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명상 아홉 스푼
명상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엇일까요?
바로 행위의 방식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존에 자동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행위 모드' (Doing mode)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위 모드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행위 던 지 간에 다음 세 가지를 염두하고 행동해 나갑니다.
매 순간 나의 상태 (현 상태)
내가 있고 싶은 곳 (목적지, 목표, 원하는 결과)
내가 있고 싶지 않은 곳 (목표하지 않은 곳, 피하고 싶은 결과)
이 모드의 특징은 자동적으로 일어납니다.
원하는 곳에 도달하고, 원치 않은 곳을 회피하기 위해 생각이 과거와 미래에 머뭅니다.
내가 처한 현실과 바라는 곳과의 괴리가 커지거나, 원치 않은 곳에 있을 때 괴로움이 더욱 증폭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현재 보다 다른 무언가를 더 간절히 원하고 그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생각과 개념은 실재처럼 여겨집니다. 그래서 목표를 완성할 때까지 계속 목표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지라도 곧바로 새로운 목표를 찾아 나섭니다. 무한한 순환 고리가 반복됩니다.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8주 마음 챙김(MBCT) 워크북 35p'
사실 인류가 다른 종들을 정복하고 지구라는 생명의 지배자가 되고 달에 우주선을 보내기까지 이런 '행위모드'가 작동하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 장점만이 있는 것이 아니듯이 단점 또한 분명히 존재합니다.
현재를 과거, 미래와 늘 비교하게 만들어 우리가 계속 부족하다고 여기게 합니다. 결론적으로 불행하게, 불안하게, 후회하게 만들었습니다. 문명의 지배자인 우리가 우울, 불안, 불면 등 정신과 질환에 시달리는 이유 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행위 모드'와 반대되는 '존재 모드'는 어떤 것일까요?
마음은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있고 온전히 현존하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생각과 과거의 기억이 떠오를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그것들을 현재 경험의 일부로서 경험합니다. 생각이 만들어내는 과거와 미래의 세계에 끌려들어 가지 않고 그 세계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8주 마음 챙김(MBCT) 워크북 42p'
아마 이해가어려우실 거라 생각합니다.
앎의 존재 방식에 대해 쉽게 비유를 든 것이 있어 옮겨보고자 합니다.
앎의 두 가지 방식
1.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기 (Doing mode)
발을 내려다보지 않으면서 발에 대해 1~2분 정도 생각합니다. 발을 마음속에 떠올리면 무슨 생각이 납니까?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을 테고, 달라지기를 바라는 생각도 떠오를 것입니다. 갔던 곳, 일으켰던 문제 어떤 생각이 떠오릅니까? 어떤 방법으로든 생각을 통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생각이 펼쳐지도록 합니다. 1~2분 동안 발을 생각해 봅니다.
2. 직접적으로 주의 기울이기 (Being mode)
이제 발을 보지 않으면서 발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알아차림이 발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 발을 채우듯 점점 바깥쪽으로 알아차립니다. 뼈에서 피부 자체까지... 피부 안쪽으로 뼈를 느끼고... 피부에 닿는 느낌.. 발바닥의 감각, 발과 바닥 사이의 경계를 살펴봅니다.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8주 마음 챙김(MBCT) 워크북 92p'
같은 발을 보면서도 과거와 미래에 머물고 있다면 오직 현재만 존재하는 내 발을 인지할 수가 없습니다. 과거와 미래의 기억에서 존재했던 '관념적인 발'만을 생각할 뿐입니다. 생각은 실재가 됩니다.
하지만 존재 모드에서는 진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 나의 발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을 멈출 수 있습니다. 생각의 재잘거림에서 벗어나게 되면,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발바닥을 온전하게 인지하는 나는 과거와 미래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행위모드와 존재모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방식입니다.
인생에서 원하는 무언가를 얻으려면 행위모드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행위모드는 교육할 필요도 없이 모두가 잘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암호에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모드를 통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달성하되 우울, 불안, 후회를 가지고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번아웃이라는 표현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려고 하다가 내 에너지가 모두 소진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자동차도 엑셀레이터만 밟는 자동차는 없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브레이크도 밟아줘야 더 오래 나갈 수 있습니다. 풀액셀을 밟으면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지라도 빠르게 고장이 나고 수명을 다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론 존재모드를 통해 브레이크를 밟아 내가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그곳에 치유의 힘이 발휘되고, 삶을 풍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액셀을 주야장천 밟으신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밤은 존재 모드로 한 번 바꿔서 여러분들 몸에 진정한 휴식을 취해보셨으면 합니다.
https://youtu.be/2QriBX9SQyY?si=FVaNdVtxn2XUL6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