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친절한 마녀 Aug 20. 2020

그때는 좋고 지금은 싫다

그래, 변하는 거지

강여사가 신이 났다.


장민호가 노래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청자 신청곡으로 박진영의 '허니'를 부른다.

좋아하는 가수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니 누구라도 신이 날 수밖에.

강여사의 어깨가 덩실덩실~ 엉덩이가 실룩실룩한다.

장민호가 허니를 부르는 모습 TV 화면


"난 장민호랑 동원이가 너무 좋아"

" 난 허니 저 노래 들으면 너무 신나. 노래가 재밌고 신나. 넌 안 그래?


강여사가 요즘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다.


". 나도 그래"  얼른 맞장구를 쳤다.

"엄마, 드럼 배우실래? 신나게 드럼 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어때요?"


"싫어"


"왜~에? 전에는 좋다고 하셨잖아"


"나 그런 거 싫어. 난 요즘 이렇게 노래 듣는 게 좋아"


"아... 정말? 엄마 전에는 직접 해보는 거 좋아하셨잖아. 근데 왜 지금은 싫어? 난 좋아할 줄 알았는데..."


"너는 왜 요새 요리하는 거 싫어해? 너는 옛날에 좋아하면 지금도 다 계속 좋아?


"아니. 뭐 꼭 다 그렇지는 않지..."


거봐. 나도 그래. 그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싫어


그러네... 내가 그렇듯 엄마도 그럴 수 있는 거지.

그 당연한 이치가 왜 낯설게 느껴졌을까?

내게 당연한 것이 엄마에겐 당연하지 않은 것처럼.


취향도 좋아하는 것들도 변한다. 나도 엄마도.

마냥 똑같지가 않은데 똑같은 줄 안다. 엄마에게만.


가만 보면 우리 애들은 엄마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세상의 중심에 나만 있고, 세상이 내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줄 착각하고 사는 무심한 딸내미의 허를 찌르는 강여사의 일침.

나는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었다.  


강여사를 간파하고 있다는 오만함의 극치에 일격을 당했으니 만회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

강여사가 요즘 좋아하는 것들, 그거 내가 바로 알아내겠어!

강여사 탐구 생활이 시작된다.


P.S.  듣기 목표: 강여사에게 들어야 할 말


가만 보면 우리 딸은 엄마를 참 잘 아는 것 같아









    

매거진의 이전글 이효리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