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이전에 인간에게는 '튜브'라는 발명품이 있었다. 튜브는 대단한 발명품임에 틀림없다. 인간에게 물에서의 자유를 선물했다. 최근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유튜브 또한 대단한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쉽고 편하게 유통하고 있다. 큰 노력 없이 지식을 취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한 마디로 지식도 떠먹여 주는 시대다.
하지만, 모든 것의 이면에는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나 기회비용이 있기 마련이다. 튜브는 물에서의 자유와 편안함을 선물했지만, 튜브가 있음으로써 헤엄을 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들 수도 있고, 튜브에만 의지하면 혼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없다. 결정적인 순간 물에 빠지면 그냥 죽는 거다.
유튜브, 너무 편하고 좋다. 누군가가 다 정리해서 알려준다. 나도 즐겨보는 편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누군가가 촥촥 정리해서 알려주는 지식에 익숙해지면, 내가 뭔가를 찾아서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은 잊어버리게 된다. 결정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사자를 울타리에 가둬서 키우면 점점 야수 본능을 잃어 간다고 한다. 주인이나 관람객들이 시시각각 먹이를 던져주는 데 굳이 귀찮게 사냥을 할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사자를 키울 수가 없어서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과연 그 사자는 며칠이나 생존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이런저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나 사실의 조합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정리해서 내 생각과 의견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떤 문제나 과제가 주어지면 생각을 하기 전에 검색을 통해 정답을 구한다. 자신의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새롭고 신선한 생각보다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생각들만 양산되고, 생각이나 아이디어는 균일화, 획일화되어간다. 더 큰 문제는 검색에 의존할수록,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선택하는 능력을 잃어간다는 점이다.
'행사 기획해' 보라는 말에, '이번 행사의 의미는 무엇인지?' , '어떤 행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기보다 미국산 구글이나 국내산 네이버에 키워드를 먼저 입력하는 행동들을 보면서, 과연 스마트폰이 우리를 더 스마트하게 만들었는지 다시 한번 되묻고 싶어 진다.
어떤 일을 하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사고력도 생기고 내공도 쌓이는 법인데, 너무 쉽게 남들이 만들어 놓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길들여 지면서 어쩌면 생각하는 능력마저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다. 더 많이, 더 빠르게라는 가치 속에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사고력이나 창의력까지 기계에게 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공지능, 자동화 등의 기술의 발달이 만들어낸 편리함과 효율성을 우리의 무능함과 바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은 걱정스럽다.
마지막으로 머리 대신 엄지를 더 자주 쓰고, 생각 대신 검색을 더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한 마디 조언해 주고 싶다.
"YOU TUBE에서 좀 나와서 YOU SWIM 좀 하라고!"
* 위 내용은 '시선의 발견(임영균)' 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