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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Oct 29. 2024

모두들 웃으면서 운동하세요~

일상에 명상 마흔 다섯 스푼

"오빠 운동 할 때 웃으면서 할 수 없어? 주름이 너무 깊어.."


 "응?"


함께 운동을 하던 아내가 걱정인 듯 내 미간을 두드린다. 운동을 함께 하기 위해 아내와 헬스장에 왔다. 아내는 요즘 몸이 쳐진다고 해서 함께 헬스장으로 왔다. 오늘은 어깨 운동 하는 날이다.


 그녀를 괜히 데려 온 것일까. 헬스 할 때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인데 인상 쓴다고 잔소리를 듣게 될 줄이야 ㅠ


 "아이... 무게 무거운 거 들면 있는 힘을 짜내서 해야 하는데 어떻게 인상을 안 쓰면서 해"


 어깨 운동을 위한 숄더프레스 머신에서 내려오며 이야기한다. 숨이 약간 헐떡이고 심장이 빨리 뛴다. 퉁명스러움이 약간 전달되었는지 그녀도 눈치를 살핀다.


 "아니.. 그냥 내 말은 주름이 너무 깊게 있어 가지고 걱정되어서 그렇지 거울 한 번 봐 봐..."


 운동할 때 인상 쓰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너무 힘이 들 때 오히려 인상을 쓸 정도가 안되면 운동을 제대로 한 것 같지 않으니까. 그래도 내가 못 드는 지점에서 하나 더 들 때 운동이 되는 거라 생각한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고 한 번 무거운 것 들 때처럼 인상을 써본다.


 오우 셋...


 주름 장렬이다..

 

 눈가에 주름과 콧잔등의 주름이 수 겹이다. 땀으로 번들거려서 흡사 버터를 머금은 페스튜리처럼 펼쳐져있다.


 "와 내 얼굴 뭐야..."


세월의 흐름을 피해 갈 수는 없겠지만, 이 상태로 인상을 찌푸린다면 세월의 흐름에 액셀을 밟는 것과 같다.


얼굴 가속 노화라고 이름 붙일 수 있으려나


 "알겠어, 한 번 노력해 볼게"


 




 마음 챙김 명상을 하는 사람이니 혼자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내 몸과 마음을 관찰해 보기 시작한다.


 인상을 진짜 많이 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온 얼굴에 힘을 주고 있다.


 물론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진짜 힘을 많이 주고 있다.


 '아내가 걱정할만했구나.'


 몸을 세밀하게 관찰하다 보니 발견한 사실은, 진짜 힘들 때에도 인상을 쓰지만, 80% 들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인상을 심하게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정도면 안 써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적당히 들 수 있는 무게에서도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내 실제 힘을 쓰는 정도 = 내가 힘들게 보이는 척도(인상)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내 몸이 엄살을 부리는 것인지 과장을 하려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어쩌면 나는 인상을 찌푸림으로써 나는 이만큼 운동한다를 나에게 알려주려는 것이었을까?


아내 말대로 웃으면서 한 번 운동을 진행해 보았다.


 물론 무게를 올리게 되면 자연스레 인상을 쓰게 되니, 웃는 것과 힘든 것이 합쳐진  기괴한 표정이 나왔다. ㅎㅎㅎ


 



그런데


 웃으면서 운동을 하니 생각보다 덜 힘들었다. (!)  


 같은 무게를 들어도 생각보다 덜 힘들어서 1~2개를 더 할 수 있었고, 하고 난 뒤에도 할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진짜 웃는 행위 자체가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게 하는 게 아닐까




 

 

운동이 삶 그 자체인 가수 김종국 씨는 운동할 때 항상 웃는 표정을 짓는다. 그 표정은 언제나 황홀경에 있다.



 

그의 운동과 나의 운동이 다른 점을 살펴본다.


같은 운동을 할지라도 그는 웃고 있고 나는 인상을 쓴다.


여기서 차이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나 결과를 중요시 여기냐 하는 점이다


김종국 씨는 운동을 하는 것 그 자체에 행복을 느낀다. 헬스는 확실히 행복하니까.


내 마음을 찬찬히 살펴보니 운동을 하는 것은 과정은 힘든 것이라 빨리 넘기려 했고


그 결과를 얻기만을 원했다.


결과는 몸이 건강해지고, 몸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무의식 중에 운동을 하는 것은 괴로운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음을 발견했다.


무의식은 적당히 힘을 쓸 때에도 내 얼굴이 오만상 인상을 다 찌푸리도록 만들었다.


아무리 좋은 결과를 얻는 행위를 할지라도 내가 그 행위를 하면서 인상을 찌푸리고 힘이 든다면 오래 해나갈 수 없을 것이다.


과정을 얻는 순간과 결과를 얻는 순간 모두 소중한 순간이데 그 과정을 하찮게 대하고 흘려보내게 된다.


https://blog.naver.com/pomnyun/223467890706


 

나의 인생 멘토라고 생각하는 법륜스님의 블로그이다. 이 블로그에서는 법륜스님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하루를 기록한다. 나는 매일 아침 법륜 스님의 하루를 읽으며 시작한다. (이렇게 읽은 지는 2년이 넘었다.)


여기서 외국의 스님들이 한국을 방문해서 교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24.06.04)


틱 누르 비엔이라는 스님이 너무 엄숙하게 있자. 스님은 좀 웃으라고 이야기한다.


틱 누르 비엔 스님은 어렸을 때 고난을 너무 겪어 웃는 법을 까먹었다고 한다. 그래도 한 번 웃어보라고 하자


틱 누르 비엔 스님이 활짝 웃는다.


그 웃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출처 : 법륜스님의 하루  https://blog.naver.com/pomnyun/223467890706




우리 모두의 인생은 웃을 것보다 힘든 것투성이다.


결과만을 생각하면 지금의 과정은 힘들어야 하고 힘든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 웃어보면 어떨까.


힘들지만 그 과정을 쉽게 만들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 재미있는 포인트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얼굴에 주름이 덜 지게 된다! (여성 분들 귀가 솔깃하시려나..)


 


P.S

결과를 생각하기보다 과정을 더 신경 써야 합니다. 그것이 중요한 이유를 앤드류 후버만 교수가 이야기합니다.


결론에만 치중하게 되면 도파민이 보상에만 집중해 과정을 더 힘들게 느끼게 하고 즐겁지 않게 만든다고 합니다.


결국 옛말이 생각나네요


노력하는 사람은 아무리 해도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IpS020giJ4 



브런치에 매일 글을 올리려 하는 것도 힘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제 선택으로 하고 있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저는 명상과 글쓰기를 매우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24년 10월 29일 과정을 즐겁게 만드는 명상 지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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