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변하는 거지
강여사가 신이 났다.
장민호가 노래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청자 신청곡으로 박진영의 '허니'를 부른다.
좋아하는 가수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니 누구라도 신이 날 수밖에.
강여사의 어깨가 덩실덩실~ 엉덩이가 실룩실룩한다.
"난 장민호랑 동원이가 너무 좋아"
" 난 허니 저 노래 들으면 너무 신나. 노래가 재밌고 신나. 넌 안 그래?
강여사가 요즘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다.
"응. 나도 그래" 얼른 맞장구를 쳤다.
"엄마, 드럼 배우실래? 신나게 드럼 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어때요?"
"싫어"
"왜~에? 전에는 좋다고 하셨잖아"
"나 그런 거 싫어. 난 요즘 이렇게 노래 듣는 게 좋아"
"아... 정말? 엄마 전에는 직접 해보는 거 좋아하셨잖아. 근데 왜 지금은 싫어? 난 좋아할 줄 알았는데..."
"너는 왜 요새 요리하는 거 싫어해? 너는 옛날에 좋아하면 지금도 다 계속 좋아?
"아니. 뭐 꼭 다 그렇지는 않지..."
거봐. 나도 그래. 그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싫어
그러네... 내가 그렇듯 엄마도 그럴 수 있는 거지.
그 당연한 이치가 왜 낯설게 느껴졌을까?
내게 당연한 것이 엄마에겐 당연하지 않은 것처럼.
취향도 좋아하는 것들도 변한다. 나도 엄마도.
마냥 똑같지가 않은데 똑같은 줄 안다. 엄마에게만.
가만 보면 우리 애들은 엄마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세상의 중심에 나만 있고, 세상이 내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줄 착각하고 사는 무심한 딸내미의 허를 찌르는 강여사의 일침.
나는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었다.
강여사를 간파하고 있다는 오만함의 극치에 일격을 당했으니 만회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
강여사가 요즘 좋아하는 것들, 그거 내가 바로 알아내겠어!
강여사 탐구 생활이 시작된다.
P.S. 듣기 목표: 강여사에게 들어야 할 말
가만 보면 우리 딸은 엄마를 참 잘 아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