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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Jun 08. 2017

불빛

데이 트렌드

어둠 속에서만, 불빛은 형체를 드러낸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존재할 이유도 없다.
추위 속에서 온기가 되고 절망 속에서 위안이 되며 결여 속에서 유일한 충족을 준다.

어두운 밤길을 오랫동안 걸어온 이에게는,
불빛은 때로 유일한 이정표다.

때로
어둠을 주시하면 빠져들곤 하듯이,
일렁이는 불빛도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어 버리기도 한다.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 불타버릴 때도 있겠지.
하지만 우리는 알면서도 불빛에 끌린다.

불빛을 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어둠 속에 있다는 뜻이고, 동시에 이곳에서 나가기를 갈구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불빛을 바라본다.
지금 이 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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