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isun Yoon Dec 09. 2019

무제 1

도무지 제목을 붙일 수가 없음

내가 요즘 근육운동을 약간 한다. 운동후 손상된 근육의 재생을 위해 단백질을 섭취하고자 달걀을 다섯개를 삶았다. 유튜브에서 미스터 코리아급 몸짱들이 벤치프레스같은 근육운동을 한 다음, 여전히 웃통을 벗은채로 모여서 그 두꺼운 팔뚝으로 삶은계란 껍질을 까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게 간지나 보여서 나도 계란을 삶았다.


단백질 섭취가 목적이기 때문에 삶은달걀의 흰자만 먹고 노른자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도 유튜브에서 받았다. 근데 흰자만 다섯개를, 그것도 소금도 없이 먹으니 정말 맛이 너무너무 없다.


내가 그렇게 힘겹게 삶은계란을 먹는 광경을 집사람이 보더니 유기농 계란인데 그 노른자가 아깝다고 버럭을 한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월가에서 살아남아보겠다고 자기관리를 고생스럽게 하고 있는데 격려나 위로를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나도 버럭을 했다.


그랬더니 나보고 너무 내 위주로 세상이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말을 하는게 아닌가. 아놔... 계란 노른자 다섯개를 안먹고 버렸다고 그런 소리까지 들어야 한다는 현실에 순간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집사람에게 한마디 했다. 그럼 노른자 위주로 세상이 돌아가면 그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참세상이냐고...

작가의 이전글 Chipotle 부리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