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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견뚜기 Aug 22. 2024

나의 러닝화 이야기(1)

런린이 다이어리 36-1

"어떤 러닝화를 사야 할까?"


보통 건강을 위해 크게 마음먹고 운동을 하기로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치르는 관문이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로 장비 구입이다.


기왕 마음먹고 운동하기로 했으니, 기분 전환 겸 또는 부상 방지를 위해, 그리고 때로는 간지를 위해 신상 장비를 구입한다. 새로운 장비로 풀세팅하면 운동이 더 잘 될 것 같고, 매번 운동이 즐거울 것 같아서다.


달리기의 경우, 가장 먼저 구입하는 것이 러닝화다. 


확실히 부상 확률을 줄이기 위해 좀 더 달리기에 특화된 러닝화를 신고 달리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무작정 장비부터 사기보다는 체력과 실력에 맞춰 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2년 남짓, 걷기를 포함하면 4년째. 그동안 내가 신은 운동화가 3번째, 러닝화로 치면 2번째다.


2020년 봄, 처음 걷는 것부터 시작할 때, 원래 신던 농구화로 시작했다.

어차피 운동화인데, 그리고 농구하면서 신고 뛰던 운동화인데 큰 차이가 있을까 싶었다. 언더이머 '커리 2'였던 것 같다. 한참 살을 빼 보고자, 운동이 해보고자 회사 농구 모임에 가입했다. 그리고 농구를 하면서 구입한 농구화가 '커리2'였다.


이후 농구를 안 하더라도 농구화를 신고 인근 공원을 걷고 가끔 뛰었다. 그러다 2020년 가을이 될 무렵, 우연히 러닝화를 추천해 주는 러너스 클럽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11월에 러너스클럽 양재 본점에 예약 등록을 하고 찾아가서 발 측정을 했다. 농구화보다는 달리기에 최적화된 러닝화를 신고 달리는 것이 충격 흡수나 러닝에 한결 편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구입한 것이 미즈노 '라이더 24'였다. 확실히 달랐다. 신던 농구화보다 쿠션감이 좋았고, 발이 한결 편했다. 색상은 회색.


그리고 왠지 러닝화를 신으면, 달리기가 저절로 잘 될 것 같았다. 당시만 해도 1km도 달리기 힘들어하던 시기였다. 매번 조금 달려보다가 금방 지쳐서 포기하고 걸었다. 결국 실제로 달리기 제대로 시작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 역시나 장비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내가 신었던 미즈노 '라이더 24'는 회색이었다. 처음 구입할 때 날렵해 보이는 디자인과 회색이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일산호수공원에서 달리다 보니, 러닝화 색상이 엄청 화려했다. 형광 색깔로 러닝화가 번쩍번쩍해서 러닝화만 보일 지경이었다. 그러다 보니 회색이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지곤 했다.


미즈노 '라이더 24'를 3년을 신었다. 그리고 2022년 5월부터 1년 반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5km~8km를 달렸으니 달린 거리만 해도 평균 6km x 토요일, 일요일 2일 x 1년 52주 해서 신고 달린 거리가 620km가 넘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1년간 신고 걸은 거리수까지 따지면 바꿀 시기가 지나긴 했다. 통상 러닝화를 신고 800km 달리면 바꿀 시기라고 한다.


그래서 24년 1월에 러너스클럽 이대점을 찾아 아식스 '매직 스피드 3'을 구입했다. 앞코가 들려있는 이 신발! 신세계였다. 흔히들 말하는 미드풋 자세가 만들어졌고, 발에 충격이 덜했다. 그리고 가벼웠다. 확실히 달랐다. 그래서 달리는 데 더 재미가 붙었다. 그리고 흰색 바탕에 로고와 바닥에 강렬한 분홍빛 형광색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나이가 들긴 했나 보다. 점점 화려한 색상에 눈이 간다. 


그래도 미즈노 '라이더 24'를 버리기 아까워서, 아식스 '매직스피드 3'은 실외 달리기, 미즈노 '라이더 24'는 실내 러닝머신을 달릴 때 신고 있다.


올해(2024년)부터는 매주 1회는 10km 이상 달리기로 목표를 세웠다. 대략 올해 아식스를 신고 달린 거리를 계산하면 토요일 6km~8km, 일요일 10km~13km로 계산하면 주말에 15km~20km를 달린 셈이고, 그렇게 30주(7월 기준)를 달렸다 치면 아식스 '매직 스피드 3'을 신고 600km 정도 달렸다. 잘 신고, 잘 달리고 있다. 다만 7월~8월 여름이 되자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다. 더워도 너무 덥다. 주 1회 10km 이상 달린다는 목표는 폭염에 잊어 버렸다. 어서 가을이 왔으면. 


<계속>


가장 위는 나의 맨발, 가운데 사진은 미즈노 '라이더 24', 가장 아래는 아식스 '매직 스피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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