똥촉과 ‘감이 살아있네!’했던 뜰촉이 있었다면?

- 아……많은 분들하고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요.(웃음)  제가 IT분야에 나름 오래 있었던 편인데 ‘비트코인’에 대해 정말 예상을 못했습니다. 창피하죠. 하하하. 처음 비트코인이 등장했을 때  ‘이걸로 왜 피자를 사 먹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완전 똥촉이었죠. 감이 있는 사람들은 뭔가 새로운 게 나오면 ‘이거 해볼까’ 하는데, 저는 ‘이게 뭐야’할 때가 있어 정말 똥촉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종종 듭니다.(웃음).

 

반면에 국민내비로 불렸던 ‘김기사’는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방향이 명확해 인상이 깊었더랬죠.  사업은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개발은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몇 년 후 카카오에 626억 원에 매각된 후 카카오내비로 통합되는 것을 봤습니다. 당시 인수합병은 성공적인 엑시트(exit)로 업계 평가를 받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창업 멤버들을 다시 인터뷰해서 당시의 엑시트를 지금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요즘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야가 있다면?

- 우선은 요즘 저희 부서에서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불공정과 독점 논란을 해부하는 기사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동료 및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취재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고 저도 마찬가지로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특정 산업 분야는 아니고 플랫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티스 잡스가 강조했던 것처럼 '불편함을 개선하는 것이 혁신’이란 측면 면에서 기존 시장을 들여다보며 불편함을 개선하고 있는 플랫폼이나 앱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차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안 나온 앱이 있는지, 요즘 나온 앱은 어떻게 나와서 마케팅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죠.


세차 앱을 예를 들었는데, 혹시 눈여겨본 앱이 있는 건지? 아니면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아, 눈치가 빠르시네요. 실은 은퇴 후 고려하고 있는 사업 구상안 중 하나입니다. 하하하.  세차도 기존의 불편함을 개선해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브레인스토밍만 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여유는 아직 없고 틈틈이 이런저런 생각만. 하하하. 은퇴 후 해보고 싶은 여러 안 중 하나로 떠올려 봤습니다.


아, 색다른데요.  맞아요. 저도 세차할 때 고민하는 점이 몇 가지 있는데. 나중에 은퇴 후 고객 조사를 하시면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하하하. 


현재 출입 분야에서 취재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 글쎄요. 요즘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업이 변하고 있어서 취재 범위나 주제가 변화무쌍합니다만, 현재 출입처 중 하나인 핀테크 분야를 생각해 보면……비즈니스 측면이 되겠네요.

일단 기업의 방향성에 대해 집중 취재를 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토스와 뱅크샐러드의 시작과 차이점.  핀테크 선두주자로 비슷한 출발 선상에 있었던 뱅크샐러드와 토스를 현재의 위치와 궤도로 갈라놓은 사업 방향, 전략, 포트폴리오 등 그 차이점에 대해 파보고 싶네요.

그리고 P2P 기업이나 서비스도 유심히 보고 있는데, 로보어드바이저처럼 인공지능과 핀테크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들은 기본적으로 관심이 있어 취재를 계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IT 기사들이 양은 말할 것도 없고 내용도 정말 다채롭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독자로서 넘쳐나는 기사를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고민도 많은데요.  물론 독자의 몫이긴 합니다만, IT 기자로서 IT 기사가 지향하면 좋을 부분이 있다면?


 - 기술도 그렇고 복잡한 내용이 참 많죠. 특히 정책, 법 등 관련 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독자가 이해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을 겁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IT 기사가 지향하면 좋을 부분에 대해 전체를 관통하는 의견을 내는 건 좀 어려운 일이네요.  때때로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긴 합니다. 요즘 나오는 기사들을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주는 기사, 그러니까 기사를 해설해 주는 해설 기사도 필요하겠단 생각이 듭니다.    


기자가 기사 해설을 해주는 해설 기사라, 요즘은 기사를 해설해주는 뉴스레터 서비스나 개인 및 기업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기사를 기자가 직접 해설해준다면 뭔가 색다른 시각이 있을 것 같아 저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유 기자님께서 꼭 시도해 주시면 좋겠네요. 하하하


기업 취재를 하다 보면 홍보담당자와 자주 협업을 하실 텐데요.  관련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일단 밑도 끝도 없이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나에게 홍보담당자란? 하하하.

- 갑자기요?(웃음) 동반자. 너무 뻔한 답 같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어쩔 수가 없네요. 기업 홍보담당자는 소스를 주는 분들이에요.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는 기자에게 기업에서 뭔가 줘야 콘텐츠를 만들 수 있거든요. 파트너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베스트 협업 사례를 뽑는다면?

- 많아요.  대부분 잘 지원해 주시니까.  최근 기준으로 하나 얘기하면, 서울핀테크랩과 협업했던 스타트업 소개 시리즈 기사입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투자 잘 받은 기업 등의 카테고리를 분류해 소개할 수 있도록 담당자가 입주 스타트업과 대표를 빠르게 잘 연결해 주었어요. 관련 자료 역시 잘 제공해 주었고요.  흥미로운 소개로 관련 업계 분들께 좋은 피드백도 받아 보람이 있었습니다.


베스트 사례가 많다고 했는데, 그럼 워스트(worst) 사례는 없나요?

- 하하하. 워스트라기보다 몇 가지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비판 기사도 애정이 있기 때문에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사가 잘못됐다, 취재가 잘못됐다고 항의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입장 표명할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 자료와 설명을 해주시면 반론 보도를 할 수 있는데, 무조건적인 항의는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끔 기획기사를 준비하는데, 기사를 컨펌(confirm) 받으라고 한다거나, 원하는 대로 고쳐 달라고 하면서 성질부터 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진짜 난감한 경우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일면식도 없는 곳에서 대뜸 ‘기사화해주세요’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료 보낸 뒤 기사화가 안되면 ‘왜 안 써주세요?’하는 식이죠.  매체 기자는 해당 기업의 사보 기자가 아니잖아요.  독자에게 유용한 내용인지 가치를 판단해 쓰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어렵게 만드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업과 매체 양쪽의 상황이 명확히 공유되어야 협업이 수월해지는데, 간혹 장담 못할 얘기나 여지를 주는 거짓말을 해서 헛된 기대를 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사정이 있으리라 생각은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도 다음을 기약하기에도 커뮤니케이션은 솔직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생각해 봐야 점이 많은 사례들이네요.  파트너 관계인데,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혹시 원활한 소통을 위해 홍보담당자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 우선, 실적이라든지 기업의 기본 정보 관련해 간단한 질문조차 내부 확인 후 답변을 하겠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융통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다음은 매체 차별을 하지 말아 주세요. 가끔 매체 차별을 당하면 상처 받습니다.(웃음)  그리고 취재나 데스킹을 하다 보면 연락을 못 받을 때가 있습니다.  한번 연락하고 다시 연락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다시 전화나 메시지를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다시 해볼 수도 있지만 스팸 등 경우의 수가 너무 많고 일정상 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기자가 기자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도 있을까요?

 - 있죠.  저도 기자지만 많이 바쁘더라도 최소한 취재처나 취재 인물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정보를 찾아보고 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끔 너무 공부를 안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기자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해 겸손하자고 말하고 싶네요.  저 잘난 맛에 사는 기자도 있다는 얘기를 업계에서 종종 듣습니다.  그럴 때면 저도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기자 역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인정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좋은 동반자 관계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언론홍보가 처음이라 어려움을 겪고 있을 초보 홍보담당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 기자를 만날 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거니까 너무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 드리고 싶네요.  우리가 직업상 홍보담당자로, 기자로 만나는 것뿐이잖아요. 그러니 그냥 해보는 거예요. 부딪쳐 보는 거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좌절하거나 개인적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유 기자님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사람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 주시는 것 같아요.  뭐랄까, 격의도 느껴지지 않고 오래전부터 봐온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언제 유 기자님을 만났지?’하고 인터뷰하러 오기 전에 찾아봤더니 그게 작년 1월이더라고요.  ‘근데 나 왜 이렇게 오래된 느낌이야?’하면서 왔다니까요.  인터뷰 내내 너무 솔직하게 편하게 얘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얘기하신 내용 중에는 마음의 짐같이 느껴지는 것들도 있는데, 매번 인터뷰를 할 때마다 고민이 쌓여가는 것 같습니다.


그냥 해보는 것. 그게 참 어렵거든요.  잘되면 본전이고 안되면 욕은 바가지로 먹는 게 홍보담당자의 현실이라. 하하하.  그래도 피할 수 없다면 즐기기까진 못해도 그냥 부딪쳐 보고 해 보는 게 중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또 홍보담당자도 자신의 일을 하는 것뿐인데, 그것도 잘하자고 하는 건데 그게 바람직하기보다 안타깝게 여겨지는 행동과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잘하려고 한 일이 방법과 절차상의 문제로 그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해서 좀 씁쓸하기도 하고요


미팅에서 대화할 기본적인 정보 가이드라인도 준비하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는데,  계속 노력해야 할 것들이 많네요.  언젠가 기가 막힌 관계를 창조하는 노하우와 성과가 쌓이는 날이 있겠죠? 하하하.  한편, 홍보담당자로서 기자에게 잘하지 못했던 조언도 대신해주셔서 사이다 마신 기분입니다.   기자에게 공부 좀 하라는 소리를 하는 건 홍보담당자에게는 적잖이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섣불리 했다가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메시지 전달 방식의 문제지 진심이 담긴 조언이라면 누구에게나 통할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통해 지금까지도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전) 기자도 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그와 친구처럼 지내고 있지요.   관계란 것이 정말 신기한 게 진심이 통하면 끈끈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언론홍보 관계라 할지라도 말이죠.  진심은 마법처럼 통하고 솔직한 의사소통은 돈독한 신뢰 관계의 기반을 만든다는 걸 많은 언론 기자와 홍보담당자가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인터뷰에서도 또 반성하고 느낀 점이 많습니다.  역시 계속 배워야 하나 봅니다. 아직도 부족한 것 투성이라니....


(나, 절망했나?)


건강한 언론홍보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희망의 끈을 부여잡아 봅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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