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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오광 Feb 14. 2019

꽐라가 된 아이

정신적 혼란

독하디 독한 술을 먹자고 했던 아이. 이젠 많은 시간이 흘러 그 흔적조차도 보이지 않았고 이젠 그리움으로 가득한 채 옛 추억속에 잠시나마 빠져보곤 한다. 홀로 길을 걷다보면 아니나 다를까 그 아이인줄 알고 달려가 이름을 불러 보지만 예상대로 아니였고 힘 없이 터벅터벅 길을 걸었고 어디에 있을까 하고 푸념만 늘어 놓은 채 또 다시 그 아이의 이름을 한 없이 불러 보곤 한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 갔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너무나 멀리 와 버렸고 다시 돌아간다 해도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또 다시 같은 일상을 맞이하기에는 쓸 때 없는 짓이였다.


모두가 행복을 바라고 잘되기만을 바라고 있지만 쉽지 않은 삶속에 죽어라 외쳐보지만 돌아오는 건 대답 없는 메아리뿐이였고 허무함에 무슨일을 하더라도 집중도 안되고 어딘가 모르게 가슴이 텅 빈 것처럼 무언가 채워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에 하루하루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다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이 가혹하고 잔인하기까지 이르렀다. 누구나 한 번쯤 어떠한 대상을 가지고 그리움과 외로움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게 꼭 전부인 것마냥 모든걸 걸어가며 인생의 낭비를 자초하고 있고 빈껍데기처럼 의미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너나 할 것 없이 푸념을 늘어 놓을 때가 있다. 그것이 정녕 마지막 말일지라도 들어야만 할 때는 정성을 다해 들어야만 한다. 걱정, 스트레스, 고민, 가지각색의 말들이 뒤죽박죽이 될지라도 그 아이가 말하고자 한 것은 전체적으로 "외롭고 쓸쓸하니 나좀 바라봐줘" 라고 무언의  말이라는 것을 어느정도 알아줬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 '쓸 때 없는말들을 늘어놓고 있구나' 하며 듣기를 거부하고 귀찮아 하고 아예 그 자리를 피하기도 한다.  

인생은 짧고 할일은 너무나도 많다. 끊임없이 쌓여가는 과제들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할정도로 대기상태이다. 할일들과 과제들은 어서 끝내달라고 아우성을 치곤 한다. 어떠한 말들도 귓가로 스쳐지나가며 듣지도 않고 오로지 그 아이가 생각하는 목표만을 바라보고 있다보니 그 어느 것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낱말중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코 앞의 일들 조차도 거들떠 보지 않고 무신경한 채로 허무함과 의미 없는 하루속에 살아가려고만 했던 아이. 이젠 벗어나고픈 마음이 가득해 보이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였다.


오래도록 바라고 바래 왔던 목표, 또한 그리움, 옛 추억속에 살아가고 있는 아이. 누군가 손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지만 그러한 것은 이미 없다는것을 잘 알 고 있어서인지 무념무상한채로 시선은 혼란속에 갇혀 있어 보였다.

똑같지만 똑같지 않은 거울의 모습을 자주 보던 아이. 이젠 그 어느것도 흥미조차 잃어버렸고 점점 초점은 잃어가고 기운마저 서서히 빠져 가며 홀로 떠다니는 나룻배처럼 흘러가는대로 흘러가버린 아이. 눈 씻고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알 수 없는 기억속에서 조금이라도 희망의 끈을 잡아보려고 애써보지만 별 다를 것 없는 상황만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닥 멋지지도 않았고 왜소해 보이기까지 하며 남들과 별 다를 것 없는 평범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던 아이였고 누군가에게는 배울점이 많고 매력적인 아이라고 불려왔던 아이였다. 하지만 이젠 볼수도 없고 만질수도 없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실종된 상태였고 그 어느 누구도 기억하는이가 그렇게 많지가 않다.


평범한 일상속에서는 웃음이 많고 똘끼로 똘똘 뭉쳤던 아이였건만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조차도 이젠 환청으로나마 들을 수 있고 그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크게 느껴지며 자꾸만 빈자리와 함께 추억속을 맴맴 돌고 있을 뿐이였다.


붉어진 눈빛사이로 손짓하고 달려가 보지만 신기루 인것마냥 자꾸만 멀어지고 있을 뿐이였다. 가끔씩 뜬금없이 나타나는 잔상으로나마 그윽히 미소를 지어 보지만 그때의 기억과 미소, 웃음 다양한 추억의 장면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며 오히려 더 눈물 짓게 만들고 있었다.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눈물 없이는 보지 못할 장면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모든 하루, 모든 일들, 어쩌면 감싸줘야만 했던 작고 작은 어린 소년이자 아이였다. 기억하면 자꾸만 떠오르는 모습들 슬픈표정과 함께 점점 취해가고 있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잠시나마 과거의 나를 대면한 것이였다. 모든 스토리가 나였고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발버둥을 치고 있던 것도 나였다.한숨 섞인 일상, 무미건조하기만 한 일상, 과연 이러한 환경과 불쌍하게만 보였던 아이를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도 정신적혼란에 빠진 듯 어떠한 것을 가리켜도 돌아오는 건 꽐라가 된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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