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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Oct 17. 2024

당신이 피곤한 이유 (2)

일상에 명상 서른네 스푼 


지루해서 그렇습니다. 



제 대학교 졸업여행 때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벌써 7~8년 전의 일이네요.


대학교 동기들과 함께 졸업여행을 동남아로 갔습니다. 


2박 4일로 밤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밤 비행기로 오는 일정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다 같이 가는 일정에 모두들 신이 났고 동기들과 계획을 세워 정말 알차게 놀았습니다. 


밤 비행기라서 졸렸을 법한데, 잠깐 눈을 붙였다가 친구들과 영화를 보다가 수다를 떨다가 같이 와인을 먹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가는 밤 비행기 안은 영화관이 되었다가, 카페가 되었다가, 무한리필 와인바가 되었습니다.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날씨가 화창했습니다. 날씨와 더불어서 우리의 마음도 들떴습니다.


에메랄드 빛 바닷가에 가서 수영을 했다가, 풀장에 가서 놀았다가


야시장 거리를 돌아다니고, 맛있는 야식을 먹고, 다 함께 거리에서 춤을 추었습니다.



숙소에 들어와서는 새벽까지 와인이며 맥주를 함께 먹었습니다.


1분 1초의 시간이 아까워서 친구들끼리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먹었습니다. 


이때 저는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고, 피곤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여행 갔던 4일간의 평균 수면시간은 3시간이 채 되지 않을 겁니다.


돌아오고 나서 친구들과 그때를 회상하면 다들 신기하다고 합니다. 


어떻게 며칠간 3시간도 안 자고 그렇게 놀 수 있었는지요.






당시 학교 다닐 때 공부하느라 잠을 몇 시간만 못 자더라도 몸이 굉장히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수업을 들을 때도 졸기 일쑤였고, 계속 잠을 보충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전날의 수면 컨디션이 흔들리게 되면 다음날 저녁까지 계속 몸 컨디션이 좋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여행을 가서 신나게 놀고 있는 저는 3시간을 못 자도 컨디션이 날아갈 듯했고 


(야시장에서 수 km를 걷고 다음날 물장구치며 수영을 해도 피곤한 걸 못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노동 없이 그냥 수업을 듣고 머리만 쓰면 되는 것인데도 몸은 피곤했습니다. 


저의 몸의 역량 변화는 신기했습니다. 같은 몸인데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가 하고요 



저와 같은 경험을 한 것을 100년 전 책에도 그대로 기록한 내용이 있어 옮겨 봅니다.


- 피로를 유발하는 주원인 가운데 하나는 지루함이다. 여러분의 이웃에 사는 '앨리스'라는 평범한 사람을 살펴보자. 어느 날, 앨리스는 몹시 지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녀는 피곤해 보였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두통과 요통이 있었다. 피곤한 나머지 저녁도 먹지 않고 그저 침대에 누워 자고 싶었다. 어머니가 사정한 덕에 그녀는 겨우 식탁 앞에 앉았다. 이때 전화벨이 울렸다. 남자 친구였다. 그는 춤추러 가자고 했다. 그녀의 눈이 빛났다.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녀는 방으로 달려가 하늘빛 스커트를 입고 집을 나왔다. 그녀는 새벽 3시까지 춤을 췄다. 집에 돌아올 때까지 그녀는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좋아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 

 그녀는 정말 지쳐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자기 일이 너무 지루하고 인생이 무료해서 지쳐있었다. 세상에는 앨리스들이 너무 많다. 어쩌면 여러분도 그중 하나 일지 모른다.


-  작업능률을 저하시키는 단 하나의 원인은 지루함이다. 


- 여러분이 정신노동자라면 작업량 때문에 피곤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여러분이 하지 않은 작업량 대문에 피곤해질 것이다. 


-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우리는 종종 일 때문이 아니라 걱정과 좌절 원망으로 피로해진다. 


데일카네기 자기 관리론 498-502p, 자화상 출판사, 하소연 옮김 



학생 때를 돌이켜보자면 지루한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든 것들을 암기해야 하고 암기를 바탕으로 생각해야 했으니까요. 


암기가 되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았고,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수업을 들으면 지루하고 재미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피곤하게 느꼈습니다. 



저와 책에서 앨리스만 그럴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을 배우는 처음 시작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일에 익숙해지게 되면 단순 반복하는 일이 되게 됩니다. 


일이 쉬워지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일이 되게 되면 '지루함'을 느끼게 되고 지루함을 느끼게 되니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루함을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기서도 마음 챙김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능력, 의도적으로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순간순간 체험한 것을 느끼며, 체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 


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매너리즘으로, 기존에 해왔던 대로, 내 몸의 자동항법 장치가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에 벌어지는 일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대할 때 나도 변하고, 나를 대하는 세상도 변화합니다. 


매일 흘러가는 일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재미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던지 세부적인 곳에서 조금이나마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지점들이 있을 겁니다. 


진짜 반복되는 일이다라고 한다면 어제의 나와 비교해서 더 빠르게 했는지 시합을 할 수 있을 테고요. 


작은 부분에서 일을 새롭게 하다 보면 이전과 다르게 하는 것에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을 좀 더 재밌게 만들고, 재밌게 만들면 피곤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지루함에서 오는 피곤함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개 하루의 계획을 세울 때 일하는 시간을 빼놓고 무엇을 할지 계획을 합니다. 


일하는 시간은 재미없고 견뎌야 하는 시간으로 인식하는 것이죠.


하지만 일하는 시간도 놀이가 될 수 있을 때  


일로 인한 피곤함을 풀 필요 없이 당신은 재미있는 하루를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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