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거울 속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by 지은 Mar 19. 2025

처음 발레를 시작했을 때,

나는 거울 속 내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거울 앞에서 서야 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거기 비친 나를 똑바로 마주하는 게

어색하고 불편했다.

발레복은 몸에 딱 붙었고,

그게 내 몸의 부족한 부분들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했고,

거울을 볼 때마다 몸을 움츠렸다.

 

거울을 보면, 부족한 점만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우아하게 몸을 뻗는데,

나는 왠지 더 둔해 보였고, 뚱뚱해 보였고,

어색해 보였다.

“내가 이걸 해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발레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거울을 피하지 않게 된 순간

 

어느 날, 선생님이 말했다.

“몸을 써야 해요.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확인해야죠.”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거울은 내 몸을 판단하는 곳이 아니라,

내 몸을 이해하는 공간이라는 걸.

 

그날 이후, 거울을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

처음엔 여전히 어색했다.

하지만 거울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

 

“내 어깨가 올라가 있네.”

“손끝이 너무 힘이 들어갔구나.”

“이제 중심을 잡을 수 있겠어.”

 

조금씩, 거울 속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예전처럼 “뚱뚱한 내 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서 움직임을 배우고,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운동이 내게 가르쳐 준 것

 

운동을 하면서, 나는 내 몸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부끄러웠던 내 모습이,

이제는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 거울을 피하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거울을 보면 부족한 점만 보였지만,

   이제는 내 몸을 더 잘 쓰기 위해 거울을 본다.

 

-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발레복이 딱 붙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내 몸이 잘 보여야 선생님이 더 정확하게

   가르쳐 주실 거야”라고 생각한다.

 

- 뚱뚱하든 말든, 그게 ‘나’라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더 이상 몸을 숨기려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서, 나는 나를 더 많이 마주하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서 몸이 바뀌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거울을 피하지 않는다.

거울 속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 나를 본다.

 

그리고 그 변화가,

운동을 하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선물이다.

작가의 이전글 운동을 하면 마음이 바뀐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