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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견뚜기 Jul 15. 2024

몸의 적응도 시간이 필요해!(2)

런린이 다이어리 30-2

※ 사진에서 지난 5월말 일본 삿포로시에 위치한 홋카이도대학 교정의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달렸다.


나도 내가 이렇게 까지 달리기에 빠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 

달리기를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점은 내 몸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지는 것이다.  


특히 러닝머신을 달리는 것이 속도 등 변화에 따라 내 몸의 상태 변화를 느끼기에는 좋다. 속도나 기울기에 변화를 주고, 그에 따른 달리기 강도 변화를 몸으로 체감하기 좋다. 


러닝머신을 달리다 보면 다리가 운동에 적응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달리기를 11km/h로 시작한다. 걷다가 갑자기 달리니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게 2km~3km를 달리면, 달리는 상태 자체가 편안해진다. 다리가 11km/h 속도에 적응한 것이다. 처음 속도를 올리면 11km/h에 맞추기 위해 달린다는 느낌이라면, 20분 정도 지나 다리가 속도에 적응하면 달리고 있지만 걷는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든다. 그 타이밍에 다시 속도를 올리곤 한다. 


속도를 0.5km/h 또는 1.0km/h를 올렸을 때 몸에서 느끼는 부하의 정도를 기억하거나, 11.0km/h 달릴 때 다리의 움직임의 강도를 몸에 각인시켜 놓는다. 이런 변화에 대한 몸의 반응을 기억해 놨다가, 일산호수공원을 달릴 때, 속도를 높이거나, 또는 현재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몸으로 가늠하곤 한다. 


스마트워치보다는 정확하진 않지만, 속도를 직접 몸으로 체감하고 느낀다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한참 달릴 때, 손을 들어 스마트워치를 보는 것조차 힘겨울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 몸 측정계를 활용하는 것도 달리기의 또 다른  재미다. 물론 정확도는 50~60%지만, 평소 페이스보다 빠른지 느린지는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러닝머신을 달리면서 인터벌 러닝을 하고 있다. 걷다가 속도를 13km/h로 1분, 2분 걷다가 14km/h로 1분, 2분 쉬다가 15km/h로 1분, 2분 걷다가 16km/h로 1분을 달린다. 높은 속도로 달릴 때 내 몸의 반응을 느끼는 것이 재미있다. 현재로는 내 몸은 15km/h까지 무난하게 달릴 수 있다. 16km/h를 달리면 다리가 러닝머신에 끌려가는 느낌이다. 아직은 16km/h로 달리기에는 적응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최대 속도는 15km/h까지만 달리고 있다. 여담이지만, 인터벌 러닝을 하면서 러닝머신에 속도 제한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16km/h 이상 속도가 올라가지 않았다.


몸의 적응력을 느낄 수 있는 다른 사례는 바로 체력이다.


처음엔 5km 달리는 것도 힘들었다. 그다음엔 5km 벽을 넘는 것이 힘들었다. 5km의 벽을 넘고 6km~8km 달리기가 익숙해 지자 10km 달리기에 도전했다. 지금 주 1회 10km를 달리는데, 몸에 큰 무리가 없다. 


다만, 3월에 15km를 도전해 봤더니, 12km~13km 즈음부터 골반과 뒷벅지에 부하가 걸리는 것이 아직 체력이 15km 체력은 안 되는 듯했다. 그래서 다시 조금씩 거리를 늘리며 체력을 늘려가고 있다.


1km도 달리기 힘들었던 체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5km를 달릴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2년간 꾸준히 달린 성과다. 2년간 조금씩 내 한계를 극복해 나갈 때, 성취감과 함께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내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새로운 한계를 넘는데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체력이 생기니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 아니 좀처럼 지치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그리고 움직이는 것이 습관이 되니 귀찮은 것이 없어졌다. 머릿속에서 점점 귀찮음, 짜증, 우울함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졌다. 


혹자가 그랬다. 달리기라는 운동이 앞을 보고 나아가는 운동이다 보니, 사고방식도 뒤를 돌아보며 후회를 하거나, 멈춰서 있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일면 맞는 것 같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사고방식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내 몸과 마음은 적응하고, 한계를 넘고, 또 적응하고, 한계를 넘으면서 업그레이드되어간다.


그래서 달리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아자!"

<끝>


지난 5월 일본 삿포로시 홋카이도 대학 교정을 달렸다. 홋카이도대학 교정은 가로수 나무가 많고 평지로 되어 있어 달리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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