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과 관련한 몇 가지 개인적인 인사이트로 글을 시작해본다.
사람들은 어려운 선택을 꺼려한다.
사람들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는 타인을 믿고 싶어한다.
그리고 세일즈맨은 이 순간 가장 빛난다.
세일즈는 인간과 인간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할 수 있게 하는 매력이 있다.
나는 디자인 업무를 베이스로 성장했다. 대학생 때까지는 게임 일러스트레이트, UI 디자인, 편집 디자인, 캐릭터 디자인, 회화 등 많은 창작 활동을 했다. 대학시절 미대 수업들도 대부분 창작자로서 능력을 키우도록 방향성이 맞춰져 있었다. 이런 경험들이 센스도 길러주고,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게도 도와주었다. 그리고 매력적인 상품을 구상하는 능력도 키워주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창업을 하면서 배운 게 있다.
제품을 만드는 창작자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판매하는 세일즈 또한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장 조금 보태서 비즈니스란 유저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필요에 맞춰 판매하는 것이 전부라고도 할 수 있다. 투자사에게 비즈니스를 매력적으로 소개하여 투자를 받는 것, 유저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모습으로 서비스를 보여주어 사용하게 하는 것, 모두 창업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드는 중요한 일들이니까 말이다.
만들고, 세일즈를 시도하고, 거절당하며 배우고, 다시 만들고, 이렇게 비즈니스가 돌아간다. 그리고 각 단계를 정교하게 수행할수록 우리는 더 많이 배운다. 유저들을 향한 우리 제품의 초점이 점점 뚜렷해지며 임팩트가 만들어진다.
자체적으로 그려본 위 Business Impact Wheel 도식에서 세일즈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행위를 넘어선다. 정교한 세일즈를 하기 위해선 우리가 목표하는 유저들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화술은 물론, 성격을 바꾸면서, 고객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태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난 2년간 배운 세일즈의 기본 자세는 다음과 같다.
자신이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진심으로 믿는 것
이하 필사
p.11
세일즈맨은 고객에게 그 상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고객은 상품에 대해 확신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세일즈맨에게는 판매를 위해 고객을 납득시켜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고, 비즈니스는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상호보완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p.17
고객의 첫 번째 반응은 포장에 불과하다. 그리고 영업은 고객이 거절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p.22
세일즈맨이 취급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이 칭찬한다면, 세일즈맨이 직접 말하는 것보다 2배, 3배의 힘을 발휘한다.
p.24
... "친구분을 방문하러 갈 때, 제가 고객님을 알고 있다고 말해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미리 한마디 해둠으로써, 거절을 미리 차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70
세일즈맨은 작은 거래나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고객이라도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처음에는 작고 초라한 계약을 하더라도 훗날 엄청난 계약을 안겨주는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72
아직 규모가 작고 기반이 잡히지 않았을 때, 이들을 정중히 대하고 사려 깊게 돕는다면, 사업이 번창했을 때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p.75
영업은 발품뿐만 아니라, 얼마나 마음의 품을 팔았느냐로 성패가 판가름 난다. 비즈니스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 인격 형성을 위한 훈련이자 삶의 틀을 키워나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p.89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후 '내 해결책이 경쟁자들 것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더 뛰어날까?'라고 자문하는 것이다. 고객의 고민거리를 알게 되면 비로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과 수단을 찾아낼 수 있다.
p.92
"다른 사람의 문제를 연구하라. 그리고 그 사람의 문제 해결을 도와라. 그러면 당신이 팔고자 하는 모든 것을 팔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p.95
이럴 경우 반드시 구체적인 자료를 정리해서 방문하며, 또 고객이 가진 것보다 더 정확하고 많은 자료를 준비해서 가기도 한다.
p.104
나의 세일즈 커리어 전반에 걸쳐, 그리고 이 책의 모든 페이지마다, 세일즈맨은 자신이 취급하는 상품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갖기 위해서는 그 상품에 대해 세세하게 잘 알고 있어야 한다.
p.114
"자신이 돈을 받는 것보다 더 팔지 못하는 사람은, 받는 돈 이상의 돈을 벌 수 없다."
p.118
상담 과정에서 고객의 반대에 적절히 대응하고 반대를 이겨내는 것은 세일즈맨에게 매우 필요한 역량이다. 이 재능을 얻기 위해서는 대화의 기술과 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 그리고 번뜩이는 총명함이 필요하다. 특히 상품과 업계 전반에 걸친 지식은 고객의 반대를 이겨낼만한 힘을 발휘한다. ... 아무리 까다로운 고객에게도 상품을 팔 수 있는 길이 있다. 장황한 말보다는 고객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좋은 답을 제시하거나, 고객의 반대에 논리적이고 적절한 답을 제시한다면 성공은 99%다.
p.121
"나는 모든 상담에서 가능한 한 빨리 'NO'를 말하도록 유도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의 남자는 거절하고 싶은 마음,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따라서 나는 상담 초반에 'NO'를 불러일으키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거절을 받자마자 나는 정중한 어조로 그 이유를 물어본다. 내게 있어 '예스'란 대답은 병 속에 들어 있는 와인이다. '거절'은 코르크 마개이다. 이 코르크 마개를 뽑지 않는 한 와인을 마실 수 없다. 어차피 열어야 할 마개라면 아예 빨리 열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의 제기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고객의 요청이다. 상담을 시작해서 끝낼 때까지 이 요청, 즉 반론이나 이의 제기를 받지 못하면 오히려 판매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p.125
세일즈맨 역시 거절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면 생각을 바꾸거나 다른 직업을 찾는 것이 좋다. 영업을 하는 한 거절은 숙명처럼 따라다닐 것이며, 거절을 이겨내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성과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날 것이다.
p.127
예를 들어, 가격이 비싸다는 이의 제기에 대해서는, 상품의 장점이 고객에게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 가능하면 바로 해소된다. 이를 통해 판매를 종결하는 데 한 발짝 더욱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이 비싸다고 하셨죠? 하지만 지금 사용하시는 장비보다 성능이 우수합니다. 이 장비를 들여놓으면 일손이나 수리, 공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이 장비로 교체한 이유는 그만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p.140
마지막으로 고객이 사고 싶어 하기는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내겠어요."라고 대답한다면, 마치 귀머거리라도 되는 양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이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계속 이야기를 하더라도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대꾸를 말아야 한다. 그 대신, 그 집에 있는 아이들이 특히 흥미를 갖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것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후 상품과 연결시켜 역설하는 것이다. 이런 영업의 기술은 아무리 비싼 상품이나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이라도, 조금만 변화를 주면 얼마든지 유용한 상품으로 둔갑할 수 있다.
p.152
항상 자신이 최고이고 자신의 상품이야말로 최상의 것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동시에, 결코 경쟁 상대를 헐값에 매도해서는 안 된다. 그 역시 무능하지 않지만 당신만큼은 유능하지 않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p.165
특정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물체 또한 진로를 바꾸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즉, 정지해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움직이는 물체는 움직이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 경향을 물리학에서 관성이라 하고, 인간에 적용하면 타성이 되는데,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움직임이 없는 것을 움직이게 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이 간단하고 자명한 법칙은 세일즈맨과 고객 간의 일상적인 관계에서도 항상 찾아볼 수 있다. 세일즈맨의 제안이 아무리 매력적일지라도, 자신의 방식대로 잘 살아온 사람은 즉석에서 결정을 잘 내리지 않는다. 이것은 인간의 지극히 기본적인 본성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행동을 새롭게 또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도 상당한 힘이 필요하다. 영업 과정에서 가장 큰 적은 경쟁이 아니라 타성이다. ... 즉 세일즈맨 자신이 타성에 젖어 게으르거나, 고객이 타성에 젖어 움직이지 않는데, 세일즈맨이 이를 방관하는 상태가 그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던 것에서 행동을, 행동의 부재에서 동작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면 판매 활동이 진행된다. 그때 비로소 움직이는 힘을 가진 것처럼 고객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p.189
테드 맥은 이렇게 말한다. "거절로 인한 충격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것이어서, 이 말을 듣게 되면 자신을 돌아보고 약점이나 결점을 극복한 뒤, 전보다 더 유능한 사람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 사람은 오랫동안 낙담할 수도 있지만, 의지가 강한 사람들은 오히려 자극을 받아 더 강해진다."
p.204
고객은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확신이 없을 때, 또는 회의적이지만 기꺼이 설명을 들어볼 의향이 있을 대, "노"나 "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는 고객이 당신에게 질문하는 방식일 뿐이다. 즉 "당신의 상품이 어떤지 친절하게 설명 좀 해 주시겠습니까?"와 같은 뜻이다.
p.211
영업 상담에서 고객에게 상품 하나를 팔아치우는 목표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목표가 필요하다. 또 이론적 논리와 고객에게 심어줄 수 있는 믿음, 회사 및 상품,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영업의 효과가 극대화 된다.
p.233
서비스란 고객이 구매한 상품이 고객에 의해 최대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판매자 쪽에서 하는 지원행위라고 할 수 있다.
p.244
유능한 세일즈맨에게 필요한 또 다른 자질은 '용기'이다. 판매를 원하는 사람은 새로운 방법, 새로운 접근법, 새로운 상품을 끊임없이 생각해낼 줄 아는 선구자여야 하며,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추진하고 시도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디자인이든 개발이든 연구든, 창작을 베이스로 성장한 사람에게 세일즈는 어렵다.
창작은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이루어지는데,
세일즈는 자신을 한없이 믿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작자에게 세일즈 행위란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남들 앞에서 춤추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려운만큼 도전했을 때 값진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세상을 다소 냉소어린 시선으로 보게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작품을 더 완성도있게 다듬는 것보다, 부족할지라도 일단 팔아보라는 말을 창작자들에게 전하며, 엘머 레터만 <거절당한 순간 영업은 시작된다>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