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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호흡을 허용해 주세요.

일상에 명상 열 세 스푼

by 마인드풀

제가 명상을 처음 했을 때 곤란했던 것 중에 하나는 내 호흡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가만히 잘하는 호흡을 그냥 관찰했을 뿐인데도, 내 호흡은 거칠고 이상하게만 느껴졌습니다.


명상을 중단 하자 호흡은 오히려 편안해졌습니다.


호흡 명상이 나랑 맞지 않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죠. 그리고 명상을 중단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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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명상 전문가 선생님들과 이야기한 결과


제가 너무 잘하려고 해서 호흡이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올바른 호흡법이 있습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깊이 내쉬며 고르고 안정된 호흡


이 호흡이 대부분 자기가 하는 호흡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고 싶어 합니다.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평소 일상에서 단 한 번도 내 호흡을 관찰한 적이 없는 분들이 호흡을 처음 관찰하라고 하면, 원래 내가 하던 호흡과, 이상적으로 하던 호흡이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니 내가 내 호흡을 하는데 이상하게 더 힘들고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호흡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수의적이면서 불수의적인 기관입니다.


풀어말하자면, 내가 의지를 가지고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기관이면서(수의적), 가만히 내버려 두게 되면 자동적으로 행해진다는 말입니다. (불수의적, 심장의 움직임, 위장의 움직임처럼)


불수의적인 호흡과, 억지로 잘하려고 하는 수의적인 호흡이 충돌하면서 호흡 관찰을 더 어렵게 합니다.


간단히 비유를 들어서 달리기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고 해봅시다. 이런 충돌은 첫 시작부터 기준점을 우사인 볼트에 맞춰놓는 것과 동일합니다. 내 몸은 100m를 30초에 뛰는 신체입니다. 그런데 마음은 100m 10초에 들어온다고 상상하고 스트레스받는 겁니다. 달리기는 아예 내 빈약한 하체가 다리를 못 뛰게 만들지만 호흡은 억지로 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엇박자가 나고 힘들어지는 겁니다.


호흡은 늘 하고 있고 친숙하다고 여기기에,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0년 30년 이미 습관으로 고착화된 호흡을 바꾸는 것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명상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수용입니다.


내 호흡이 어떻게 되었던지 간에,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처한 현실을 있는 수용하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 다음에야 비로소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명상을 처음 시작하면서 느꼈던 것은 내 호흡이 무척 얕고 짧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깨닫자 명상을 하면서 호흡이 힘들지 않게 되었죠.



명상뿐만 아니라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 일 때 거기에 변화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내가 처한 상황을 인정하지 않으면 시작부터 모든 것이 꼬이기 때문입니다.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분들만의 소중한 호흡을 여러분들이 수용해 주셨으며 합니다.


호흡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그 자리에 있고, 죽을 때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https://youtu.be/OM5cVB81aT8?si=3qvDMkeqgLXsPG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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