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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Oct 28. 2024

오늘 기분 X 같을 때..

일상에 명상 마흔네 스푼


몸이 찌뿌둥하다.


날씨가 흐리다.


뭔가 불평, 불만이 쌓이는 느낌이 드는 날이다.


작은 일 들에 시비를 걸고 싶은 마음이 든다.


위험하다는 신호다!...



빨리 다이어리를 펼쳐든다. 늘 하듯이 컨디션과 날씨를 먼저 적는다.


나는 매일 다이어리에 내 컨디션 정도를 1 - 10 사이로 체크하고 날씨가 어땠는지 적는다.


오늘 컨디션은 6~7 정도 되고, 날씨는 비는 오지 않고 흐리다.


컨디션이 처지는 날이면 내 감정과 왜 기분이 나쁜지를 다 적는다.


생각을 적지 않으면 그 생각의 쳇바퀴에 갇히고 같은 생각을 반복한다.


떠오르는 생각을 적고 왜 그 생각을 했을까 감정을 살펴본 뒤에 그것도 적는다.


생각과 감정을 적게 되면. 뇌는 생각에 대해서 일단 덜하게 된다.


생각을 일단 한 번 멈추면 나쁜 생각의 반추에서 벗어나게 된다.


오늘 내가 갑자기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해야 할 일의 압박감'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나에게 매일 해야 하는 일들이 있는데, 새로 추가된 일들이 있었다.


웬만하면 하루에 운동, 책 읽기, 명상, 브런치 글 올리기를 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운동, 책 읽기, 명상은 매일 해야 하는 일로 규정하고 있으며,

나의 자식이 태어나면 하루에 1분씩이라도 이 행위들은 꼭 해야 한다고 가르치려 한다.)


그리고 난 뒤에 최근에 진료 관련 스터디가 추가되었다.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는데, 갑자기 모든 일들이 버거워 보이기 시작했다.


'언제 스터디 공부하고, 언제 운동하고... 다 하지?'


내가 그래서 좀 짜증이 났구나.


그랬구나..


감정을 알아봐 주자 그 마음이 조금 잠잠해진다.


해야 할 일에 몰입할 때는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하지만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생각할 때 스트레스받는다.



짜증이 수그러 들자마자 바로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내가 이때까지 잘 해왔던 것들을 상기하는 것이다.  


'그래도 매일 하고 있는 것들을 잘하고 있잖아? 운동을 하고, 글 쓰고, 명상도 잘하고 있네.. 너무 급하게 생각할 것 없어'


더 나아가 내가 이것들을 잘했을 때 내가 원하는 모습을 심상화로 떠올린다.


브런치 스토리로 글을 매일 올려서 내 글을 좋아해주는 상상

진료 스터디를 통해서 환자 만족도가 높아지는 상상

운동을 하고 나서 체력과 몸이 좋아지는 상상

명상 지도를 통해 사람들이 평온하고 행복해지는 상상...


그다음 지금 내가 감사해야 할 것들을 적는다.


내가 몸이 건강하게 있음에 감사.

내 직업에 감사하고, 여기 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음에 감사.

대한민국에 태어남에 감사.  

아내와 결혼할 수 있음에 감사.

이 공간에서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


비로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보인다.


지금 눈앞에 환자에 집중하고, 틈 날 때 글 쓰고, 점심시간에 동료 원장이랑 스터디하면 되겠구나.





기분이 좋지 않을때 나의 대처방법을 정리해보자면.


1. 지금의 생각과 감정을 적는다. (상세하게)


2.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을 떠올린다.


3. 나의 미래에 잘 된 상상을 떠올린다.


위의 방법은 컨디션이 적어도 6~7 이상 일 때 해야 효과가 있다.


자기가 판단해서 컨디션이 5 이하일 때는 우울감과 기분 저하가 세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너무 기분이 처질 때는 마음에 채찍질이 필요하다.)



오전에 몸과 마음이 찌뿌둥했지만 이 방법을 통해서 지금은 다시 개운하다.




예전에 나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유튜브를 많이 보았었다.


진득하게 재미있는 것 한편을 본 것도 아니었다. 2~3분 슥슥 넘기다가 다른 관점으로 전환한다.


관심사를 돌릴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대개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니다 보면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건국 이래 늘 싸우고 있는 여와 야 정치상황

늘 현재가 최악이라는 경제상황...

지난밤에 일어난 사건 사고들...


처음 A가 원인이 되어 기분이 나쁘다.  기분이 나쁘니 예전이라면 그냥 넘겼을 B라는 자극 에도 기분이 나쁘다.


A.. B.. C 등등 복합적 원인이 되어 내가 왜 짜증을 나는지도 모르게 짜증 난다.


엉켜있는 실타래가 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외부의 어떤 것도, 누구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그 마음 상황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자신의 마음과 직면해야 한다.


남들한테 아무리 하소연을 하고, 게임을 하고, 술을 먹어 시야를 돌려보아도


그래도 결국에 마지막은 당신이 그것을 직접 풀어야 한다.




나는 지혜와 용기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혜롭게 나의 감정을 바라보고 용기 있게 나의 어두운 면에 맞서 나가고 싶다.


매일 이렇게 대하면 몇 년 후엔 분명 다른 차원의 내가 되어있을 거라 믿는다.




P.S

1. 하루에 날씨를 적는 이유는.... 이순신 장군도 난중일기에서 날씨를 적길래 적어본다. ㅎㅎ


2. 본인의 주관적 컨디션 정도를 판단하고 다른 전략을 세우는 것은 스탠퍼드대학교 신경과 교수인 앤드류 후버만이 주장하는 것이다.


컨디션 정도가 낮을 때는, 회피동기를 활용한다. (오늘 ~안 하면 인생 큰일 난다.)

어느 정도 컨디션 정도가 높을 때는 접근 동기를 활용한다. (오늘~하면 인생이 더 멋져진다.)


나에게도 이 방법이 효과적이어서 이것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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