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고 싶은 거 말고, 남이 받고 싶은 것을 줘라

#인간관계

by 돼지터리언국 총리



편한 사람.
토이의 '좋은 사람'에 나오는 상호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로 인간관계를 맺을 때 지향하는 인간상이 바로 편한 사람이다.
나는 직업상 그렇기도 하고 원래 성격이 그렇기도 해서 넓고 나름 깊은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편이다.
한국에 있을 때나 베이징에 있을 때나 취재원들에게 정보를 잘 받는 것도 사실은 이런 인간관계 덕분인 것 같다.
사실 기자에게 무언가 정보를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신뢰 관계를 쌓고, 또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서로 교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록수는 나에게 인간관계 집착증이라는 병명을 하사했을 정도로 내겐 이런 관계가 일상이 됐다.
나에 대해 혹자는 정이 많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좋은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고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실용적인 솔루션(민원해결)을 잘 내려준다고 하기도 한다.
인간관계라는 게 사실 타고 나는 부분이 반이고, 노력하는 부분이 반이다.
그냥 별 의미 없이 행동하는 데 사람이 들러붙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본인이 피나는 노력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겪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대인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적인 감각이다.
잉? 무슨 스포츠나 도박도 아니고 동물적인 감각이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기분을 감각적으로 잘 살피는 것이다.
아니 너무 눈치 보는 것 아닙니까!라고 따질 수 있지만, 대게 주변에 사람이 없는 사람을 보면 눈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게 무슨 문제를 일으키느냐면 분명 좋은 의도로 하는 일인데 상대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해서 트러블을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반대로 상대의 감정을 잘 읽을 수 있다면 '편한 사람'이 된다.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편안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편안한 사람에 대한 정의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편안하다고 느낄까?
뭔가를 상대에게 해줄 때도 내가 원하는 것을 주기보다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사람을 우리는 편한 사람으로 여긴다.
일단 서로 호감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고, 서로를 위한 호감 표시에서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친구들에게는 정을 많이 주는 편이고, 취재원이나 일을 함께하는 일본 기자들에게는 업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나누는데 더 공을 들인다. 그리고 록수에게는... 돈을 주고 크흡

만약 친구에게 쓸 데도 없는 정보만 주고, 취재원에게 정만 준다거나 그닥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참견하며 오지랖을 편다면 어떻게 될까.
마음이야 감사하게 받겠지마는 아마도 편한 사람이기 되기보다는 그냥 사람이 착하긴 한데 불편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호의로 그런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받는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면 오히려 불호를 유발할 뿐이다.

물론 이런 노력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지 아무에게나 막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또 내가 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해야지 무리를 해가며 한다면 노력이 길게 가지 못하고 오히려 진정성 없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아주 간단한 이치 같지만, 실전에서 적용하기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모든 사람이 편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인간관계에 부침을 겪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부분을 잘 체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써놓고 보니까 진짜 하나 마나 한 소리를 길게도 써놨네. 으휴 아재플레인.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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