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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Oct 30. 2024

우리들만의 짬통을 뒤지자.  

일상에 명상 마흔여섯 스푼.

최근 들어 뒤늦게 흑백요리사에 빠져서 정주행 하고 있다.


결혼 준비를 하던 시기랑 겹쳐서 보지 못하다가 지금에야 비로소 보고 있다.


최근 본 차수는 흑요리사 백요리사 한 팀이 되어서 먹방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음식을 실제로 파는 대결이었다.


근데 그 크리에이터들이 그냥 일반인이 아니라 대식가들이다. 2시간 반동안 먹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수 십명의 사람들이 먹는 양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 가격 수준을 맞추는 것, 회전시간을 빠르게 하는 것 등


진짜 레스토랑 운영을 어떻게 잘하는지를 보여주는 대결이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었는데


 요리 대결을 하던 중 먹방 크리에이터들이 스테이크 고기를 남기자, 의아하게 생각한 백종원은 짬통(잔반 처리하는 곳)을 뒤지러 간다.


그리고 짬통에서 사람들이 남긴 스테이크 한 조각을 주저 없이 먹는다.

이 과정에는 주저함과 머뭇거림이 없는데, 당연한 듯이 먹는다.


남이 먹다가 남기고, 설거지 통 안에 들어있는 음식을 다시 주워 먹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대결을 진행 중이며 자기가 요리를 해서 판매하는 셰프들도 대부분 짬통을 쳐다보지 않는다. (단 한 명의 셰프만 짬통을 본다.)


백종원은 사실 그럴 필요가 하나도 없었다. 흑백요리사에서 권위를 가지고 있는 심사 위원이다. 그가 가만히 관망한다고 해서 누가 욕하겠는가.


그런데 남들이 먹다 남긴 것을 맛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바로 알아챈다.


'고기가 질기다.'


이 장면에서 나는 백종원이 왜 지금 현재의 자리에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마주하기 싫어하는 불편한 진실 속에 우리가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음식점을 할 때 잔반처리를 보는 것처럼, 하루 동안 인생의 짬통을 들춰봐야 한다.


우리는 매일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것이 좋았던 것이기도 나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고, 그것에 대해 더 생각하거나 내가 그걸 왜 했는지 사고과정과 감정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새로운 날이 오게 되면 동일한 행동을 반복한다.


그러고 나서는 내 인생 왜 이렇게 바뀌기 어려운지 한탄한다.


좋았던 결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분석해서 재현하도록 생각해봐 한다.


나빴던 결정이라면 그 결정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까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이 번거롭고 귀찮다. 음식물 잔반을 들춰보는 것처럼 냄새도 나고 짜증도 난다.


하지만 이 과정을 겪으면 우리의 인생이 조금씩 달라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짬통 뒤져서 남이 먹다 남은 스테이크 먹기 참 쉽쥬?  따라 해 봐요





                    


위에 까지 글이 끝났다고 한다면... 대부분 또 바뀌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이게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짬통을 뒤질 수 있는 마인드셋이 안되기 때문이다.


결국 변화는 나의 마인드셋이 바뀌어야 하는데, 마인드 셋이 그대로라면 나의 글과 말들도 모두 흘러가는 것일 테니까.


짬통을 뒤질 수 있는 마인드셋은 "성장형 사고방식"이다. 


(캐롤드웩이 연구해서 발표했다. 아래 유튜브 참조)


간단히 말해 성장형 사고방식은 나의 능력은 가변적이며 개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모든 상황과 경험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의미를 부여한다.


성장형 사고방식에게 실패는 큰 의미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짬통을 뒤지는 것이 성장형 사고방식에는 당연한 것이다.


사람들이 먹고 남은 짬통에는 무엇을 남겼는지, 내 음식이 뭐가 나쁜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양복을 입은 상태라도, 심사위원이라는 지위가 있더라도,


남들이 먹다 남은 스테이크 한 조각을 그냥 입에 털어 넣는 건 성장형 사고방식에게는 당연한 일이 된다.


그리고 하루하루 점 점 더 발전해 나간다.




이와 반대 되게 성과 증명형 사고방식이 있다.


초점은 내가 성장하는 것보다,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데 있다.


성과 증명 사고방식은 능력과 성과를 증명하는 일에만 집중한다.


남들에게 나의 최선의 모습만을 보이려고 한다. 힘든 상황은 나의 성과를 잘 드러내 볼 수 없는 것이니 피해야 하는 것이며, 실패를 하지 않는 쪽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러니 도전은 더욱 힘들다.


남들을 의식하는 것 자체가 나의 성장을 막는 모습이 된다.  모순이다.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성장이 되면 남들이 잘 알아봐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우리는 남들에게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 '성장'을 이뤄 내야 한다.


성장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실패와 고난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 마인드 셋이 바뀌지 않으면 짬통을 들여다볼 수 없다.


자꾸 성과 증명형으로 될 거면 내가 혼내 줄 거유






그러면 너는 얼마나 잘났는데?


라고 말하면 할 말 없다. 나도 부족한 것투성이다.


그런데 나는 최소한 짬통을 들여다보고 있긴 하다.


어제 24년 10월 29일

- 바깥에서 볼일 보고 왔다가 운동 바로 가기로 해놓고 재미있는 게임 영상 보다가 다른 예능 영상 보고 하다가  11:00 - 12:00까지 놀았다. 내가 싫어하는 행위가 스마트폰으로 이리저리 떠도는 것인데 내가 싫어하는 짓을 내가 또 했다.


- 환자 한 명 침놓을 때 환자가 너무 아파했다.  

  -> 어깨 부위 해부학과 신경 다시 봐야게겠다.

- 추나 할 때 각도랑 힘 조절 잘 못 들어가서 제대로 교정 안되었다.  

  -> 추나 스터디 동영상 다시 봐야겠다.

- 아내가 양말 벗어놨으면 제발 빨래통에 넣어달라고 했는데 또 안 넣었다...  (여보 미안.. ㅠ)

   -> 양말 벗어놨으면 바로 빨래통 넣어야겠다.

- 구강검진 하는데 칫솔질을 잘 못해서 치아 밑 부분이 드러났다고 한다. 이 상태라면 잇몸이 더 빨리 주저앉는다고 한다

   -> 칫솔질 앞쪽은 무조건 위아래로만 닦기



나도 부족한 인간임을 잘 안다. 그러기에 매일 모든 면에서 내가 어떤 점을 나아지게 해야 할지 신경 쓰는 것이다.


그게 성장형 사고방식이니까.


칫솔질에서든, 양말을 벗어놓는 것이든 내 삶에서 어제보다 내가 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QFQ_p9M-0c


오늘의 명상지도는5분 호흡관찰명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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