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실 안의 공기는 서늘하다. 파란색 환자복을 입은 환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몇 몇은 의자에, 몇 몇은 가부좌를 하고 있다. 가부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이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다가 눈을 감는다.
스피커에서는 물이 흐르는 자연의 소리가 들린다.
"숨을 들이 마시고 내뱉습니다....."
"호흡을 관찰합니다..."
"억지로 조절하지 않습니다..."
"나를 지나치게 몰아 붙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나의 목소리에 맞춰서 코 끝의 느낌으로 옮겨 갔다가, 복부로 관점을 옮겨 간다.
"호흡을 하고 있는 우리는 과거의 나도 아니고, 미래의 나도 아니며 오직 이 순간에만 존재하는 나 입니다.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입니다."
나는 싱잉볼을 들어 종을 친다.
청아한 소리에 사람들이 눈을 뜬다.
어떤 이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기도 하다.
나는 그들의 눈을 하나씩 다 마주치며 빙긋이 웃는다.
"우리는 모두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공간에 있습니다."
문제는 간단하게 쉽게 풀렸다.
내가 명상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한 것을 이야기 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병원장님께 고민을 말씀 드렸다.
병원장님은 곰곰히 생각하더니
"그냥 병원에서 지도하면 되는 거 아냐? 수술 후에 환자들 잠 못자고 스트레스 받고 걱정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냥 여기서 지도 해 내가 기본적인 사항은 마련해 줄게"
그렇게 해서 아주 쉽게? 일사천리로 명상지도를 하게 되었다.
장소는 물리치료실로 정해졌고, 시간대는 수요일 치료가 끝난뒤 18:10 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명상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하고 바로 지도를 하는데,
지도하는 대상이 일반인이 아니라 환자 인것에 조금 두려움도 앞섰다
몸이 정상인 사람도 10분, 15분의 명상을 진행하려고 하면 통증이 세게 밀려 온다.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프다.
그리고 그 통증을 대하려고 하다가 명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군다나 나는 처음 명상을 지도 하는 것이지 않은가.
참 고민을 많이 했다. 그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
여러번의 시행 착오, 병원 직원들과의 상의, 피드백 끝에
나만의 명상법 "통증을 받아들이고 날려보내는 명상" 을 개발하게 되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통증을 완전히 없앤 다기 보다 통증을 대하는 내 태도를 바꿈으로써 통증을 부드럽게 받아들이도록 했고
그 결과로 환자분들이 자각적으로 느끼는 통증의 양도 많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상에 참여한 많은 환자분들이 통증이 경감됨을 보고했다.
몇몇 분들은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며, 무슨 속임수를 쓰신 거냐고 나에게 되묻기도 했다.
"제가 치료를 한게 아니고 저는 지도를 한 것 뿐입니다. 여러분들 속 안에 있는 주의라는 에너지, 사랑이라는 에너지로 여러분들 직접 치유 한 것입니다."
내가 실제로 생각하는 점이다.
다만 나의 역할은 길잡이로 개인의 마음 속에 있는 강력한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줄 뿐이다.
그것을 받아들여서 실제로 회복에 가능 한 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본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알아듣기 편하도록 하는 것은 꾸준히 내가 해야할 몫이지만, 명상을 통해서 마음을 편안히 하고 통증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그 순간에는 혼자 오롯이 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각자 마음 속에 있는 평온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세르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