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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Aug 09. 2018

기쁨

에세이-데이트랜드

생에 기쁨은 본래 그리 많지 않다.


사람은 무언가 일을 하며 살아간다.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기 쉬운 유한 계층이나 노숙자, 혹은 코마의 사람이라도 숨을 쉬며 섭취하고 생명을 유지한다.

그것만으로도 실로 수십 조의 세포가 움직이고 죽어가며 다시 생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생명을 이어가는 일이 그렇듯 삶도 지겹도록 같은 순간이 반복된다.

매일 먹는 음식, 가야하는 장소, 만나는 사람들은 보통 정해져 있다.

삶 자체에서 기쁨을 얻기 어려운 이유다.


우리는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이나 가지 못했던 장소나 해보지 못한 일에서 기쁨을 느낀다.

그렇기에 무언가 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것은 실은 그 일을 자주 해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 던져진 길 위에서 갑자기 조우하게 된 새로운 것들이 당신을 기쁘게 만든다.


무언가 좋아하는 일이 있더라도 일상이 되면 무뎌지는 근본적인 이유다.


그렇기에 생에 본래 기쁨은 그리 많지 않고 험난한 것일지도 모른다.


간만에 만난 기쁨에 문득 슬픔을 느끼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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