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에 대하여

by 은파

표정 관리가 잘되지 않았다.

가슴 속에는 부풀어 오르는 허세가 있었고,

그것을 억누르기는 너무도 어려웠다.

참아내야만 했다.


표정을 들키지 않는 방법을 몰라,

거울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축하받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른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난해까지 나를 옥죄었던 고민은

마냥 행복해하던 동료들에 대한

복잡한 감정에 있었고,

지금의 나를 생각하면,

상황이 반대로 바뀌어 있었다.


많은 생각이 몰려왔다.

동료들이 행복해하며 우쭐했던 시간이

내게는 상처로 다가왔듯이,

지금의 내가 표정 관리에 실패한다면,

동료들 또한 마찬가지이겠지.


순간의 기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어차피 세상은 돌고 도니까.


지금은 표정 관리가 쉽지 않겠지만,

흔들림 없이 계속 항해해야 한다.

비록 상황이 계속 변할지라도

묵묵히 내 일만 해나가는 것이

결국엔 최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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