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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Nov 29. 2018

너도 엄마 품에 안긴 운 좋은 언손이었을 뿐이다

#단상 #에세이


<테니스 칠 때 안 쓰는 손에 대한 단상>


    아무도 관심이 없겠지만, 테니스는 기본적으로 야외 스포츠다.
    실내 코트도 좀 있지만 보통 야외에서 하기 때문에 날씨 영향을 엄청 받는다.
    특히 겨울이 다가오는 요맘 때 즈음이면 안 쓰는 손이 몇 경기 뛰면 손등이 얼어붙어 저릿저릿하다.
    왼손잡이에 두핸드백핸드를 치는 나같은 경우도 주로 포핸드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오른손을 쓸 일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감각마저 없어질 정도로 얼음장 같이 손이 얼어 붙는다.
    그렇다고 오른손이 어는 것이 오른손의 잘못일까? 테니스가 갖는 기본적인 운동학적 특성과 룰의 문제일까?
     우리는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아무리봐도 오른손의 문제는 아니다. 왼손이 "얼기 싫으면 너도 나처럼 열심히 움직여"라고 오른손에게 핀잔을 준다면 그건 그냥 왼손이 도른잔 것이다.
     세상 이치도 그렇다. 우리 모두는 동등한 출발선에 서지 않고, 주어진 환경도 다르다. 남자와 여자가 그렇고, 아동과 성인, 장애인과 비장애인, 때론 피부색에 따라 그런 경우가 허다하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와이프도 태생이 간이 안 좋은 편이라 체력이 약하다. 그에 비해 나는 미친아이 널뛰듯 발발거리고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타고난 체력과 성정,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차이인 것이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물론 극복가능한 것도 있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냥 두면 어떤가.
     다시 테니스로 돌아와서 이야기하면 테니스 치는 사람들은 겨울에 장갑 한짝(손목 토시)을 가지고 다닌다. 손이 얼지 않게 따숩게 감싸주는 역할이다.
     이 장갑을 포핸드 그립 쪽에는 낄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장갑 때문에 감이 떨어져 공이 잘 안 맞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언 손들을 돌아보자. 그들은 처음부터 언 손은 아니었다. 물론 게으르고, 감정 기복이 심하고, 아프고, 상처를 잘 받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그들이 다시 따순 손이 되도록 따순 장갑을 끼워주는 따순 왼손이 돼 보자.
    나는 노~~~오력해서 얻은 건데 나는 왜 안 주냐 징징댈 것이 아니다. 당신도 한 때는 엄마 품에 안 겨 있던 운 좋은 언 손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언 홍시가 먹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냠냠 달짝 찡~~~.
    
     -온수매트에서 언 손 올림.
   
#단상 #언손 #테니스 #홍시를홍시라했을뿐인데
++이 보시오 따순 장갑 좀 씌워주시오. 초박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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