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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견뚜기 Dec 19. 2024

달리기가 첨단 기술을 만난다면? (1)

런린이 다이어리 51-1

달리면서 달린 거리, 시간, 속도, 심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


10년 전만 해도 어떤 한(?) 러너의 희망 섞인 상상 속의 물건이었다. 하지만 2024년 스마트워치는 러너에게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정말 신기한 것은 스마트폰은 케이던스 같은 기록은 어떤 원리로 측정하는 걸까? 이런 기능은 누군가의 상상의 범위를 초월한 기능이다.


달리기도 마찬가지지만 운동을 하다 보면 내가 필요한 기능을 구현해 주는 기기가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바람은 스마트워치라는 기기를 통해 실현되었다. 


최근 달리기를 하면서 더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능들이 생겼다. 현재 갤럭시 헬스에는 달린 시간 대비 속도, 케이던스, 심박수가 측정된다. 이를 GPS와 연동해서, 어느 지점에서 속도, 케이던스, 심박이 어땠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좀 더 나의 달리기에 대해 분석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이런 기능이 출시되었을지 모른다. 다만 내가 기술에 더딘 것은 어쩔 수 없다.


앞으로 달리기를 하면서 나왔으면 하는 기능들을 상상했다. 어쩌면 이미 출시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보지 않았기에 나에게는 아직 상상 속의 기술이다. 


1. 나를 따라 도는 드론


 드론이 등장하면서 드론을 통해 멀리서 나를 찍는 기능은 이미 실현됐다. 수상스키를 탈 때다. 물살을 가르는 내 모습도 궁금하지만 멀리서 나의 궤적이 만들어내는 파도의 모양도 궁금하다. 진짜 수상스키 선수들처럼 내가 지나간 물의 궤적이 예쁠까 늘 궁금했다. 이럴 때 드론을 띄워 멀리서 하늘 위에서 스키 타는 모습을 찍는다. 물론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드론을 조정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빠르게 이동하는 나를 따라 드론을 조정해 영상을 찍어야 하니까.


그렇다면 달이 지구를 맴돌듯이 나를 맴도는 드론이 있다면 어떨까? 나를 중심으로 360도, 위, 아래에서 내가 달리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다. 스마트폰 블루투스로 이어폰, 차량을 연결하 듯 드론을 연결해 내 주변 반경을 맴돌도록 하면 될 것 같다. 물론 달리면서 스마트폰을 볼 수는 없으니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마치 반려견을 부르듯이 달리면서, "쭈쭈야, 10미터 앞으로 가서 내가 달려오는 모습을 찍어줘"하면 드론이 10미터 앞으로 이동해서 나의 모습을 찍는 것이다. 쭈쭈는 러닝 버디 AI의 애칭.

 

운동을 하다 보면 내 자세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다. 내가 달리는 자세가 이상하지 않은지, 나는 알 수 없다. 물론 나 스스로는 내가 달리는 자세가 프로 러너들처럼 우아하고 힘차게 달린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보면 내 자세를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상한 자세나 습관을 인지해서 교정할 수도 있다. 


팔라테스나 헬스를 할 때 거울을 보면서 운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세와 몸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달리기의 경우, 내가 달리는 루트에 거울을 달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나를 중심으로 도는 드론은 어느 각도에서든 나의 달리는 자세를 촬영할 수 있다. 


달리면서 드론에게 말로 위치를 '좌우앞뒤 위아래'로 지시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내 달리는 모습을 촬영해, 나중에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일산호수공원을 달리면 양손에 힘을 빼서 달리면서 양손을 터는 자세, 양 발이 오리발처럼 벌어져서 달리는 등 다들 제각기 폼으로 달리지만 정작 본인은 모를 수 있다. 자세의 문제점을 알고 개선하면 부상 없이 더 잘 달릴 수 있다.


또한 드론을 통해 내가 달리는 길 앞에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나는 보통 이른 새벽에 달린다. 여름엔 해가 빨리 뜨지만, 가을, 겨울이 되면 어두컴컴할 시간이다. 익숙한 일산호수공원이라면 괜찮겠지만, 경주, 여수, 독일 프랑크푸르트, 말레이시아 쿠알룸푸르, 일본 삿포로 등 낯선 장소를 처음 달리면, 저 앞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것 같은 두려움이 들곤 한다. 구글 지도는 내가 갈 길을 보여주지만 그 앞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요소는 보여주진 않는다. 그나마 저 멀리서 달려오는 러너들을 보며 저 반대쪽이 '안전하구나' 하고 안심하곤 하지만, 모르는 길을 달리는 두려움은 항상 있다. 이럴 때 드론을 통해 전방의 위험을 미리 감지한다면 보다 마음 편히 달릴 수 있을 것이다.


2. 스마트 고글

기술이 발전하며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블루투스 기술로 연결되는 디바이스가 늘고 있다. 스마트와치, 이어폰에 이어 스마트링까지 출시됐다. 이어 스마트 고글도 나올 것이다. 이미 나왔는지 모른다. 마치 영화 스파이더맨:파프롬홈에서 토니 스타크가 주인공 피터 파커에게 선물한 인공지능과 연결된 안경과 같은 기능을 가진 스마트 고글을 끼고 달리고 싶다.


사실 달리면서 스마트폰을 보기 힘들다. 아무래도 주의가 분산되고, 몸이 흔들려서 조작이 어렵다. 그렇다고 달리는 중간 멈춰 서서 보는 것도 싫다. 특히 나는 달리는 중간 잠깐이라도 멈추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래서 장만한 것이 스마트와치. 그런데 몸이 힘들면 스마트와치를 보기 위해 손을 드는 것도 버거울 때가 많다. 게다가 시계 화면이 워낙 작아서, 시계에 뜬 숫자가 잘 안 보인다. 그렇다. 나도 노안이 온 것이다. 그러면 스마트와치를 얼굴 가까이 대야 한다. 작은 동작이지만 그것마저 힘에 버거울 때가 종종 있다.


행여 전화라도 오면 달리는 도중 주섬 주섬 몸을 뒤적여 스마트폰을 꺼내거나 스마트와치를 얼굴 가까이 대서 통화를 해야 한다. 생각만 해도 번거롭고 지친다.


그런데 스마트 고글이 있다면? 실외에서 고글을 끼고 달리는 러너들은 꽤 많다. 강한 태양 빛에 눈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고글을 끼고 달릴 거면, 고글 렌즈에 스마트 기능을 삽입하면 좋을 것 같다. 고글 다리에 이어폰이나 마이크를 연결해 내가 원하는 기능을 말로 지시하면 된다.


"쭈주야. 날이 좀 더운 것 같은데, 지금 기온은 몇 도야?"

"쭈쭈야. 지금 내가 달린 거리는 얼마야?"

"쭈쭈야. 지금 내 심박수는 어때?"

"쭈주야. 지금 내 케이던스는 어느 정도야?"


이러면 고글 렌즈에 내가 원하는 수치가 뜬다. 마치 아이언맨  마스크에 여러 수치가 뜨듯이 고글 바깥쪽에 달린 거리, 속도, 심박수, 케이던스 등 수치가 내 지시에 따라 렌즈 안쪽으로 커지면서 부각된다. 이런 수치가 뜨는 와중에서도 렌즈를 통해 전방을 확인하거나 AI의 대답을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달리면서 AI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나는 워낙 일산호수공원을 혼자서 달린다. 러닝크루나 동호회에 가입할 수도 있지만, 나는 혼자 달리는 것이 편하다. 하지만 혼자 달리면 달리는 과정 자체가 자신과의 싸움이 된다. 이럴 때 옆에 같이 달리는 크루가 있다면 서로 격려하며 더 재미있게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이럴 때 AI가 러닝 버디가 될 수 있다. 스마트 고글에 부착된 마이크와 이어폰 또는 스피커를 통해 AI와 달리는 중간중간 대화하는 것이다.


"쭈쭈야. 힘들어.", 

"지금 속도는 12lm/h입니다. 속도를 줄여보세요."

"지금 9km를 달렸습니다. 조금만 더 참아보세요."


"쭈쭈야. 어제 프로야구 경기 브리핑을 해줘."

"어제 두산과 LG의 경기는...."


달리기를 하면서 현재 내가 달리는 상황이 궁금할 때가 많다. 어느 정도 속도 혹은 페이스, 얼마나 오랜 시간 또는 거리를 달렸는지가 궁금하다. 특히 대회를 참가하면 나도 모르게 전략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럴 때 현재 내가 달리는 상태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좀 더 달리기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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