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린이 다이어리 12-2
달릴 때도 마찬가지다. 내뱉는 것보다 더 많이 들이마시면서 달렸다.
보통 달릴 때 호흡은 2/4박자 호흡을 많이 한다. 두 번 마시고, 두 번 내뱉고.
"흡! 흡! 푸! 푸!", 또는 "칙! 칙! 폭! 폭!" 박자다. 2/4박자 호흡이 달릴 때 박자 맞추기가 편하다.
달리기를 시작한 초반에는 호흡을 안정적으로 4/4박자로 2/4 박자 호흡보다 더 길게 유지하면서 뛰었다. 즉, 네 번 마시고, 네 번 내쉬는 호흡이다. 호흡이 긴 만큼 마시는 양이 많아서, 안정된 호흡으로 오래 뛸 수 있었다. 다만, 속도가 좀 더 빨라지거나, 달린 거리가 길어지거나 또는 내가 지쳤을 때, 4/4 박자 호흡이 버거울 때도 있다. 그럴 때면 2/4박자 호흡으로 전환해서 뛰면, 한결 편하다.
그리고 숨을 마실 때도 입이 아닌 코로 호흡하는 연습을 하곤 한다. 달리면서 스스로 여러 가지 자세 교정 연습을 한다는 생각도 종종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호흡은 평소 입으로만 호흡해 버릇해서, 일부러 코로 숨을 마시는 연습을 한다. 이는 숨을 마실 때, 입보다는 코로 들이마시는 코호흡이 좋다고 소개하는 제임스 네스터의 '호흡의 기술'이란 책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렇게 호흡을 연습하며 달리다 보니, 1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나도 모르게 호흡에 크게 신경 안 쓰고 달리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호흡에 크게 신경 안 써도 호흡이 안정되게 30분 이상을 달리고 있다. 내 심장이 강해진 것 같다. 1년 전 만해도 호흡이 거칠었는데, 지금은 안정적으로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
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아침에 지인과 조깅하며 쉴 새 없이 대화를 나누는 러너들이 정말 신기했다.
'나는 숨이 차서 호흡 제대로 하기도 벅찬데,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쉬지 않고 말을 하며 뛸 수 있는 거지? 저 사람의 심장은 대체 어떻게 돼있는 걸까?' 신기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느낌을 알 것 같다.
달리기를 1년 이상하다 보니 심폐 능력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적당한 속도(내 생각으로는 10km/~11km/h)에서는 나도 이제 달리면서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혼자 달리다 보니 시험해 볼 사람이 없다는 것.
이는 스마트워치로 측정한 심박수를 봐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거리를 비슷한 속도도 달렸는데, 1년 전에는 최대 심박수 운동 155-172 bpm 구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같은 속도와 거리를 무산소 운동 138-154 bpm과 유산소 운동 121-137 bpm 구간이 비중이 늘어났다. 이는 심장의 체력이 좋아져 심박수가 좀 더 적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호흡이 편해지다 보니 이전처럼 규칙적인 호흡법을 잊고 달리곤 한다. 그래서 달린 후 심박 기록을 보면 그래프가 들쑥날쑥 하다.(하단 이미지)
때로는 달리면서 머릿속에 홍난파 선생님의 '퐁당퐁당' 노래가 떠올라, 그에 맞춰 호흡하기도 한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멜로디에 맞춰 2/4 호흡을 하며 달리니, 의외로 퐁당퐁당 노래와 2/4 호흡이 궁합이 잘 맞는다. 이래서 군대에서 군가를 부르면서 구보를 하나보다.
최근에는 필라테스 호흡법을 달리기에 접목해보고 있다. 그냥 호흡을 들이마시는 것이 아니라, 갈비뼈를 옆으로 늘려 폐가 늘어나는 공간을 늘린다는 느낌으로 호흡을 시도해 보고 있는데, 호흡이 한결 안정적인 것 같다. 다만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호흡에 대해 까맣게 잊고 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문제지만 생각날 때 의식하다 보면 그 호흡법이 몸에 밸 것이다.
달리면서 호흡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달리는데 오는 지루함을 잊을 수 있다.
"흡! 흡! 푸! 푸! 칙! 칙! 폭! 폭!"
2023년 1월(왼쪽)과 2024년 2월(오른쪽) 10km를 달렸을 때 심박수 비교. 2024년이 무산소 운동 기간이 훨씬 길고 심박수가 낮게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