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까
혀를 안으로 말고 이를 물고 주무십니까
보톡스를 맞으라고 한다
하악을 느슨하게 해주는 치료
포유류로 태어났으나 자주 허물을 벗는 아이는
지문이 없는 또아리 속을 파고든다
공갈젖꼭지에 속았던 미뢰는
습한 곳으로만 길을 낸다
배고픈 위장은 탯줄을 늘인다
온도를 잃은 잠에게 달라붙는 어둠
번개가 붉은 근육을 묶는다 어금니가 달려든다
뱀은 혀로 듣는다는데
밤은 까무러쳐서 눈을 뜨지 않는다
입 밖으로 떨어지는 침묵
길어진 목소리를 말린다
원생으로 남는 일은 옹알이 트이기 전 잠시,
굳어가는 근육의 버릇을 어르고
초유를 주사하면
뱀머리 돌고래는 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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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치과에서 시작되었다. 치아에 주는 과한 압력을 줄이려면 근육을 느슨하게 풀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얼굴에 독을 주사하면서 나는 처음의 나를 더듬었던 것 같다. 잇몸에 솟은 단단한 그것들의 기억을 찾으려는 욕망은 낯설었다.
그런데 주사 바늘이 몸에 들어간 순간부터 겁이 녹는 것 같았다. 아니 촉각이 예민해졌던가? 더 부서질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본능에 몰두하면서 생겨나는 원초적 감각이었을까?
먹고 말하는 거 말고도 포유류로 태어난 첫 번째 촉각 같은 거였다. 감각이 움직이자 끌려 나온 질문 같은, 독 주머니 하나 몸에 숨기는 일이었다. 사람이 되고 싶던 때였다.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