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주)토모비즈 최창환대표
[더 토크뷰]는 마케터가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마케터, 개발자, 디자이너, 기자,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 창업 생태계 진단 및 정책과제 제언 내용으로 발표한 ‘역동적 창업 생태계 조성’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기업 5년 차 생존율은 29.2%로 평균적으로 100개 기업 중 29.2개 기업이 창업 후 5년까지 생존한다고 합니다. 이는 약 70%의 기업은 망한다는 의미인데요. 기업이 회사를 만들고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에 연착륙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잘 나타내 주는 지표가 아닐까 합니다. 회사를 차린다고, 제품과 서비스가 있다고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란 걸 또 이렇게 숫자를 통해 확인합니다.
많은 요소들이 합을 이루고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톱니바퀴처럼 굴러가야 삐걱대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잘 굴러가다가도 돌부리에 걸리고 웅덩이에 빠지기라도 하면 애를 먹고, 장애물을 잘 헤쳐 나와 다시 제 길을 달려가면 또 성장하고 이것이 비즈니스의 세계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은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스타트업은 이제 시작이니 갈 길이 더 먼 셈이고요. 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요소의 합을 맞추고 톱니바퀴를 점검해야 하는 일부터가 큰 산일 겁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뭐?일까요? 시행착오는 스타트업에게는 숙명과도 같을 텐데요. 업을 시작하자마자 쭉쭉 성장만 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시행착오 뒤에 어떻게 다시 딛고 일어서느냐가 성공을 가르는 길일 겁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외치며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한 (주)토모비즈(TomoBiz)의 최창환 대표를 화상으로 만나 '업의 시작'과 '업을 업'시키기 위해 큰 산을 어떻게 오르고 있는지 들어 보았습니다. 그가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시작한 스타트업과 마케팅 이야기가 제법 흥미진진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우선 일본 도쿄에 계시는데 코로나 상황은 좀 어떤가요?
- 네. 반갑습니다.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고, 긴급조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니 좋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그러려니 하는 것 같은 분위기고요. 제 주변에서도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해 불안하기는 합니다.
그렇군요. 앞으로도 계속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가 만연한 상황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했다고 들었어요. 작년에 ‘리모택스(REMOTAX)’라는 전자 면세업무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너무 안 좋은 상황에서 시작하신 거 아닌가요? 여행 산업이 거의 중단된 상태잖아요.
- ‘위기는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론칭했죠.(웃음) 오래전부터 고민했던 아이템이었는데 작년, 그러니까 2020년 3월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업계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당연히 영업도 안될 거다. 하지만 우리가 후발주자이니 오히려 이 시간이 선발주자와의 격차를 줄여주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코로나에서 벗어날 거라 계산하고 뛰어든 건데… 예상이 빗나갔죠. 하하하.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계속해봐야죠. 생각한 대로 잘 추진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론칭하신 서비스인 만큼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 일본은 올해 10월 1일부터 법적으로 모든 면세 업무가 전자화, 즉 디지털로 바뀝니다. 기존에는 수작업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무조건 시스템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소매점에서 면세 판매를 하려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고 면세 업무도 알아야 하니 중소 이하의 소매점에서는 비용과 업무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기존 경쟁 업체들은 면세 소속 시스템을 제공하고 월정액을 받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형태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리모택스도 처음에는 경쟁사들보다 싼 가격의 월정액을 받으려고 했다가 과감하게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금액이 크든 작든 소매점에는 부담입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 그렇죠. 대신 리모택스는 면세품을 구매한 관광객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실제 면세 수속 업무를 필요로 하는 건 관광객들이니까요. 관광객은 리모택스 앱으로 여권과 영수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기만 하면 나머지는 저희가 알아서 처리해 드립니다.
아까 예상이 빗나갔다고 하셨는데, 지금 사업 현황은 어떤가요?
리모택스 서비스는 기획부터 매출이 나오기까지 딱 1년 반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매출이 나오니까 정말 짜릿하더군요.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이 있습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사업에는 운이 따라야 한다는 거죠. 지금 외부 환경은 사실상 최악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해서 지금은 ‘버팀 모드’로 전환해 길게 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고 있습니다. 토모비즈는 2019년 6월에 설립해 한국 IT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을 돕는 컨설팅과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가 불운이지만, 토모비즈에게는 현재 사업들을 단단히 재정비하고 리모택스 서비스가 시장에 잘 안착할 수 있는 준비 시간이 되어, 코로나가 종식되면 보다 더 높이 날아오르는 운으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스타트업을 하기까지 경력을 소개해 주신다면?
- 처음 교보 정보통신 일본 법인에서 개발자로 근무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B2B 분야의 유망 SW기업에 입사를 했습니다. 그러다 근무 1년 만에 회사의 일본 사업 진출을 위해 다시 일본에 오게 됐습니다. 개발자로 넘버원(No.1)이 되고 싶은 욕구가 정말 강했는데 몇몇 천재적인 분들을 만나고 나니 ‘아, 나는 탑(Top)이 될 수 없겠구나’ 자각을 했죠.(웃음) 그래서 회사에서 발탁되었을 때 군소리 없이 짐을 쌌습니다. ‘일본에 가서 탑(Top)이 되자’는 생각을 했더랬죠. 하하하
그렇게 혼자 일본에 다시 와서 영업, 마케팅, 제품 기술지원까지 하나하나 다 했습니다. 경리 업무 빼고는 다 한 것 같네요. 일본 연락사무소로 시작해 법인 설립까지 이루어 냈습니다. 이후 일본 1부 상장사로 이직한 후 그 자회사의 임원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꼭 한 번은 사업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 마흔 살에, 더 늦기 전에 제 인생의 목표를 이루고 싶어 퇴사를 하고 첫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아는 분과 동업 형태로 했는데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투자도 잘 안되고 개인적으로도 저와 잘 안 맞아 양해를 구하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죠.
그리고 2019년 지금의 토모비즈(TomoBiz)를 설립했습니다. 토모비즈는 일본어의 Tomoni(함께)와 Business(사업)의 합성어로 고객과 함께 성장을 꿈꾼다는 뜻입니다.
이전에 일본 경험이 있었다 해도 혼자 타지에서 비즈니스를 책임진다는 건 다른 차원의 얘기 같은 같은데요. 어땠나요?
- 일본에 도착한 다음 날 호텔에서 눈을 뜨고 나니 정말 막막하더군요. 개발자 하던 놈이 뭐 비즈니스 경험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뭐부터 해야 할지 난감했죠. 그때는 무슨 깡이었는지 모르겠는데, 당시 사귀던 일본인 여자 친구였던 지금의 아내에게 아버지를 인사시켜달라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제 장인어른이시죠. 하하하. 그때 장인어른께서 철도 분야의 한 대기업에 다니고 계셨는데 사람들을 소개해 달라는 차원이었죠. 인사를 드리러 가서는 그 앞에서 무작정 제품 프레젠테이션을 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장인어른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IT를 전혀 모르시는 분이 끝까지 다 들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장인어른께서 고객 소개를 좀 해주셨나요?
- 아니요. 하하하. IT업계와 관련이 없으셨으니 어려우셨죠. 프레젠테이션하고 사위로서 점수는 확실히 땄습니다. 젊은 놈의 패기를 높이 사셨는지 덕분에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하하하
프레젠테이션으로 아내 분을 얻으셨군요.(웃음) 재미있는 일본 개척기이자 결혼 스토리입니다. 그 이후 전설적인 영업 활동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계속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났지만 진척이 없었습니다. 왜 그 제품을 써야 하는지부터 묻더군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경쟁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를 찾아가자. 일본에서는 결혼식은 교회에서, 장례식은 불교에서 진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문화적인 관점을 활용하면 판매 파트너가 굳이 하나의 제품만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즉 '고객의 니즈에 따라서 다양한 라인업이 있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가설을 세우고 무작정 경쟁사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 중에 큰 기업을 찾았습니다. 그것이 (당시)히타찌시스템즈라는 SI업체였고 마침 경쟁사 제품 관련해서 세미나를 하길래 등록을 하고 찾아갔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해 책임자 같은 사람을 물색했습니다. 한 세션에서 경쟁사 제품으로 ‘5분 코딩’ 데모를 보여준 담당자가 있어서 세션이 끝난 후, 그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제 소개를 하면서 나는 '3분 코딩’으로 데모를 보여줄 수 있으니 만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명함을 서로 주고받으며 그 담당자가 나중에 연락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느낌상 연락을 안 해줄 것 같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수첩을 바로 꺼내 들고는 일정표를 보며 ‘다음 주 월요일 어떠세요?’라고 물었습니다. 그 담당자는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시간이 괜찮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월요일 약속을 잡고는 경쟁사가 못하는 게 뭘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사 제품에는 없고 우리 제품에는 있는 ‘애니메이션’ 기능으로 데모를 만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얘기했죠. "우리 제품은 ‘애니메이션’ 기능이 가능하다. 계속해서 경쟁사 제품을 판매해라. 그러다 시각적 효과를 중시하며 ‘애니메이션’ 기능을 원하는 고객이 있다면 그때 우리 제품을 판매해 달라. 제품 라인업을 풍성하게 하는 게 너희에게도 좋지 않냐"라고 설득했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그 담당자를 만나 네트워킹을 했는데, 그의 아내가 지금은 고인이 된 우리나라 탤런트 박용하 씨의 팬이란 소리를 듣고 브로마이드, 음악 CD 등 선물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용하 씨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여러 의미로 참 슬펐습니다. 아무튼 꾸준한 영업 활동을 통해 제품 판매 파트너가 되는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이제는 혼자 회사를 이끌어 가고 계신데, 회사를 만들고 힘든 점이 있었다면?
- 일단 수익 모델이 되는 사업부터 하자. 내가 잘하는 일부터 하자. 그러면 고객이 생길 것이고 그걸 발판 삼아 진짜 해보고 싶은 사업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한국 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일을 돕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그래서 너는 뭘 하고 싶은데?”하며 한심스럽게 바라보는 듯 해 참 서글펐습니다. 계속 이것저것 고민을 하는 모습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슬픈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하지만 저의 인생 설계 목표가 있으니까 계속 밀고 나갔습니다. 그렇게 리모택스 서비스를 만들었고, 또 계속 앞으로 밀고 나가다 보면 제가 뭘 하는지, 뭘 하고 싶어 한 건지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회사에 소속되어 일할 때와 혼자 업을 하는 건 많이 다를 텐데요.
- 그렇죠. 하나하나 혼자 다 한다고 해도 회사 소속이었을 때는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은 회사의 자원을 배분해 활용할 수가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죠. 더 상세한 부분까지 혼자 다해야 합니다. ‘아 이런 게 있구나’ 싶은 게 참 많습니다.
일본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건 어떤가요?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라든가…
- ‘은행에서 법인 계좌 만드는 것’이요. 몇 년 전부터 일본에서 법인 통장 개설 심사가 강화되었습니다. 계속 심사에 떨어져서 법인 통장을 못 만들고 있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일본 지인을 통해 한 은행 담당자를 소개받았습니다. 심사는 마찬가지로 까다로웠습니다. 담당자가 직접 회사 사무실을 방문해 꼼꼼하게 체크해 가더군요. 우여곡절 끝에 법인 통장을 만들었습니다.(웃음) 이건 제가 외국인이어서가 아니라 일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일본 지인이 스타트업을 차렸는데 법인 통장 어떻게 만들었냐고 제게 묻더군요.(웃음)
사업에서 실질 상 가장 어려운 건 자금 확보입니다. 뭔가 하고 싶어도 자금이 필요하고 절약을 위해서는 혼자 일을 다해야 하니 효율적인 일 진행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한국은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꽤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 경험상 일본에는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많지 않습니다. 제한적이라 있다고 해도 받기가 어렵습니다. 또 한국은 비교적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거래를 어느 정도 해주는 편인데, 일본은 제 경험상 거의 그런 거래는 일어나기 어려운 편입니다. 스타트업과의 거래를 리스크라고 생각해서 안고 가기 싫어한다고나 할까요. 도전을 해도 잘 안 받아주고 혹 거래를 하게 되면 스타트업 심사를 까다롭게 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대기업이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해 파일럿 프로젝트나 PoC(Proof of concept, 개념 증명)을 함께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의 마케팅 환경은 좀 어떤가요?
- 일본 기업에는 상사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조 기업은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상사가 나서서 입찰이나 마케팅을 합니다. 마케팅 전문 부서나 담당자가 조직 내 있기보다 에이전시에 맡기는 구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 기업이 만들어서 마케팅, 판매까지 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특히 B2B 기업은 대형 에이전시 활용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 부업 사이트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부업이나 프리랜서로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사람들이 늘고 있죠. 일본이 시장 규모도 크고 뭔가 잘 안 바꾸는 성향이 있다 보니 한번 일을 대행하게 되면 꾸준한 성과를 얻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쉽지 않겠네요?
-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한데, 일단 자금 이슈가 있고 방법을 잘 모르니 리소스 배분 문제로 이어질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마케팅 개념보다는 영업에 초점이 가 있다 보니 B2B 경우, 영업을 하기 위한 활동들이 마케팅의 일환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영업 부서 내 마케팅 담당자가 있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콘텐츠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생기면서 SNS 마케팅을 신경 쓰고 있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리모택스 서비스의 경우는 마케팅 중심입니다. ‘면세 수속업무 전자화’ 검색에 상위 포지션을 얻기 위해 SEO(검색엔진 최적화)에 대한 조언을 마케팅 전문가에게 받으면서 콘텐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노출하는 방안과 검색 결과를 통해 고객을 홈페이지에 유입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영업은 콜드 콜을 하는 정도이고, 영업 대행업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금이나 리소스 문제가 있는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은 후순위가 되겠네요.
-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한 것이 신뢰입니다. 저희 회사로 보면, 결과가 당장 눈에는 안 보이지만 콘텐츠가 늘어나니 웹사이트가 풍성해지고 고객의 이해도도 같이 높아지는 걸 느낍니다. 도입 사례를 공유하면 고객은 이 서비스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구나 느끼고 신뢰를 갖습니다. 저희가 리모택스 유료 광고나 홍보를 전혀 하지 않고 콘텐츠 마케팅만 하고 있었을 때 첫 가맹점이 생겼습니다. 상담이나 문의가 아니고 가입 신청이 들어와서 깜짝 놀랐는데, 저희가 만든 콘텐츠를 보면서 서비스를 이해하고 바로 가입 신청을 한 거였습니다. 스타트업은 일일이 영업할 리소스가 부족하니 마케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마케팅을 안 하거나 미루는 스타트업이 더 많지 않나요?
-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죠. 비용 문제도 있고, 귀찮은 사안이라 볼 수도 있고, 당장 제품이나 서비스 만드는 것이 급하니까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 모를 수도 있고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을 겁니다. 제 경우엔 일을 해보니 제품 본연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이렇게 쓸 거야'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지만 고객은 실제로 그렇게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고객과 소통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단 걸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이 마케팅을 한다면 어느 시점에 하는 게 좋을까요?
- 제 경우를 말씀드리면, 서비스가 어느 정도 만들어진 상태에서 내부 PoC를 할 때 마케팅을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처음 만들었으니까 잘 알지만 고객은 모르죠.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미지나 시각적 효과를 주는 게 필요합니다. 고객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신한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니까, 고객에게 먼저 내놓고 반응을 보면서 그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밟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더 개선된 제품과 메시지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리모택스 서비스는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있나요?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고객의 목소리를 다시 메시지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저희 서비스에 내재화하면서 또 그 고객 반응을 다시 보면서 메시지에 변화를 주는 겁니다. 그러면 서비스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메시지 전달로 고객의 니즈에 맞출 수가 있습니다.
예전 회사에 다닐 때 세미나 모객을 해야 하는데 목표 인원이 다 차지가 않는 겁니다. 고민을 하다가 모객 하는 메시지의 타이틀을 대기업 도입 사례를 설명하는 문구로 바꾸었더니 이틀 만에 목표 인원 달성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내용은 다 똑같은데, 타이틀 하나 바꿨을 뿐인데 그런 성과가 있는 것을 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메시지와 고객이 생각하는 메시지가 다르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것이죠.
지난 1월에 일본에서 면세 시스템 도입에 대한 한 조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면세 판매도 안되는데 시스템 도입 안 한다. 다시 관광객이 들어오고 산업이 재개되면 한다’는 응답자가 50%도 안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보고, 바로 메시지를 바꾸었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표현으로 바꿔 다르게 접근하니 꾸준히 고객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토모비즈의 리모택스 사업에 관심 있는 분들께 보다 명분과 실리를 제공하고자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렇군요.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명하게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담으려는 토모비즈의 기지가 돋보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객과 계속 소통하려는 모습이 존경스럽고요. 마케팅의 중요성도 알아봐 주시니 개인적으로 더 반갑기도 합니다. 대표님 이야기를 들으니 '포기하지 마세요. 절망이 들지 않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투자 유치에 많은 관심과 성과가 있길 바랍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계신 만큼 토모비즈도 긍정적인 성장을 이룰 거라 기대합니다. 건강 조심하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최창환 대표와 화상 토크가 끝나고 나니, 얼마 전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의 주역, 식빵 언니 '김연경' 선수의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파이팅이 떠올랐습니다. '시행착오가 뭐 대수냐, 바닥을 쳤으니 다시 오르면 되지'하고 깡으로 전략으로 묵묵히 산을 오르고 있는 최창환 대표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스타트업이 산을 넘는 데 필요한 건 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턱없이 부족한 것 투성이라 막막할 때 '해보자' 정신으로 무장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힘의 무게를 지탱하고 반동을 주어 조금은 쉽게 산을 오르게 해 줄 지팡이 하나쯤 생길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 이 글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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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개발자가 마케터를 만났을 때 _개발자 편
L[기고]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법 _이준하 수석
두 번째. 어쩌다 마케팅_마케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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