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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Aug 03. 2018

작은 사건

에세이-데이트랜드

아주 작은 일이 때로 세상을 진감시킨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어딘가에선 폭풍이 되어 밀어닥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때로 비유에 불과한 듯한 이 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있다.


혹시 당신이 엎지른 커피가 어딘가 연인이 다투는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가끔 우리가 무심코 행한 욕심이 커다란 비극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가만히 던진 돌멩이가 개구리에게는 죽음의 재앙을 불러오는 것과 같다.


실감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세계를 보면 간단한 일이다.

저 멀리 신대륙의 나라에서 사람들이 다른 인종과 성별에게 품었던 악의는 예측하지 못한 세계 지도자로 돌아왔다.

이 시대, 인류는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불안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한 사람이 품은 생각은 꿈에 불과하지만 그 꿈이 만인의 것이 될 때는 세상이 진감한다고 옛 사람들은 말했다.

생각 외로 아주 작은 일과 사건이 세계를 뒤바꾼다.

서쪽의 어딘가에서 백여년 전 울렸던 총성은 세계의 대전으로 이어졌고, 누군가 잘못 시공한 밸브는 참혹한 원자의 재난으로 번져나간다.


하여 아주 작은 일조차 무심히 넘길 수 없는 게 세상사다.

오늘 벌어진 작은 일이 수십의 성상 후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문득 커피를 쏟는 작은 사건을 보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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