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발레를 시작했을 때,
나는 거울 속 내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거울 앞에서 서야 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거기 비친 나를 똑바로 마주하는 게
어색하고 불편했다.
발레복은 몸에 딱 붙었고,
그게 내 몸의 부족한 부분들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했고,
거울을 볼 때마다 몸을 움츠렸다.
거울을 보면, 부족한 점만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우아하게 몸을 뻗는데,
나는 왠지 더 둔해 보였고, 뚱뚱해 보였고,
어색해 보였다.
“내가 이걸 해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발레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거울을 피하지 않게 된 순간
어느 날, 선생님이 말했다.
“몸을 써야 해요.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확인해야죠.”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거울은 내 몸을 판단하는 곳이 아니라,
내 몸을 이해하는 공간이라는 걸.
그날 이후, 거울을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
처음엔 여전히 어색했다.
하지만 거울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
“내 어깨가 올라가 있네.”
“손끝이 너무 힘이 들어갔구나.”
“이제 중심을 잡을 수 있겠어.”
조금씩, 거울 속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예전처럼 “뚱뚱한 내 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서 움직임을 배우고,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운동이 내게 가르쳐 준 것
운동을 하면서, 나는 내 몸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부끄러웠던 내 모습이,
이제는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 거울을 피하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거울을 보면 부족한 점만 보였지만,
이제는 내 몸을 더 잘 쓰기 위해 거울을 본다.
-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발레복이 딱 붙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내 몸이 잘 보여야 선생님이 더 정확하게
가르쳐 주실 거야”라고 생각한다.
- 뚱뚱하든 말든, 그게 ‘나’라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더 이상 몸을 숨기려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서, 나는 나를 더 많이 마주하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서 몸이 바뀌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거울을 피하지 않는다.
거울 속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 나를 본다.
그리고 그 변화가,
운동을 하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