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명상 마흔 스푼
역경, 실패, 고난, 고통을 승화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모두 무수한 실패를 겪는다.
원하지 않았지만 고통과 고난은 우리를 집어삼킨다.
심지어 태어나면서부터 힘든 생을 살아갈 사람들도 충분히 많이 있다.
삶은 슬프게도 태어나면서 부터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정말 고난과 역경은 고통스럽다.
일부러 겪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 고통이 현실화되어 내 눈앞에 왔을 때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여기서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삶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쉬운 길은 신세를 한탄하며 내가 왜 이런 생에 처했는지 한탄하고 자조를 섞는 것이다.
힘든 상황에 대한 분노의 화살을 모두 사회 탓, 나의 운명 탓으로 돌리게 되면 모든 것이 쉬워진다.
내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주변 환경이 따라주지 않아 내가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나의 정신을 도피하게 만들어줄 곳이 반드시 등장한다.
술, 담배, 마약, 게임 등이다.
아주 아주 쉽고 중독이 되기 쉬운 길이다.
어려운 길은 내가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는 것이다.
과거의 일은 과거로 내버려 둔 채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정신을 차리고 몸을 씻고, 이불을 정리한 뒤 방 청소하고, 10분이라도 뛰어서 머리를 맑게 한다.
어떤 상황에 처했던 이것이 기본이다.
그러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눈에 보일 것이다.
한 길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아 평생을 힘들게 살아갈 수 있으며
다른 한 길은 외상 후 성장을 이뤄낼 수도 있다.
브런치 스토리 공간에는 외상 후 성장을 이룬 분들도 많이 보이고, 역경 속에서도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려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외상을 극복하는 시작은 나의 치부,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암 진단을 받은 것, 희귀병을 앓고 있는 것, 가장 가까운 사람이 병에 걸린 것, 배우자가 바람을 핀 것, 이혼을 한 것, 자녀가 병을 진단받은 것..
브런치 스토리는 자신의 치부를 서슴없이 드러내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다.
그러니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도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부끄러운 점, 치부, 고통을 세상 밖에 내놓게 되면 생각보다 그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감정 속에 곪아 있는 부분은 공기를 통하게 해서 순환을 해줘야 한다.
물론 처음에는 당연히 쓰라리고 아프다.
나의 약점을 드러내기 어려운데,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글에는 고통을 승화시킬 수 있는 마법 같은 힘이 있기 때문이다.
글 한 문장 쓰려면 생각의 반죽을 내리치고 내리쳐서 축적해야 한다.
여러 개의 생각이 반죽이 되고 말이 되다가, 엉키어서 문득 한 마디의 문장이 토해진다.
브런치 스토리 공간에 나를 드러냄으로써 사실 내가 치유를 많이 받고 있다.
지금이야 명상을 하고 안정되었기에 사람들은 내가 정서가 안정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전에 부끄럽고 스트레스받는 과거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좀 숨기고 싶었다.
그런데 브런치에서 서로의 힘들었던 치부를 들춰보자 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는 성격이 좋지 못해 성적 밖에 몰랐고, 경쟁심에 불타올라 친구들에게 문제집도 안 보여 줬던 날도 있었다.
대학생 때는 불안함과 걱정에 심장이 미칠 듯이 두근거렸던 나날들이 있었다.
생각과 스트레스로 자다가 누가 목을 조르는 것 같이 숨을 못 쉬어서 깼던 날들이 많았다.
이때는 물을 몇 컵이고 삼켜서 짐승 소리 같은 트림을 해야 숨을 쉴 수 있었다.
부모님이나 친한 친구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 글을 쓰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혹시 제가 여기서 왜 이렇게 글 쓰고 있는지 궁금하시면 이 글을 봐주시길)
https://brunch.co.kr/@kjh2011123/151
유튜브나, 쇼츠, 릴스 짧은 영상이 범람하고 있다.
요란한 세상이다. 하지만 실속이 없다.
다들 유행에 민감하지만 자신만의 중심을 잡고 사는 사람들은 드물다.
브런치 스토리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공간이다.
자기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자기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한 개의 글을 문장으로 써서 낸다는 것. 그리고 그 글을 엮어 브런치 북을 쓴다는 것.
모두 쉬운 일이 아님을 여기에 글을 써본 모두는 잘 알 것이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 스토리가 좋다
단단하고 따뜻해서 좋다.
고통을 치유로 바꾸는 심상화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