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일상에 명상 서른여섯 스푼
오늘은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지금, 나는 왜 글을 매일 쓰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본다.
굳이 이 시간을 들여서 무엇을 위해 컴퓨터에 앉아 타자를 두드리고 있는가. 모든 행위에는 이유가 있다.
간단하다. 한 명이라도 더 명상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명상을 하고 당신들의 인생이 행복해지고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나는 진실로 명상이 사람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며 수많은 연구결과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1) 행복감 증가.
1. Ricard, Matthieu, Antoine Lutz, and R. Davidson. "Neuroscience reveals the secrets of meditation’s benefits."
Scientific American
311.5 (2014). : 10회 인용, 영향력 지수: 1.629 (2019)
2. Ferguson, Yuna L., and Kennon M. Sheldon. "Trying to be happier really can work: Two experimental studies." 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8.1 (2013): 23-33.
: 66회 인용, 영향력 지수: 3.828 (2019)
2) 삶의 만족도 증가
1.Monti, Daniel A., et al.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mindfulness‐based art therapy (MBAT) for women with cancer."
Psycho‐Oncology: Journal of the Psychological, Social and Behavioral Dimensions of Cancer
15.5 (2006): 363-373.
: 499회 인용, 영향력 지수: 3.455 (2017)
2.Henderson, Virginia P., et al.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for women with early-stage breast cancer receiving radiotherapy." Integrative cancer therapies 12.5 (2013): 404-413.
: 75회 인용, 영향력 지수: 2.657 (2017)
3. Johannsen, Maja, et al. "Efficacy of 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on late post-treatment pain in women treated for primary breast cancer: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34.28 (2016): 3390-3399.
: 99회 인용, 영향력 지수: 24.008 (2016)
....
누가 명상 논문에 대해서 정리해 놓은 것의 일부분만 발췌한 것이다. 더 옮겨 적진 않겠다. 논문 출처만 적어도 글이 꽉 찰 판이다.
어차피 영어로 된 작은 글자 들은 다들 보지 않을 거란 걸 잘 안다. 혹시나 궁금하면 드래그해서 검색해 보시라. 예전에 수 천년동안 산속에서만 전해오던 명상이 과학의 옷을 입고 있다.
수많은 연구 결과들의 종합을 해보자면... 닥치고 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나는 결론에 이르렀다.
행복감 증가, 자비 증가, 삶의 만족도 증가, 관계의 질 개선, 삶의 의미 증가, 스트레스 감소, 우울 감소, 주의력 증가, 기억력 증가, 창의력 증가, 혁신력 증가, 면역 기능 개선, 고혈압 개선, 만성 통증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기능 등 심혈관 인자의 개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 감소... 등등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은가? 방문판매 하는 돌팔이 약장수의 멘트처럼 들리지 않는가?
하지만 돌팔이 약장수와 내가 하는 말의 차이점은 효과 하나하나 마다 모두 논문이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명상의 최고의 장점이 있다. 위해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모든 행위를 할 때 원하던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잃을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 측면에서 명상의 효과가 발휘되지 못했을 때 손해가 나는 지점은 시간 밖에 없다.
10분에서 20분 남짓한 시간.
하지만 우리들은 10분의 20분의 시간을 스마트 폰을 보면서 얼마나 쉽게 버리고 있는가. 뭘 더하려고 하지 말고 가만히 눈 감고 호흡에만 집중해 봐라. 그러면 저기 효과들이 따라온다니까? (진짜 약장수 같군)
앞에서 과학의 권위를 빌려 정량적으로 설명을 했다면, 정성적으로 나 자신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성질이 못 됐었다. 겉으로는 착한 척했다. 그런데 속으로는 시기 질투가 많았다. 불안과 후회에 시달려 살았다. 남들은 잘 해내고 시작부터 돈이 많은 것 같아 부러웠다. 이성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겠다는 피해의식도 있었던 것 같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대학교 때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지도 못했다. 6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면 죄책감이 들었다. 그런데 무언가를 진득이 해서 이루어 내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기깔나게 재밌게 술을 많이 먹으며 논 다던가, 연애를 잘한다던가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나는 좀 끼어 있는 인생을 살았다. 적당히 놀지도 못하고, 다른 곳에서 두각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그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이것저것에 발 담그고 있는 삶은 생각이 많기 마련이었다. 생각은 밤까지 이어졌고 밤까지 이어지면 잠들지 못했다. 억지로 잠을 청하다가 한 밤 중에 깨곤 했다.
숨을 쉬지 못해서 깼는데, 누군가 목을 조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100m 달리기를 하고 난 뒤에 헐떡임 과 오랫동안 물속에서 숨을 참고 있는 듯한 느낌이 동시에 몰려왔다. 살기 위해 물을 먹었으나 물을 먹으면 토했다.
그래도 이때 물을 먹어야 했는데, 삼켜지지 않는 물이 위장에 들어가면 위장이 요동을 치며 트림을 꺼억했다. 평소에는 들을 수 없는 짐승 소리 같은 트림을 했는데, 이 트림을 하면 숨이 쉬어지곤 했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이 빈도는 잦아졌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뛰고 두근거려서 주체가 안 되었다. 밖에서 숨기는 것은 가능했지만 집에만 들어오면 심장이 두근거릴 때도 있었다. 심장이 두근거리면 잠을 자기가 정말 어렵다.
그래도 참 감사했던 것이 내가 한의대생이라는 것이었다. 잘 아는 한의사 선생님을 통해 내 증상을 설명드렸다. 맥을 짚더니 처방을 알려주셨고 약 3제는 먹어야 한다고 했다. 3제를 넘어 더 먹었다. 그 처방을 꽤나 꾸준히 먹고 나서야 그 증상들은 점차 수그러 들었다.
희한한 나의 증상이 왜 생겼는지 탐구하다 나의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한 기회로 명상을 접하게 되었고, 명상을 접한 이후로 저런 증세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계속 명상을 하게 된 것이다. 명상을 하다가 지도자가 된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 명상 덕분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되었다. 명상에 더욱 감사할 따름이다.
임상을 접하다 보니 갖가지 많은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한다.
어떤 환자분의 상황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내가 어떤 말씀을 드리기도 어렵다.
그분들의 상황을 내가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
묵묵히 듣고 손을 잡아드릴 뿐이다.
다만 그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기독교가 종교인 분들은 기도로, 불교가 종교인 분들은 염불로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직 무언가 의지할 것 없는 분들에게 '명상'이 숨 쉴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자다가 숨을 못 쉬었을 때, 물 한 컵이 숨을 쉬게 해 주었던 것처럼
그들에게 명상이 한 컵의 물 한 잔 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냥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뿐이다.
다만 그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